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 열려
독일프랑스-미국 등 선진국 사례 공유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최근 대구광역시에서 열린 ‘Agrivoltaics 2023’의 일환으로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가 개최됐다.

농업과 태양광 발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에 대해 글로벌 전문가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독일, 미국, 프랑스, 대만 등 영농형 태양광 산업 선두국가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자국 현황을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했다.

◆독일, 농업에 대한 정의부터

태양광 발전의 선진국으로서 최근 마지막 원전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한 독일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의 고민에 앞서 ‘농업’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독일 프라운오퍼 연구소(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의 막시밀리엄 트롬스도로프(Maximilian Trommsdorff) 영농형 태양광 그룹 책임(Head of the Agrivoltaics Group)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독일 프라운오퍼 연구소(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의 막시밀리엄 트롬스도로프(Maximilian Trommsdorff) 영농형 태양광 그룹 책임(Head of the Agrivoltaics Group)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연구하는 독일 프라운오퍼 연구소(Fraunhofer Institute for Solar Energy Systems)의 막시밀리엄 트롬스도로프(Maximilian Trommsdorff) 영농형 태양광 그룹 책임(Head of the Agrivoltaics Group)은 “국제 노동기구의 정의에 따르면 ‘농업’은 농업과학, 식물과 가축을 키우는 것을 가리킨다”며 “그러나 세금의 관점에서 본다면 ‘경작’을 의미하는데 이는 우리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이미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에너지와 농업이 엄격하게 규제되는 분야라는 것을 안다”며 “두 분야에 대한 적정한 세금을 어떻게 매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법적 제도를 만들고 이를 규제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사람들이 공통으로 이해할 수 있는 표준을 마련하기 위해 2년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트롬스도로프 책임은 “주요 목표는 토지의 주 용도를 여전히 농업으로 보장하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었다”며 “에너지 생산에 관한 문제는 전혀 없는 만큼 태양광 발전의 설치로 얼마나 많은 토지가 손실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균등 세제를 위해 최소한의 농업 수확량, 광량과 물의 분배 등을 고려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농형 태양광이 농촌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롬스도로프 책임은 “영농형 태양광 발전이 이뤄지는 일본 소사시에서 규칙이 대규모 투자자들에게 적용되고 농부와 지역사회에 강력한 약속이 보장되는 것은 감동이었다”며 “다만 자체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만큼 이 같은 종류의 비즈니스 모델을 장려하기 위한 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중요한 것은 농지와 농작물

크리스티안 듀프라즈(Christian Dupraz) INRAe 농림영양태양광 선임연구원(INRAe Agroforestry and Nutrition Solar Senior Research Scientist)은 프랑스에서 영농형 태양광이 보급되는 과정에 적지 않은 논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크리스티안 듀프라즈(Christian Dupraz) INRAe 농림영양태양광 선임연구원(INRAe Agroforestry and Nutrition Solar Senior Research Scientist)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크리스티안 듀프라즈(Christian Dupraz) INRAe 농림영양태양광 선임연구원(INRAe Agroforestry and Nutrition Solar Senior Research Scientist)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3000만㏊(우리나라 면적의 약 3배)의 경작지를 보유한 만큼 영농형 태양광 보급에 있어 프랑스가 큰 잠재력이 있지만 이 과정에서 농작물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듀프라즈 선임연구원은 “프랑스의 농작물 경작지 가운데 2%에만 영농형 태양광을 보급해도 원자력 56개 발전소가 생산하는 양의 전기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러나 토양을 보호하고 식량 생산을 우선으로 하는 많은 사람이 영농형 태양광이 설치되는 것을 반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듀프라즈 선임연구원은 프랑스가 농지에 일반적인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큰 논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경작지를 빌려 태양광 사업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는 “프랑스에서는 2000㏊(축구장의 약 28배)에 달하는 거대한 지역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바 있다”며 “농부들은 농작물에 대한 권리를 주고 그들의 땅을 임대해주며 이전에 경작하던 상황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매우 큰 논란을 가져왔고 지금도 많은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숲을 벌채하거나 지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고 덧붙였다.

듀프라즈 선임 연구원은 프랑스가 영농형 태양광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결국 ‘농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시스템을 설치할 때 토지가 여전히 농업용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는 농부들이 농작물에 대한 정책 보조금을 다른 농사와 마찬가지로 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농형 태양광에서 재배된) 농작물에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측면으로 사회적 수용이 필요하다”며 “프랑스에서는 이를 두고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농작물 수율 기준 없어

미국은 일본이나 프랑스, 독일보다는 영농형 태양광 산업이 다소 덜 발달한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새롭게 추가된 전기 생산 용량의 절반이 태양광 발전일 정도로 태양광 보급에 적극적인 나라다.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미국 애리조나 대학원의 카이 레플리(Kai Lepley)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지난 17일 일본 후쿠시마시에서 '영농형 태양광 국제 세미나'에서 미국 애리조나 대학원의 카이 레플리(Kai Lepley)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양진영 기자

미국 애리조나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카이 레플리(Kai Lepley)는 “미국의 태양광 발전 개발자들은 태양광 발전에 농사와 같은 다른 분야를 더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며 “안전성, 태양광 시스템의 손상 및 에너지 생산량 하락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영농형 태양광의 가장 큰 특징은 영농형 태양광 모듈 아래에서 일정 이상 농작물을 생산해야 하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영농형 태양광의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80%의 농작물 수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영농형 태양광의 전제 조건으로 농작물이 수확돼야 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레플리는 “우리는 수율을 요구하는 사항이 없다”며 “수율을 요구하는 유형의 정책 필요한지, 아니면 대규모로 농업 발전을 개발하거나 기존 유틸리티 규모의 태양광 발전을 잠재적으로 적응시키는 것이 중요한지 질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레플리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영농형 태양광 발전은 태양광 발전과 정밀 농업의 아이디어를 통합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야”라며 “두 분야에 관한 기술을 모두 갖고 있으며 이들이 잘 결합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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