○…요즘 주변에서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나 2차 팬데믹 우려에도 불구,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수직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19일 장중 최저치(1439p)를 찍었던 코스피는 모든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 듯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다수가 2차 급락 내지 지지부진한 L자형 흐름을 점쳤지만, 시장은 완벽한 V자 반등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과감한 통화정책과 제로금리로 완성된 풍부한 유동성,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민주주의는 환상이다’라는 진술은 오래된 철학적 논제 중 하나다.다수결을 통해 도출된 결과가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지지 혹은 과반수를 넘겼다는 이유로 100%를 다 가져간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51% 지지라면 51%만 가져가는 것이 타당한데 다수결에 의하면 100%를 가져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를 신뢰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수결보다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과학적 논의에 민주주의를 고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원자력만큼 진보와 보수의 갈등
#1. 온라인 백과사전에서‘팝콘’의 제조방법을 찾으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팝콘은 용기에 옥수수 낱알을 넣고 가열하면 수분과 유분이 단단한 껍데기 때문에 외부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수증기 상태로 갇혀 있다가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서 임계점을 넘으면 급격히 팽창하면서 터져 나와 수 배의 크기로 부풀어 오른 것이다.”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임계점이다. 단단한 옥수수 껍질에 갇혀 있던 수분과 유분은 일정 시간 동안 외형적으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특정 온도와 압력, 즉 임계점을 넘었을 때 비로소 터져 바삭바삭한 팝콘으로 변신한다. #
○…100년 넘게 시장을 지배하던 자유주의(Liberal idealism)에 기반한 고전주의 경제학은 1929년 대공황과 함께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 GNP 감소와 증시 폭락, 실업자 양산, 물가 폭등은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대공황으로 확대됐다. 1932년 대통령 선거에 나선 루즈벨트(1882~1945)는 새로운 정책, ‘잊혀진 사람들을 위한 뉴딜’을 내세우며 당선됐다. 그가 천명한 뉴딜(신정책)은 경제사회의 재건, 가난과 불안에 떠는 국민 구제를 궁극적 목적으로 삼았다. 루즈벨트의 뉴딜을 이론적으로 든든하게 뒷받침한 것은 케인
기자가 구역전기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부산 기장군 정관 지역의 정전 때문이었다. 제보자는 부산의 다른 지역은 한국전력의 전기를 사용하는데 왜 우리 동네는 동일한 전기요금을 내고 사설 업자의 전기를 사용해야 하냐면서 뭔가 특혜가 있을지 모른다는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그러나 취재 결과는 정반대였다. 특혜는커녕 거의 모든 사업자들이 고사위기였다. 엄살이 아니었다. 실제로 2009년 이후 신규 사업자는 없었다.구역전기사업은 분산형 전원으로 대부분 주택가에 발전소를 설치하기 때문에 친환경 LNG가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2
당정청은 지난 1일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해 3차 추가경정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고 밝혔다.제21대 국회가 출범하면 6월 안에 3차 추경안을 통과시키고 3개월 이내에 추경예산의 75%를 집중 집행하겠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일정표다.민주당에서는 3차 추경과 관련 “코로나19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신속하고 과감한 투입이 중요하다”며 “이번 추경은 한국판 뉴딜을 목표로 관련 사업 예산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100번 옳고, 필요한 조치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이미 두 차례의 추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이 지났다. 그런데 에너지 분야에서는 ‘탈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야당과 보수 언론에서는 연일 탈원전 정책의 절차적 문제점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원자력산업의 붕괴 등을 거론하며 줄기차게 비판하고 있다.반대로 정부 여당과 진보 언론에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원전을 적폐로 몰아세우고 있다.문제는 이런 소모적인 논란이 문재인 정부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전력 공공기관 CEO는 대통령이 직접 ‘탈원전’을 선포하고, 산업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건설사 조명시장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최근에는 모 조명업체가 가격을 확 낮춰서 국내 굴지의 건설사 조명사업을 대량으로 수주했는데, 정말 그 가격이 말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물론 그 조명업체도 사정은 있었겠지만 근본적으로 최저가 낙찰을 조장하는 건설사도 문제라고 봅니다. 건설사가 조금만 바뀌어도 중소기업들 형편이 지금보다 좋아질 수 있을텐데 말이죠.”실내외 조명을 개발·생산하는 모 조명업체 임원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 내용이다.건설사 조명시장은 전통조명 시절부터 내로라하는 조명업체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쓴 20대 국회가 이제 곧 끝난다. 5월 30일이면 21대 국회가 개원한다.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협상과 대화는 안 하고, 끊임없이 싸우기만 했기 때문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묶여 있는 법안은 모두 1만5665건에 이른다. 처리되지 않은 민생 법안이 쌓여 있지만, 처리율은 36%에 불과하다. 역대 가장 낮은 법안 처리율이다. 정말 꼭 필요한 법들이 논의도 제대로 되지 못한 채 헌 신짝처럼 버려졌다.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반대를 위한 반
○…인류의 역사와 함께 진화해왔고 앞으로도 산업 혁신에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금속. 원소번호 29번 구리(銅)다.인류가 구리를 사용한 지는 무려 1만년이 넘지만 생산이 본격화된 것은 1900년 이후다. 구리는 전성과 연성이 좋고, 무르기는 하지만 다른 원소를 첨가하면 단단해진다. 고대 문명 발달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도 구리는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전선이다. 구리 사용량의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랫동안 케이블의 가장 완벽한 도체로 평가받고 있다.구리는 항균 작용이 있으며 인체 독성은 거의 없
#1. 인류 최초로 남극점 도달에 성공한 사람은 노르웨이의 탐험가 아문센이다.하지만 그와 비슷한 시기에 남극점 정복에 도전했던 로버트 팔콘 스콧(Robert Falcon Scot)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스콧은 영국 해군, 남극 탐험가 출신으로, 남극점 도달을 완수했지만 귀로 도중 조난돼 사망하고 말았다. 노르웨이의 아문센 팀과 영국의 스콧 팀 간 남극정복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1911년이다. 이 경쟁은 노르웨이와 영국 간 자존심을 건 국가 간 경쟁이자, 최고의 탐험가 자리를 놓고 벌인 아문센과 스콧 간의 싸움이기도 했
○…요즘 ‘코로나 19’ 만큼 회자되는 단어가 있다면, 단연 ‘언택트’일 것이다.‘언택트(untact)’는 접촉을 의미하는 ‘contact’에 부정을 뜻하는 접두사 ‘un’을 결합한 신조어다. 이미 온라인이 가속화된 환경에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보편화되자 비접촉과 비대면(對面)은 거센 파도가 되고 있다.바이러스가 해소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코로나는 당분간 우리사회에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다. 이 때문에 언택트 소비, 언택트 마케팅 등 ‘언택트 이코노미’는 우리 경제에서 새로운 메가트렌드가 될 공산이 꽤 높아보인다.한
지난 3월 23일 국내 주식시장은 폭락장으로 출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두 시장에서 매도를 일시 중단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하루 종일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19가 우리나라와 일본 등 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자 국내 증시도 두 달 가까이 폭락이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3월 27일까지 코스피 전체 시가 총액은 1524조3841억원에서 1138조4603억원으로 385조9238억원이나 줄었다. 같
○…코뿔소와 백조는 경기 변동시에 단골로 등장하는 동물들이다.‘회색 코뿔소’는 지속적 경고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요인을 의미한다. 덩치와 진동이 커서 코뿔소의 움직임은 멀리서도 느낄 수 있지만 두려움이나 대처방법을 몰라 정작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상황이다. 예컨대 중국 경제는 성장률 위축보다 신용위기, 부채문제가 회색 코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백조는 ‘블랙’과 ‘화이트’가 자주 등장한다.‘블랙 스완(검은 백조)’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알람이 울리자 마른기침과 함께 눈이 떠진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끝낸 뒤 마스크를 들고 집을 나선다.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거울을 보며 마스크를 쓴 뒤, 내부에 설치된 소독제로 손을 씻었다. 5분 거리에 있는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 지하철역은 예전보다 한산하다.승강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 지하철에 올랐다. 하지만 지하철 내부의 손잡이는 의식적으로 절대 만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차량이 흔들려도 두 발로 버텼다.최근 확진자 중 한 명이 이 지하철 노선을 이용
○…인류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나라는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이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모두가 ‘평등하게 가난했던’ 이 나라는 세계사에 길이 남을 경제사(史)를 썼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우리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67달러에 불과한 지구상 최빈국이었다. 자본과 기술 없이 오로지 노동력만 존재하던 땅은 부정부패와 독재 속에서도 빠르게 ‘자본의 원시적 축적(Primitive accumulation of Capital)’을 달성했다. 모두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곤의 평준화 덕분에 값싼 노동시장이 형성됐고,
#1. 미국의 세계적인 심리학자인 엘머 게이츠 박사는 인간의 ‘화(禍)’에 대해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그의 실험내용은 사람이 내뿜는 숨을 액체공기로 냉각시키면 침전물이 생기는데, 이 침전물의 빛깔이 호흡할 때의 감정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실험결과 기뻐할 때는 청색, 슬픔과 고통에 빠져 있을 때는 회색, 후회하고 괴로울 때는 분홍색, 화가 나있는 상태에서는 밤색의 침전물이 나왔다.그런데 이 밤색 침전물을 쥐에게 주사했더니 수 분도 안 돼 죽었다고 한다.화가 날 때 사람에게 나오는 밤색의 침전물은 쥐를 죽일 정도로 치명
○…세기의 명작 ‘로마의 휴일’(1953년)을 탄생시킨 작가, 달톤 트럼보(Dalton Trumbo, 1905~1976)는 이듬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지만,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공산주의에 대응한다는 명분아래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1947년 반미활동위원회다. 위원회는 문화 예술에 대한 검열과 주홍글씨 새기기에 몰입했다. 수많은 예술인들이 공산주의자라는 혐의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잘 나가는 작가였던 트럼보도 그 중 하나였다. 생계가 막막해지자 그는 여러 가명을 쓰며 원고를 넘겼다
필자가 어렸을 때 게임, 만화 등에 빠져 있는 녀석들은 대게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그런 친구들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게임만 하거나 만화를 본다”면서 부모님께 혼나기 일쑤였다.때문에 게임이나 만화는 부모님 몰래 은밀하게(?) 즐겨야 하는 취미였다. 그 은밀한 취미를 필자도 조금 즐기기는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게임을 하고, 만화를 그리는 일종의 ‘탈선행위’가 이제는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으로 바뀌었다. 지난 2019년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1200개 초중고 학생 2만47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진로교육 현
○…연초 대부분의 투자은행(IB)업계는 올 한해 국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무려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과 설비투자의 완만한 회복세, 경기 저점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실제로 지난 연말부터 3대 실물경제 지표인 생산·소비·투자는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 약 3년 만에 경기 선행·동행지수도 함께 상승했다. 뉴욕증시는 연이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신호가 점차 뚜렷해진다는 희망이 여기저기서 무르익었다. 그러나 지난 1월 20일을 전후해 경기 회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