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ERC 선정된 RAG센터 1차년도 연구 종료…2차연도서 가시적 성과 기대
계통 자율운전 기술 개발 위한 뿌리심는다…한전과 HVDC 협조제어 기본연구 수행
재생에너지 확대 등 계통운영 난이도 ↑…효율적 운영 위한 기술 필요성 높아져

재생에너지 확대 등 변화하는 전력계통 환경에 발맞춘 전력계통 자율운영 연구가 2차연도에 돌입했다.[사진=중부발전]
재생에너지 확대 등 변화하는 전력계통 환경에 발맞춘 전력계통 자율운영 연구가 2차연도에 돌입했다.[사진=중부발전]

6개 대학의 12개 연구실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전력계통 자율운영 연구가 1차연도를 마치고 다음 레벨에 접어들었다.

6일 복원력을 가진 자율운영 전력망(RAG; Resilient Autonomous Grid)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작된 1차연도 RAG 연구가 최근 종료된 가운데 2차연도 연구에 돌입했다.

RAG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난해 선정한 선도연구센터(ERC) 과제다.

장길수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정한 가운데 6개 대학의 12개 연구실이 공동으로 참여해 변화하는 전력산업에 발맞춘 새로운 전력계통 운영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학계 뿐 아니라 한전을 비롯해 LS일렉트릭, 효성, HD현대일렉트릭 등 기업들이 힘을 보태 현장중심형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전력망의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어가능한 다양한 자원들을 자율운전토록 함으로써 전력계통의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1차연도 연구 중 자문위원회의 자체 평가와 대한전기학회와의 공동 워크샵을 통해 RAG에 대한 연구방향과 개념을 공유하고 정립했고, 2차년도부터 연구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한전과 함께 국내에 설치된 HVDC 등 제어가능한 자원 일부의 협조제어에 대한 기본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연내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게 센터의 목표다.

연내 글로벌 학술지인 IEEE Power & Energy 매거진에 게재 확정된 한 편을 포함한 총 2편의 논문 게재를 준비하고 있고 다수의 분야 최고 수준 저널 논문들 게재도 예상된다고 센터 측은 전했다.

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HVDC 뿐 아니라 최근 계통에 확대되고 있는 스태콤(STATCOM)이나 동기조상기 등 제어가능한 다양한 자원의 협조제어 기술로 확대하는 연구로 이어질 예정이다. 1차연도에 연구의 토대를 닦았다면, 2차연도에는 다양한 방향으로 기술 가지를 뻗쳐낼 수 있는 기초기술의 뿌리를 심는다는 것.

전력망의 복원성에 대한 연구도 병행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활용가능한 자원을 적극 제어함으로써 최적화된 복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과거 전력피크와 상정고장에도 문제 없도록 건설됐던 전력계통의 확대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송전망 건설에 대한 주민반대가 심각해지고, 반대로 건설기간이 짧고 이용률이 낮은 재생에너지가 크게 확대되면서 전력계통 부족 문제가 심각해졌다.

설·추석 등 명절에 차가 몰려 정체가 심각한 도로망의 경우 일시적으로 차량이 조금 느리게 가거나 정체돼도 된다지만, 전력망에서 정체는 곧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확대로 계통 운영 난도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전통 화력발전설비 대비 이용률이 낮은 설비가 계통에 대량 편입되면서 100개 내외의 설비에만 대응하면 됐던 계통운영자가 이제는 수만개의 설비를 상대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제공할 수 없는 무효전력을 계통에 공급하기 위한 동기조상기나 스태콤 등 다양한 자원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동해안 HVDC 등 제어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전력전자 설비가 추가되면서 운영자의 결정으로 전력망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벤트에 즉시 대응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RAG센터는 이 같은 환경 변화에 발맞춰 전력계통의 자율운전 기술을 통해 이미 보유한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해 전력망 운영을 고도화하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그동안 전력계통의 용량을 늘리는 데 치중했던 망 산업을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관점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사회적 수용성이 큰 벽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전력망의 확대 난도가 크게 올라간 데 따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RAG 연구책임자인 장길수 고려대 교수는 “전력계통의 자율운영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해야만 하는’ 것이 됐다. 전력계통이 포화된 현 시점에는 다른 길로 전력을 보낼 수 있는 기술로 혼잡되는 선로가 없도록 하고 발전 제약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올해는 전력계통의 자율운영 기술의 초석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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