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수급 불안·이상기온 등 변수로 겨울철 전력난 가능성 커져

한국전력 남서울본부 로비에 전력수급현황이 표시돼 있다.
한국전력 남서울본부 로비에 전력수급현황이 표시돼 있다.

올여름 전력 수요가 한때 치솟으며  전력수급의 위기가 찾아왔으나 기록적인 폭우에 더위도 주춤해지면서 전력난의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하지만 LNG(액화천연가스) 수급 불안 및 이상기온 등의 변수로 겨울철에도 전력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월평균 최대전력은 8037만㎾로 지난해 동월보다 4.0%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최고치를 기록한 2018년 8월(8071만㎾)에 이어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또 8월 최대전력이 8000만㎿ 선을 넘은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최대전력이 8000만㎾ 선을 웃돈 것은 2018년 8월과 올해 8월 외에 지난해 7월(8115만㎾)과 올해 7월(8200만㎾) 등 총 4차례뿐이다.

지난달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았던 데다 무더위도 한풀 꺾이면서 최대전력이 전월보다 소폭 감소했다. 다만 집중호우 이후 날씨가 개면 오히려 습기 때문에 냉방수요가 늘어나 최대전력이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우려했던 전력난은 발생하지 않아 전력당국이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올여름 전력수급난은 피했지만 앞으로 이상기후와 탄소 중립 등의 상황으로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 전력난에 대한 우려는 반복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겨울에는 전력수급이 한층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력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발전량은 1961년 이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과 2019년, 2020년 세 차례를 뻬고는 매년 증가했다. 앞으로는 기후변화와 4차산업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력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우려에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일찌감치 겨울철 에너지 공급난에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국전력은 석탄 발전 비중에 상한을 두는 석탄발전 상한제를 한시적으로 유보한다는 방안을 추진한다. 연료비 부담을 최대한 줄여 악화하고 있는 경영난을 해소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가스공사는 예년보다 가스 수요를 높게 전망하고 현물구매, 해외지분투자 물량 도입 등을 통해 필요물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등 준비에 나섰다. 정부도 겨울철 천연가스 수급 위기 시 민간 직수입자에 수출입 규모 및 시기 등에 대한 조정명령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겨울철 전력수급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인 대책들과 함께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에너지믹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상황을 현실적으로 따져 원전, 석탄, LNG, 신재생 등 각 발전원의 장단점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신규 석탄발전들은 필요에 따라 가동시키는 한편 DR(수요 반응) 시장을 활성화한다면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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