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에너지 사업 통해 노하우 쌓아

대구 달성군 대동금속 주조공장 주차장에 설치된 지붕 태양광. 그리드위즈의 기술력을 활용해 연평균 6억2000만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제공=그리드위즈
대구 달성군 대동금속 주조공장 주차장에 설치된 지붕 태양광. 그리드위즈의 기술력을 활용해 연평균 6억2000만원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성공했다./제공=그리드위즈

수요자원 시장의 강자, 에너지스타트업의 대표 주자 그리드위즈도 본격적인 VPP 시대 도래에 따라 시장에서 에너지플랫폼으로의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여년 간 수요자원사업자로 매일 실시간 입찰 시장에 참여해 쌓아온 노하우로 새로 열리는 VPP 시대에서도 우위를 노리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한 용량 입찰이 아닌 시장 운영과 계통 상황에 따른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 시장 가격과 시장 참여 자원까지 고려한 입찰로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에너지원 통합 운영 노하우 쌓아

그리드위즈는 특히 ‘지능형 통합에너지플랫폼 기반 복합에너지 허브 시범 구축 및 기술 실증’ 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VPP 플랫폼 개발과 운영 실증 과제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드위즈는 감압발전기(TEG), 연료전지, DR, 수소충전소, 전기차충전소, ESS, 태양광 등 에너지와 관련한 발전·수요 자원들을 모아 운영하고 거래하는 플랫폼을 운영했으며 통합에너지 마이크로그리드 운영시스템을 개발해 시험 운전을 거쳤다. 여기에 수용가 측의 BEMS와 FEMS의 SW 시제품도 개발하며 다양한 분산 자원을 융합하는 노하우를 쌓았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가스와 열로 시작해 수소까지, 다양한 에너지원이 분산돼 있기 때문에 차세대 시장에선 다양한 에너지원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소비자와 생산자가 거래하는 방식이 도래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드위즈는 이러한 초기 사업을 통해 공급형, 수요형 VPP를 동시에 운영하며 계통 상황과 시장 가격 등을 연계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 운영 노하우를 쌓은 것이다.

◆제도적 아쉬움 큰 한국...쉘, 테슬라 등은 에너지기업으로 변모

그리드위즈의 Skyblue 서비스./제공=그리드위즈
그리드위즈의 Skyblue 서비스./제공=그리드위즈

다만 제도적인 아쉬움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에너지 시장이 선진화돼 있는 외국의 경우 한 사업자가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운용하고 있다.

다국적에너지그룹 에넬(Enel)은 DR과 VPP 등 에너지신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으며 셸(Shell)도 기존 정유회사의 모습에서 벗어나 에너지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 독일의 대표적인 VPP 기업 NEXT-Kraftwerke를 인수해 정유와 VPP의 융합을 꿈꾸고 있다.

테슬라 또한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인 ‘파워월’을 통해 태양광과 결합해 소비자가 텍사스 전력망(ERCOT)에 판매해 수익을 내는 모델을 마련하고 추가적인 프로그램도 준비하는 등 자동차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낮은 전기요금과 한전 중심의 전력시장으로 제도 변화가 정체된 상황이다. 특히 VPP와 관련해서는 수요관리사업자와 중개사업자로 나뉘어 있어 한 사업자가 단편적인 운영 노하우만 습득할 수 있었다.

그리드위즈 관계자는 “계통 안정성을 위해 장기적으로 고도화돼야 하는 VPP는 다양한 자원들을 융합하고, 이들의 데이터와 특성을 기반으로 한 복합적인 운영 기술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진행 예정인 시범사업의 경우 다양한 자원들을 융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응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R과 ESS 자원, VPP 주력으로 자리 잡아야

재생에너지가 급격하게 늘어났던 제주도에서는 계통과 관련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플러스DR과 ESS 등이 나타났지만 예상보다 더딘 변화와 빠른 문제 확산에 업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또한 육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점차 일어나 앞으로 육지의 전력 계통에서도 복합적이고 고도화된 기술을 보유한 사업자들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VPP의 핵심 중 하나인 수요자원이 주요한 역할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의 기조는 재생에너지와 EV, DR, ESS 등 소규모의 다수 분산 자원을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했다. 하지만 곧 열릴 VPP에서도 재생에너지가 주 자원이고 ESS와 EV는 보조자원으로 한정돼 여전한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에너지 업계에서는 진정한 VPP를 위해서는 발전 자원으로서 신뢰성 관리가 가능하도록 ESS와 DR 등이 복합적으로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드위즈 관계자는 “ESS와 DR 자원 등을 통해 발전 자원의 자체 능력을 향상시키고 어떤 변동성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장과 자원이 진정한 VPP이자, 시장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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