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2023 연례 보고서
“높은 비용은 물론 조달 자체가 다른 국가보다 어려워”
세계 주요국, 원전에 대체로 긍정적…한국, 원전지지 45%
정부가 추진중인 CFE 이니셔티브 확산에 속도 날 듯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네 번째)과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무탄소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제공=대한상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 네 번째)과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앞줄 왼쪽 여섯 번째)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무탄소에너지 잠재력 제고를 위한 세미나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제공=대한상의

한국이 RE100 달성에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혔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전 세계 주요국 국민들의 인식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무탄소에너지(CFE;Carbon Free Electricity) 이니셔티브 확산세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더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RE100 2023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외 RE100 가입 기업 165개사 중 66개사(40%)는 한국을 ‘재생에너지 조달에 장벽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2022년 말 기준 RE100을 선언한 한국 기업은 31개사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 삼성디스플레이 등이 2022년에 신규 가입했으며 롯데웰푸드, 삼성화재, 삼성생명은 지난해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조달 방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32개사로 가장 많았고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공급을 지적한 회원사도 27곳에 달했다.

대체로 높은 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높은 비용은 물론 재생에너지 조달 자체가 다른 나라보다 어렵다고 인식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보고서는 전체 RE100 가입 기업들이 연간 전력 소비량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전력 수요의 9%만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2년 RE100에 가입한 기업 중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10곳 기업 중 7곳이 한국 기업이었고 이들의 연간 전력 사용량은 28TWh에 이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들이 원자력발전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래디언트 에너지 그룹의 조사 결과, 미국·중국 등 세계 20개국에서 원자력 발전 사용을 지지한다는 답변이 46%로 반대 답변(28%)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20개국 중 스페인·브라질·일본을 제외한 17개국은 원자력 에너지 사용에 대한 지지가 반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61%), 러시아(60%), 아랍에미리트(UAE·60%), 인도(57%) 등은 원전 지지가 반대보다 3배 이상 높았으며 스웨덴(56%), 필리핀(52%), 프랑스(50%) 등도 지지 응답이 절반을 웃돌았다. 한국은 지지가 45%, 반대가 28%였다.

한국은 현재 원전을 계속 사용하자는 답변은 82%로 중국(8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신설에 찬성한다는 답변으로 좁혀도 50%에 달했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 속에 현재 한국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CFE 이니셔티브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CF 연합은 올해를 ‘CFE 이니셔티브 확산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본격적인 국내외 외연 확대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CFE 이니셔티브는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에 제안했다. 이후 무탄소에너지를 기업·산업계 실정에 맞게 활용해 탄소중립을 앞당기기 위한 민간협력기구인 CF 연합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현재 CF 연합 회원사는 ▲LG화학 ▲한화솔루션 ▲한화임팩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한상의 ▲현대자동차 ▲포스코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 20개사이며, 최근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FITI시험연구원 등 3개 기관이 신규 가입을 선언했다.

CF 연합은 이제 본격적으로 국내 회원 기업 확대를 시작하며, 올 하반기부터는 해외 기업·기관에도 참여를 적극 독려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에너지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지리적으로 재생에너지의 확대에 한계가 있어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믹스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CFE가 향후 세계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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