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너지쇼크 복합 위기…에너지 수요 효율화 강조
한전 적자는 탈원전 영향…생산성 향상 위한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도

이창양 산업부 장관.
이창양 산업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시공능력, 유지·보수, 운영능력 등 한국 원전에 대한 대외 평가가 높다"면서 "계속 노력한다면 앞으로 수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5일 세종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산업부 출입 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원전 수출(출장)은 비교적 결과가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취임 50여일을 맞은 이 장관은 최근 첫 해외 출장지로 원전 발주국인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해 각국 고위급 인사들과 원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세일즈에 적극 나선바 있다.

이 장관은 "이번에도 체코·폴란드를 가서 여러 장관을 만나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해홨다"면서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양국 간의 협상 문제여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면서 "(원전은) 건설에만 10년, 운영은 60년이 걸리는 장기간 사업이다. 발주국에서도 상당히 신중하게 보고 파는 쪽에서도 충분히 수입도 내면서 발전할 수 있는지 등 여러 측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체코, 폴란드에서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충분히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충격이라는 복합적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기저원전인 원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우리 경제에 외부의 날카로운 쇼크가 왔고 에너지 가격의 폭등으로 에너지 쇼크도 동시에 닥쳐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수입 의존도가 커 두 쇼크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해야 할 방향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대외 수출 경쟁력을 최대한 높여야 하며 에너지 쇼크를 완충하기 위해 탄탄한 기저 전원인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에너지 수요 효율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최근 발표한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방향도 원전 역할을 강화하고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수요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큰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제에 대해 압축 성장 전략을 써와 에너지 수요 효율화는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에너지 다소비·저효율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에너지 쇼크에는 계속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장관은 한국전력 등 산업부 산하의 공기업의 적자상황과 관련해서는 외부 요인과 정책적 요인이 모두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 폭등은 외부에서 쇼크가 오는 것이여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요인"이라면서도 "정책적으로 잘 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지나친 탈원전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많이 보급했는데 보급 속도가 적절했는지, 기술을 빨리 발전시켰는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한전은 가격 기능 등을 많이 보강하고 다양한 제도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후퇴) 우려와 관련해서는 "물가가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생산성 향상"이라면서 "경제 생산성을 높여야 물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를 촉진하는 두 축은 세액공제 확대와 함께 규제개혁으로, 조만간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 완화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어 "이번 달 반도체 종합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반도체와 연관된 산업들이 동시에 커야 경제 임팩트가 있으므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로봇 등 반도체와 연관된 산업들을 어떻게 육성할지 전략을 만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수입 단가가 높아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가 석 달째 적자를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는 "수출은 사실 답답하다"면서 "인위적으로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단계적으로 현장 애로를 해소하는 게 당장 수출을 늘리는 방법"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을 키워줘야 한다. 7월에 있는 업종별 단체회의에서 같이 논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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