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수어드의 아이스박스(Seward's icebox)’ 또는 ‘수어드의 어리석음(Seward’s folly)’이라는 말이 있다.과거 알래스카의 매입을 성사시켰던 윌리엄 헨리 수어드(William Henry Seward) 미국 국무장관의 판단을 조롱했던 말이다.1867년 로마노프 왕조가 통치하던 제정 러시아는 국가의 재정적 위기와 영국의 알래스카 강점을 우려해 이 땅을 미국에 720만달러에 매각했다. 1㎢당 5달러에 판 셈이다.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알래스카의 가치를 알지 못했던 미국의 여론은 매매 작업을 주도했던 윌리엄 헨리
○…2020년의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느슨한 연대’가 회자되고 있다. 촘촘하지 않은 관계, SNS로 가볍게 소통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거부하는 새로운 개념이다.느슨한 연대는 사람과 사람사이가 서로 연결은 돼 있지만, 기존의 연대보다 덜 긴밀하고 좋게 말하면 쿨(cool) 하다.모르는 사람끼리 회비를 모아 모임을 즐기고 관심을 공유하는 소위 ‘소박한 개츠비’도 느슨한 연대의 단면이다. SNS에 팔로워가 수천명이 넘어도 사람에 대한 목마름은 어쩔 수가 없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람을 대면할 기회는 마땅치 않다. 그래서 워라밸이 가져다
당나라 3대 황제 고종의 황후이던 왕 씨는 자신의 자리를 고종 아버지 이세민의 첩이던 무 씨에게 빼앗겼다. 하루는 왕 씨가 혼자 누워있던 무 씨의 어린 딸을 보고 방에서 나왔는데, 무 씨가 이 사실을 알고, 자신의 딸을 목졸라 살해한 뒤 그 죄를 왕 씨에게 덮어 씌워 폐위시킨 것이다. 나중에 무 씨는 태자인 자신의 아들까지 독살했고, 결국 황제의 자리에까지 오르니, 그는 바로 중국 3대 악녀로 꼽히는 측천무후(則天武后))다. 이때 무 씨를 옹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허경종(許敬宗)은 성격이 침착치 못하고 오만해 사람들을 잘 기
○…2019년이 저물어간다. 아직은 부르기도 낯선 2020년도 불과 며칠 뒤다.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지만, 전기산업계는 올 해도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미-중 무역 분쟁과 브렉시트, 한-일 무역갈등에 따른 국제 질서의 불확실성, 이에 따른 경기 위축,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 경제권역별 블록화 심화 등 외부 변수는 거대한 벽처럼 산업계를 위축시켰다. 든든한 버팀목이던 전기산업 수출도 2년 만에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전년보다 7% 증가했던 수출은 2017년(-7.2%)에 이어 2년 만에 마이너스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
대한민국을 비롯한 대다수의 국가들은 대의제라는 간접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대표자를 뽑아서 그들이 정책을 비롯한 의사결정을 하게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인구가 많고 영토가 넓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뿐만은 아니다. 현대 사회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정책 결정이 많은 것도 이유가 된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 세금으로 보좌관 비서관등을 통해 의정활동을 지원하게 한다. 고대 그리스의 직접 민주제도 역시 완벽하지는 않았다. 성인 남자들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여자와 노예들은
지난 1995년 도입된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어 재취업 활동을 하는 동안 소정의 급여를 지급해 생계 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 재취업 기회를 지원하는 복지제도다. 고용보험기금으로 충당하는 실업급여는 매달 6000억원 가까이 지급되고 있다. 올해 11월 지급된 실업급여 지급액은 59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5억원보다 14.2%나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 11월까지 누적된 지급액은 7조4832억원에 달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총 지급액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추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6일, 역사적인 창립 30주년을 맞는다.지난 1989년 12월 7일 창립총회를 연 전기진흥회는 이날 만 30년을 온전히 채운다. 전기산업계의 대표 단체들이 대부분 1970년대 이전에 설립된 것에 비해 전기진흥회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고 볼 수 있다. 정부 산하 업종별 단체와 비교해도 기계나 전자부문에 비해 전기진흥회는 한참 늦게 탄생했다. 이립(而立)의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전기진흥회는 2019년 현재, 우리나라 전기산업을 대표하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설립 첫해 4억5000만원에 불과하던 예산은 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찬장소로 베트남 하노이 오페라하우스가 유력하다는 소식에 기자를 비롯한 부산의 클래식 애호가들은 작은 충격을 받았다.북미 두 정상이 만난다는 사실이 아니라 부산에도 없는 오페라하우스가 베트남 하노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제2의 도시 부산에는 우여곡절 끝에 오페라하우스가 건설 중이다.착공에 들어간 오페라하우스는 지난해 오거돈 부산시장 취임 이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신고리 5·6호기처럼 공론화로 건립 여부가 결정될 위기(?)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8일 “내년 경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현장의 불확실성과 중소기업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면서 “이번 행정조치로는 한계가 있고,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선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다.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주 52시간제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50~299인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 도입이 임박하자 행정부가 중소기업들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내놓으면서 국회의 탄력근로제 개정안 입법을 촉구한 것이다.정부가
○…실시간 검색어(실검)는 실시간(real time)을 기준으로 검색량이 급증한 키워드를 말한다. 절대적인 검색량, 즉 누적 검색량이 아니라 검색빈도 비율이 얼마나 상승했느냐가 기준이다. 특정 시간동안 입력된 키워드의 최근 평균값과 표준편차 등을 활용해 검색 빈도를 파악한다. 우리나라 포털사이트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실시간 검색어를 순위로 노출하기 시작했다. 실검은 바로 지금,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를 알려줌으로써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그러나 최근 실검은 신뢰성 논란에 휩싸이며 급기야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다.한 국회의원이 지
“판사가 되고 싶으세요? 판사 부인이 되고 싶으세요?”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에게 대뜸 이런 질문을 하면 대다수 여성은 판사가 되고 싶다고 답하는 듯하다. 그런데 “부인이 판사라면 남편은 백수다. 즉 둘 중의 한 명은 판사지만 다른 한 명은 백수다”라며 다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질문 하면 어디까지나 ‘가정’에 불과하지만, 여성들의 표정은 좋지 않다. 고민하다 “내가 잘돼야지”라고 답하면서 판사가 되고 싶다는 여성이 대부분인 듯하지만, 판사 부인이 좋다는 여성도 있다. 아마 20년 전에는 이 비율이 지금보다 더 높았을 것이다.“무능
#1. “제안요청서에 특정업체만 유리하도록 시방되고, 이를 토대로 평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의를 제기하며,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2. “본 공고문에는 입찰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평가항목들이 있어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집행기준’에 의거해 이의를 제기하니 면밀히 검토해 주시길 바랍니다.”이 글들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온 지자체 스포츠조명 입찰공고 사전규격공개 과정에서 나온 이의제기 내용들의 첫문장이다. 하나같이 공개된 규격의 내용이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것 같다며, 시정과 함
‘역대급’으로 평가받던 문재인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9·13 대책은 세금·대출·공급 방안을 총망라해 참여정부 시절의 ‘8·31대책’을 뛰어넘는 최고의 부동산 규제책으로 평가됐다. 대출규제 강화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골자로 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첫 해 ‘8.2 대책’에서 금융, 세제, 청약제도, 재건축·재개발 규제 등을 대거 쏟아냈다. 주택 투기수요를 향해 날린 강력한 ‘핵 펀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청와대는 “최소한 5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새로운 구조로 안착시키는
임기가 만료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주총이나 이사회의 공식적인 연임 결의 없이 계속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해운대 도심에 위치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부산그린에너지(주)로 ▲한국수력원자력(주) 29% ▲㈜부산도시가스 28.5% ▲부산시 23.5% ▲삼성물산(주) 19%의 지분으로 구성됐다.부산시 출신인 현 사장의 임기 만료는 지난해 1월이었다. 3년 임기가 끝나고 21개월이 지났지만 계속 재직 중이다. 일반 주식회사에서도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 지자체, 공기업, 대기업 4개사가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국정감사는 매년정기국회 기간 중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집행 등 국정 전반을 감시하는 행위다. 국정감사를 받는 대상기관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기타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감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기관 등이다.국정감사는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영향력 덕분에 제6공화국까지 거치면서 부침을 겪었다.제헌헌법부터 제3공화국까지는 헌법상에서 의회의 국정감사권이 보장됐다. 다만 국정 전반에 걸쳐 국회의원이 참여해 동일한 기간 안에 시행하는 일반감사와 특별한 이슈에 대해 특별위원회가 행하는 특별감사로
사람들의 선택은 합리적 근거보다 이미지와 같은 감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TV광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기업들은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한다. 공인된 기관의 품질테스트 결과보다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사람들의 불안감도 과학적 근거보다 과거의 피상적인 경험, 이미지와 같은 감정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불안감을 이용, 사기에 가까운 근거 없는 미신적인 방법으로 타인의 돈을 뜯는 나쁜 인간들도 존재한다.러셀은 그의 책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에서 ‘인류의 발전은
공자는 나이 40세를 불혹(不惑)이라고 표현했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는 나이(四十而不惑)’로 본 것이다. 그만큼 사람 나이 40대는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소신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때다. 적어도 공자가 말씀하셨던 그 시대에는 그랬나보다. 하지만 요즘 40대에 불혹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직장 내에서는 임원들과, 치고 올라오는 후배 사이에 끼여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 있고, 가정 내에서도 입시준비에 한창인 자식들과 무서운 ‘마눌님’에 끼인 주변인에 불과하다.
○…1944년,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이 ‘게임이론과 경제 행태(Theory of Games and Economic Behavior)’를 펴낸 이후 게임이론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등 전 영역에 걸쳐 강력한 패러다임이 됐다. 게임이론에서 파생한 다양한 분석 가운데 존 내시(1928~2015)의 ‘내시 균형 이론’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으로 꼽힌다. 게임이론은 한 마디로 의사결정을 분석하는 도구다. 의사결정은 인간만 하는게 아니라 국가나 기업, 조직 등이 수행하기 때문에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제로섬 게임, 치킨 게임
기자가 조국 교수를 처음 본 것은 20년 전 법대 대학원 다닐 때였다. 지방에서 열린 형사법학회 저녁 뒷풀이 시간이었다. 조국 교수의 첫 인상은 키 크고 잘생긴 젊은 학자였다. 영화배우 해야 될 분이 여기 왜 왔을 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예의도 바르고... 결혼했냐고 주위의 교수님에게 물어보니 연상의 여성과 결혼했다고 했다. 부인이 서울대 81학번, 조국 교수가 82학번인데 동기들보다 2살 어리니 아마 3살 연상일 듯하다. 그 여성분 누군지는 모르지만 복도 많네 하고 생각했다. 조국 교수는 이름도 특이하고 해서 기억이
#1.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일화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국경지대에서 인삼무역권을 독점하고, 천재적인 사업수완을 발휘한 일화는 유명하다 .내용은 이렇다. 임상옥은 조선과 청나라의 인삼 무역을 독점했는데, 하루는 청나라 상인들이 “조선의 인삼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가격을 낮춰주지 않으면 인삼을 구매하지 않겠다(不買同盟)”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그러자 임상옥은 “이는 청나라 상인들이 가격을 낮추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하고, “조선의 혼이 담긴 인삼을 헐값에 파느니 차라리 모조리 없애버리겠다”며 인삼을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