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파나소닉 배선기구 사업부 인수하고, 사명 '신동아ES' 명명
그동안 쌓인 손실, 경영위기 정상화 위해 전사적 노력 추진
기술력 살려 내년부터 흑자전환 기대…5년 후 코스닥 상장 계획
원자재가 상승과 시장불황, 적정 가격 수주 및 해외 진출로 극복

이재형 신동아ES 대표
이재형 신동아ES 대표

국내 배선기구 및 전자스위치 기업인 신동아ES(대표 이재형)가 지난 2006년 일본 파나소닉과 손을 잡은 지 16년만에 국내 기업으로 회귀왔다. 홈 네트워크 기업이자 파나소닉의 1차 벤더기업이었던 비쥬드림은 지난 3월 파나소닉의 배선기구 및 전자스위치 사업부 인수계약을 마무리짓고 사명을 '신동아ES'로 변경했다.

파나소닉의 배선기구 사업부 매각에는 최근 3년 간 누적된 100억원 규모의 적자와 빠르게 변하는 국내 시장에 일본 경영진이 적응하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기업 내부적으로도 혁신적인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던 상황에서 비쥬드림이 신동아를 인수해 기업 정상화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기업 정상화의 조타수를 자청한 것은 비쥬드림의 대표였던 이재형 신동아ES 대표<사진>다. 이 대표는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씨브이네트에서 업계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지난 2006년 전자기기 전문업체 비쥬드림을 설립했다. 비쥬드림은 현재 전자기기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스마트홈 시장에서 존재감을 굳혀가는 기업이다. 이재형 대표를 만나 신동아 인수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업계 앵커기업인 신동아를 인수했는데 소감은.

"이 시장에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신동아라는 파워있는 브랜드를 이끌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건설업은 기술력과 자금력만 있다고 참가할 수 없는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비쥬드림도 그동안 이 시장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협력사로서 참여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신동아ES의 견고한 브랜드 이미지와 영업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비쥬드림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에 신동아의 브랜드 파워가 더해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동아 인수를 계기로 업계에서 비쥬드림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커졌다.

"비쥬드림은 연매출 50억~100억원 사이의 기업으로 외형은 크지 않지만 기술력만큼은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주택시장만 놓고 봤을 때 비쥬드림의 존재감은 더욱 크다.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전자스위치와 환경 센서를 개발했으며 간이 미세먼지 센서, 층간소음 측정기 등 주택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기업이다. 대다수 제품들이 1군 건설사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로 인해 이번 인수를 놓고 비쥬드림의 자금력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 신동아 인수와 향후 기업운영에 전혀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사옥 매입 등 추가 투자를 기획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동아가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정상화를 위해 어떤 계획이 있나.

"신동아는 흑자전환뿐 아니라 잠재적인 성장가능성도 큰 기업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비효율적인 일본식 경영 시스템과 누적된 적자로 인한 내부적인 매너리즘을 하루 빨리 개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파나소닉에서 사용하던 일본식 경영관리 시스템(ERP)은 부서마다 1명의 담당직원이 필요했고 일본 본사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했다. 이를 국내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10억원 규모의 지출이 줄어든다. 이처럼 불필요한 지출만 줄여도 적자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3년후부터 IPO도 준비해 5년 후에 코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배선기구 시장이 불황이다. 내부적으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나. 

"국내 배선기구 시장은 매출에 큰 비중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시장에서 대다수 건설사가 TDS를 도입하다 보니 큰 이익을 내기가 어려운 구조다. 저가 솔루션을 도입한 새 경쟁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인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제품 프리미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화가 지상과제라고 생각한다. 국내 글로벌 기업의 제품들을 보면 우수한 디자인과 브랜드화를 통해 고가에 유통되고 있다. 신동아의 브랜드 이미지와 비쥬드림의 기술력을 통해 해외에서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시도할 생각이다. 현재 국내 1군 건설사와 함께 해외진출이 확정된 상황이다."

▶1차 협력사였던 비쥬드림이 신동아를 인수하며 저가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

"신동아가 지난 수년간 매출 유지를 위해 저가수주를 지속해 왔기 때문에 그런 예상이을 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오히려 앞으로 영업이익 없는 저가수주를 철저히 배제할 생각이며 직원들과 대리점에도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실제로 신동아 인수 후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대리점에서 가져온 현장 중 반려한 것도 꽤 있다. 저가 수주를 통한 경쟁은 장기적으로 업계 전체가 침체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본다. 신동아는 앞으로 원천기술을 통해 건설사에 새로운 기술을 제안하고 적정가격으로 수주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번 인수가 건설사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나. 

"신동아란 브랜드가 프로젝트 시장에서 워낙 신뢰도 있는 브랜드다 보니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 측에서도 처음에는 실제로 여러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려가 종식되며 분위기가 호전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걱정보다는 기대가 클 것이라고 자부한다. 신동아는 앞으로 건설사 TDS를 따라가는 것뿐 아니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사에 TDS를 제안하고 함께 고민할 예정이다. 자사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입주자에게 제공하고 싶어하는 건설사에서도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한 1군 건설사에 음성인식고 사물인터넷 기능이 결합된 제품이 TDS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더 큰 성과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직원들도 인수에 대해 몰랐다던데, 깜짝 발표로 인한 내부 혼란은 없었는지.

"우선 100% 고용승계가 이뤄졌으며 직원들에게 부화뇌동(附和雷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일본식 시스템을 국내 방식으로 전환하고 경영 정책이 바뀌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혼선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오해이기 때문에 내부 소통을 강화해 혹시 모를 직원들의 우려를 잠재울 예정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직원들 또한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 주길 바라고 있다."

▶업계 2위인 신동아의 새로운 대표로서 고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내 시장은 코로나19, 원자재 가격 폭등 등 여러 요인들로 인해 어느 때부터 힘든 상황이다. 국내에 있는 업체들은 경쟁자이자 한편으로는 동반자이기 때문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설사들도 업계 상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경쟁사와 건설사를 만나 협의하고 싶다. 함께 구매력 있고 상생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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