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전체로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전기산업에서 일본은 대표적인 수입국이자 무역수지 적자국이다. 상반기 일본 수출 규모는 3억87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수입액은 7억6500만달러에 달한다. 무역 적자는 3억7800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기부품 수입 1위, 전력용기기 수입 2위, 산업용기기 수입 2위의 국가다. 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우리 업계에서 대일 수입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부품·소재는 인버터, 12V급 계전기, 바이메탈(Bi-Metal)류 개폐기 등이다.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는 품목들이다.인버터는 세계
전기공사업계가 배전공사 감리원들의 고령화를 둘러싸고 시끄럽다. 한전이 배전공사 감리원들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요구하기 때문에 한전 퇴직자들을 필수적인 감리원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실정이다.한전은 ‘무정전 활선공법’으로 이뤄지는 배전공사의 경우 현장에서 감독이나 보조감독 경험이 없으면 책임감리원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배전공사는 한전만이 발주하고, 한전 직원만이 감독이나 보조감독의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한전에 근무하는 것이 처우가 훨씬 좋기 때문에 퇴직이후에나 감리업체로 옮겨
흠흠신서(欽欽新書)는 경세유표, 목민심서와 더불어 다산 정약용이 남긴 경세에 관한 후기 3부작 중의 하나다.다산은 살옥(殺獄)이라는 한정된 소재로 흠흠신서를 적었는데, 30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분량적인 측면에서 목민심서 못지않다. 흠흠(欽欽)이라는 말의 뜻은 ‘삼가고 삼가라’라는 것이다. 형벌권을 발동하기 전에는 신중하게 생각해서 억울한 사람이 생기게 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 흠휼(欽恤)사상은 전통적 중국법의 원리 중 하나로 그 기원은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의 하나인 서경(書經)에서도 찾을 수 있다. 흠흠신서에서도 고대 중국
일본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 세 가지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에 대해 한국 수출을 규제할 방침이라고 밝힌 이후 일부 SNS 상에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전국의 택배원들은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 제품 배송 거부를 선언했다. 또 택배차량에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같은 날 대형마트
○…‘자본의 원시적 축적’은 자본주의 생산양식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최초의 자본을 형성하는 것이다. 산업화 내지 경제성장의 첫 번째 스텝이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은 자본의 원시적 축적이 불가능했다. 오로지 노동력만 풍부했던 나라에서 군사정권이 해외자본 차입에 적극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2~1976)은 수출 중심 구조의 원형을 만들었다. 2차 계획에서 철강·화학·기계 등 중화학공업 육성에 시동을 건 대한민국은 3차 계획에서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했다. 너무나 가난해서 내수 소비만으로
지난달 2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공공기관 경영 평가’가 입살에 오르내리고 있다. 너무 정부의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잣대가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정부의 전반적인 신뢰성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이번 공공기관 평가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공공성을 대폭 강조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대한민국 대표 공기업 한국전력은 2018년 6년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음에도 경영실적 평가는 '양호(b)' 등급을 받았다. 수익이나 재무 같이 누구도 바꿀 수 없는 정량적 평가지표는 비중이 줄어든 대신 친환경, 사회
"만약 당신이 진정한 예술이나 문학을 원한다면 그리스 사람이 쓴 책을 읽으면 된다. 참다운 예술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노예제도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밭을 갈고 식사를 준비하고 배를 젓는 동안, 시민은 지중해의 태양 아래서 시작(詩作)에 전념하고 수학(數學)과 씨름했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한 대목이다. 쉽게 말해 예술은 돈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잠시 공감했었던 필자가 대학원 시절 스승님에게 하루키 소설의 한 구절을 읊조리니
“IBK기업은행에서 운영하는 모임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는 업종이 서로 다른 20여명의 사장님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최근 모임에서 이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하나같이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줄어 걱정이라고 하더군요. 최근의 경기침체가 조명 등 전기업종과 건설 등 일부 산업의 문제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얼마 전 만난 모 조명업체 대표의 말이다. 그 대표는 시장침체가 심상치 않다고는 느꼈으나 이처럼 전 업종에서 문제가 심각한 줄은 몰랐다고 했다. 자신도 요즘 매출이 줄어 걱정이라며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사회 계급’에 관한 한 연구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은 자신감이 크고, 이로 인해 더 유능해 보임으로써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회계급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데도 그런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자신만만함은 별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 사회적 지위를 보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연구팀은 “사회계급이 자신의 능력에 관해 갖는 태도를 형성하며, 사회계급이 대물림하는 데도 이런 태도가 큰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을 둘러싼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광주시는 지난달 9일 공동혁신도시 발전기금을 ‘올해 징수분 50% 조성을 시작으로 매년 10%씩 늘리자’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러자 나주시는 지난달 말 ‘기금 조성 시기, 규모, 사용처 등을 공동 용역을 통해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광주시가 수용할 수 없다며 전남도에 확실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해묵은 갈등이 점점 커져가는 모양새다.혁신도시 발전기금은 2006년 혁신도시 유치 당시 공동혁신도시 성과 공유를 위해 이전 공공기관이 납부한 지방세를 재
우여곡절 끝에 원전해체연구소 부산·울산 공동유치가 확정됐다.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부산서 열린 세미나에서 원전해체산업의 70%는 중소기업이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 때문일까. 지난 5월 7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원전해체산업 육성 세미나’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개최됐다.참석자들 대부분 현재 원전해체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보다 참여에 관심을 가지는 지역의 중소기업이었다. 원전해체산업이 아직 미개척 분야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과정의 제염업체 등을 제외하고는 이 분야에 경험이 있는 기업은 많지 않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생산된 제품을 여러 명이 공유해서 쓰는 협업 소비를 기반으로 한 경제시스템이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했던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기) 운동도 공유경제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이 개념은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당시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처음 만들어 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공유경제를 꼽았다. 승차공유서비스는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해방 이후 한국전쟁과 4·19혁명, 5·16 군사쿠데타를 거친 대한민국은 격동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1964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해 3월, 서울의 주요 대학생들은 5·16 이후 처음으로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김종필-오히라 비밀 메모’ 파동이 알려지면서다. 제3공화국이 출범했으나 6·3 항쟁과 인민혁명당 사건 등 사회 정치적 혼란은 여전했다. 전력사(史)에도 커다란 획이 그어졌다. 전기마저 가난했던 나라가 4월부터 ‘무제한 송전’ 시대를 연 것이다. 그리고 한 달여 뒤인 5월 18일 본지가 창간했다. 대한전기신
우리나라는 올해 R&D(연구개발) 예산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앞두고 과학기술 혁신에 정부가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 만큼 성장동력 확보에 R&D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반증이다.그동안 R&D 예산과 관련, ‘임자없는 돈’ ‘나눠먹기’ 등 온갖 병폐가 드러났다. 연구개발사업이 ‘개발을 위한 개발’로 끝나면서 국가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받는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R&D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공감한다. 그러니 감시, 감독을 강화해서라도 R&D를 활성화해야 한다
영국 작가 서머싯 몸 소설 ‘달과 6펜스’의 한 대목이다. 재능은 없지만 착한 화가 스트로브는 폴 고갱이 모델인 것으로 알려진 가난한 화가 스트릭랜드에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 심지어 스트릭랜드와 바람난 부인을 내쫓기는커녕 살던 집에서 둘이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스트로브 본인이 집을 나올 정도였다스트릭랜드는 배은망덕했고, 스트로브는 자존심도 없는 듯이 보였다.이에 소설 속 화자(話者)가 그 이유를 묻자 스트로브는 “그 사람 정말 천재일세. 확실해. 지금부터 백년 후에 말일세. 사람들이 자네나 나를 조금이라도 기억
필자는 자녀가 셋이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큰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둘째 딸, 2학년인 셋째 딸이 있다. 순서가 ‘아들-딸-딸’이라 아들 때문에 셋이나 낳은 것이냐는 질문은 받지 않아 다행이다. 그래도 ‘애가 셋이에요?’ ‘윤 기자님, 애국자시네’라는 말을 요즘도 가끔씩 듣곤 한다. 모든 부모가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자녀를 키우는 일은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 자녀가 셋 정도 되면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라는 핑계로는 넘어갈 수 없는 숱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한참 ‘중2병’을 즐기고(?) 있는 큰 녀석, 요즘 부
○…중세 시대만 해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오직 신이나 교회만 부여할 수 있었다. 지금은 보편화된 천부인권(天賦人權)은 영국의 권리장전(1689년), 로크와 루소 등 계몽 사상가들이 출현하면서 비로소 틀이 형성되기 시작했다.1776년 6월, 버지니아 권리장전 제1조에 담긴 ‘행복과 안전의 추구 및 획득(pursuing and obtaining happiness and safety)’은 한 달 뒤, 미 독립선언서에서 ‘우리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창조주에 의해 생명, 자유 그리고 행복의 추구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사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재앙’의 하나로 꼽을 정도다.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를 살피는 것이 일과중 하나가 됐다. 지난 겨울, 한파가 닥치면 대기는 깨끗했다. 반대로 포근하면 공기는 미세먼지로 뿌옇기 일쑤였다. 미세먼지는 국외 영향만 있는 것도, 국내 영향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학계는 겨울에는 중국발 요인이 크게 영향을 끼치고, 봄에는 국내 대기정체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국내외 먼지가 한반도에 갇힌 상태에서 국내 발생원인 석탄 발전, 제철소, 경유차 운행 등이 계속된다. 환풍기 없
항우를 꺾고 천하를 통일한 유방 한고조는 논공행상에서 장량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군중의 장막 안에서 계책을 내어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것이 자방이 세운 공로이다. 장량으로 하여금 제나라 땅 3만 호(戶)를 스스로 골라서 봉읍(封邑)으로 갖게 하라!" 지금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사람이 부동산보다 훨씬 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부족하지, 땅이 부족했던 시대는 아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실제로 인류역사 전체를 볼 때 땅이 농산물 생산 수단이 아닌 지금과 같이 투기 혹은 투자 수단으로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Otto Adolf Eichmann)은 제2차 세계 대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의 전범으로 악명을 떨쳤던 인물이다. 독일의 SS중령(최종계급)이자 게슈타포 유대인 과장으로서, 열차로 유럽 각지의 유대인을 폴란드 수용소로 이송하는 임무를 맡은 유대인 박해의 실무 책임자다. 그러나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뒤 아르헨티나로 도피해 ‘리카르도 클레멘트’라는 가명으로 신분을 세탁했다. 그는 그곳에서 15년 간 자동차 공장의 기계공으로 살다가 1960년 5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체포돼 공개 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