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소방기술사회, 전기차 배터리 소방 대응 방안 세미나
열폭주, 셀에서 셀로 전이되며 큰 화재·폭발로 이어져
전이 방지 실험 결과, 감지 센서 연동 강화액이 가장 우수
“열폭주 조기 지연 및 전이 방지 소재 개발에도 힘써야”
차수판 및 비전도성 수계형 소화기 활용안도 제안

잇따른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소방 대응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열폭주 전이 방지 기술, 비전도성 수계형 소화기, 차수판 등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화재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세계로룸1에서 한국소방기술사회 주관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대한 소방 대응 방안’ 기술세미나가 개최됐다. 행사에는 소방기술사 및 소방 전문가 60여 명이 참석했다.

박문우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리튬이온전지 열폭주 위험성 및 전이 방지 메커니즘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철 기자)
박문우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리튬이온전지 열폭주 위험성 및 전이 방지 메커니즘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철 기자)

이날 박문우 화재보험협회 방재시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리튬이온전지 열폭주 위험성 및 전이 방지 메커니즘 이해'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외부 충격, 전기적 요인, 열적 요인 등 여러 이상 조건에 의해 리튬이온 배터리 셀에서 열폭주가 발생하면 급격하게 온도가 상승하고 다른 셀로 열폭주가 전이된다"며 "열폭주 화재는 배터리에서 연기와 독성가스가 발생하고 산소가 없어도 열폭주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화재 진압이 어렵다“고 말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가 쉽게 꺼지지 않고 폭발성을 가진 이유는 구성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액 등 크게 4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리튬이온은 전해액을 통해 이동하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적인 접촉을 차단하면서 미세한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분리막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으면 리튬이온 움직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폭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열폭주는 결국 분리막 손상에 의한 내부 단락으로 발생한다”며 “열폭주 전이로 인한 피해가 극심해지는 데 따른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열폭주 전이 방지 방안을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듈 단위 열폭주 전이 방지 실험 결과. 강화액 소화약제를 사용했을 때 14개 셀 중 8개 셀에서는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을 소화약제로 사용했을 때는 14개 중 4개 셀이 타지 않았으며 노백과 침윤 소화약제를 사용했을 때는 전소됐다. (사진=오철 기자)
모듈 단위 열폭주 전이 방지 실험 결과. 강화액 소화약제를 사용했을 때 14개 셀 중 8개 셀에서는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았다. 물을 소화약제로 사용했을 때는 14개 중 4개 셀이 타지 않았으며 노백과 침윤 소화약제를 사용했을 때는 전소됐다. (사진=오철 기자)

한국화재보험협회 열폭주 전이 방지 실험 결과에 따르면 랙 단위 실험에서는 열폭주 감지 센서와 연동해 강화액 소화약제를 방출하는 방안이 배터리 손상이 가장 적었다. 모듈 단위에서도 강화액 소화약제를 투입했을 때 물, 노백, 침윤 소화약제를 사용했을 때보다 열폭주 전이가 적었다.

박 연구원은 “강화액 소화약제는 냉각 효과와 부촉매 효과가 뛰어나 다른 소화약제보다 열폭주 전이 방지에 효과적”이라며 “이 같은 소화시스템에 의한 열폭주 전이 방지 기술뿐만 아니라 열폭주를 조기에 방지하고 지연하는 방안, 전이 방지에 효과적인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전도성 수계형 소화기에 들어가는 소화약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사진=오철 기자)
비전도성 수계형 소화기에 들어가는 소화약제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 (사진=오철 기자)

유병철 한국과학기술원 전문원은 전기차 및 ESS 화재 진압에 효과적인 비전도성 수계형 A, C급 소화기를 소개했다. 그는 "수계형 소화기는 냉각 효과가 우수해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 전기차 화재 등에 효과적이고 질식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없다”며 “절연성능이 뛰어나 ESS 및 UPS 등의 화재에도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났을 때 비상발전기를 작동하면 통신 혼잡을 줄일 수 있었으나 주수(물)소화로 인한 소방대원의 고압 전류 감전을 우려해 발전기를 작동하지 못한 바 있다.

아울러 정동규 지여이앤씨 상무는 주수소화 시 효과적으로 전기차를 물에 잠기게 하는 ‘차수판’ 사용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전기차 화재에 대비해 전기차 주차 시설에 차수판을 설치해 비상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며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 아래에서 올라오는 방식, 주차장 바닥 기울기를 기울이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말했다.

패시브적 차수판 적용 방안. (사진=오철 기자)
패시브적 차수판 적용 방안. (사진=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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