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스마트싱스 에너지 적극 활용
LG전자·LG U+…전기차 충전 사업 박차
KT…재생에너지 확대
SKT...IoT 기술 활용해 전력 절감

전자·통신 업계가 에너지 사업 기회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중립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에너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자·통신 시설에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전력 그리드와 연결해 자체 전력을 생산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저전력 통신 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장치 간에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을 위한 최신 기술 도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더불어 에너지 기업, 정부,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발굴해 시장을 선점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LG전자…RE100 이행, 고효율 에너지 투자 박차

스마트싱스 에너지 앱 탄소 집약도. 제공=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에너지 앱 탄소 집약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신환경경영전략을 선언하며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오는 2030년 DX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는 게 기본 골자다.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력 사용으로 발생하는 탄소 간접배출(Scope2)을 줄이고자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해 2020년 미국, 중국, 유럽에 이어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브라질 사업장에서 이미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완료했다. 오는 2025년에는 중남미, 오는 2027년까지는 동남아·CIS·아프리카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8704GWh로, 2021년 대비 65% 증가해 재생에너지 전환율 31%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제품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그린 메모리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년 저전력 특성을 극대화한 메모리 솔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반도체는 초저전력 기술 확보를 통해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7대 전자제품 대표 모델에 에너지 고효율 기술을 적용해 2019년 대비 16% 개선 효과를 얻었다.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과 함께 에너지 절약을 돕는 ‘스마트싱스(SmartThings) 에너지’ 서비스도 한층 진화했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의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세탁기는 최대 60%, 에어컨은 최대 20%, 건조기는 최대 35%까지 소비전력을 추가 절감할 수 있다. 지난달에는 태양광 스마트 인버터 1위 기업인 솔라엣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 모니터링은 물론 넷제로 홈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전자의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 제공=LG전자
LG전자의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서비스. 제공=LG전자

LG전자는 지난 6월 RE100에 가입했으며 ▲2030년 60% ▲2040년 90% ▲2050년 100% 순으로 재생에너지 전환 비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장에 설치된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과 사용 확대에 더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한전의 녹색프리미엄 등 다양한 방안도 적극 병행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국내 발전사업자 GS EPS와 협업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옥상에 축구장 3개 면적에 달하는 규모의 직접 PPA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하고 있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포함해 미국 뉴저지 사옥, 인도 노이다와 태국 라용 가전공장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는 옥상 등에 설치한 태양광 패널로 자체 생산한 에너지를 사용 중이다. 또 LG전자 역시 2021년 북미법인 사업장에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이달에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비전을 선포하며 에너지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기차충전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고,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1호 충전기 제품 생산’ 오프닝 세리머니도 진행하며 7kW(완속, 벽에 부착하는 유형/스탠드), 100kW(급속), 200kW(급속) 등 총 4종 충전기 제품을 선보였다.

전남 나주시 에너지 자립도시 구축에도 참여하며 나주시 빛가람동 아파트 단지 일부에 LG 씽큐 앱을 통해 Auto-DR(Demand Response) 서비스 제공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동서발전과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전기료 부담을 줄이고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는 ‘피크저감용 ESS’를 구축, 향후 15년간 약 774억원의 전기료 절감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T·KT·LG U+…재생E 설비 확충, 기관 협업 등에 속도

LG유플러스는 국내 최대 엘리베이터TV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준용 LG유플러스 EV충전사업단장(왼쪽)과 윤제현 포커스미디어코리아 대표. 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국내 최대 엘리베이터TV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준용 LG유플러스 EV충전사업단장(왼쪽)과 윤제현 포커스미디어코리아 대표. 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도 블루오션인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카카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합작투자(Joint Venture)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이달에는 엘리베이터TV 기업 ‘포커스미디어코리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력에 나섰다. 포커스미디어 엘리베이터TV가 설치된 대단지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 ‘볼트업(VoltUP)’을 연내 1만기, 2026년까지 5만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LS일렉트릭과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유무선 통신으로 생산 현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설비를 실시간 진단하고, 설비 사고 예방 솔루션 사업을 공동 추진한다. LS일렉트릭의 스마트 배전진단 시스템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LG유플러스 유무선망을 통해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구축하고, 고객이 월정액 통신결합 요금상품을 구독하면 제조 현장의 에너지를 관리하고 배전 솔루션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에는 LG유플러스의 에너지 절감 솔루션과 통신 기술을 한전의 에너지관리시스템과 결합해 건물과 공장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고 원활한 부하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데 양 사가 손을 맞잡았다.

해당 협력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인 EERS(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s) 연계 사업도 새롭게 추진된다. 양 사는 기업들이 건물 또는 공장의 에너지 다소비 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교체할 때 통신·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EERS 관련 사업이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밖에도 지난해 LG유플러스는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광통신망 친환경 전원시스템 구축사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철도공사는 이를 통해 연간 464.2MWh 규모의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가 지난 6월 11일 팬직, 모비드림과 ‘KT Air Blowing 솔루션’을 적용한 ‘산업용 대형 스마트 실링팬’ 제품 출시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인철 모비드림 대표, 김재유 팬직 대표, 성원제 KT 강남법인고객본부장 상무. 제공=KT
KT가 지난 6월 11일 팬직, 모비드림과 ‘KT Air Blowing 솔루션’을 적용한 ‘산업용 대형 스마트 실링팬’ 제품 출시 및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인철 모비드림 대표, 김재유 팬직 대표, 성원제 KT 강남법인고객본부장 상무. 제공=KT

KT는 지난해 6월 RE100 가입을 완료하고 이행 로드맵을 본격 가동 중이다. KT는 배출 온실가스의 97% 이상이 전기 사용으로 발생해 재생에너지 사용이 RE100과 넷제로 달성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전국 가용 부지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장하고 있고, 지난해 말 기준 전국 101개소에 총 8MW급의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KT는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를 위해 사옥과 IDC, 기지국 및 중계기 등의 전국 19만여 개소 KT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했다.

산업현장 에너지 절감을 위해 지난 6월에는 팬직, 모비드림과 ‘KT Air Blowing 솔루션’을 적용한 ‘산업용 대형 스마트 실링팬’ 제품 출시와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동으로 설치 및 운영됐던 대형 실링팬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산업용 대형 스마트 실링팬을 개발하기로 한 것. 천장형 공기순환기 방식의 스마트 산업용 대형 실링팬 1대는 기존 스탠딩팬 20대의 효율성 및 에너지 절감량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Net Zero와 RE100 목표 달성을 위한 SKT Green AI 구성도. 제공=SKT
넷제로(Net Zero)와 RE100 목표 달성을 위한 SKT Green AI 구성도. 제공=SKT

SKT는 경기 화성시, 전남 순천시와 함께 지역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 일환으로 관내 2만1938개 가로등과 보안등을 고효율 LED 조명으로 교체했고, 이를 통해 연간 4200t의 탄소배출을 줄였다. 또 LTE와 IoT(사물인터넷) 통신망을 활용해 전력량 사용데이터, T맵 교통량 데이터 등과 연계해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30%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화성시는 해당 도로의 T맵 교통 상황이 ‘원활’이면 가로등 조명을 최대 밝기 대비 70% 수준으로 낮추고, ‘정체’ 상태면 최대 밝기로 운용하는 등 조명 밝기를 조절해서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AI, 싱글랜 기술 개발 등을 통해서도 에너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SKT와 서울 금천구청, 서울시복지재단, 한국전력공사, 행복커넥트는 지난 4월 금천구청에서 AI 기반 통합 안부서비스 ‘AI 안부 든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안부 든든 서비스’는 일정 기간 통신이 발생하지 않거나 전기 사용이 없는 등 이상상황이 예측되는 경우, SKT의 누구 비즈콜(NUGU bizcall)을 활용해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시 현장 요원이 긴급출동해 대상자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지난 2020년 통신업계 최초로 RE100에 가입한 SKT는 네트워크 장비 소모 전력을 최대 53% 절감하는 싱글랜(Single Radio Access Network) 기술을 도입해 탄소배출권을 매년 1만t 이상 인정받고 있다. 이 밖에도 전기로 구동하는 UAM, 저전력 반도체 사피온, 신재생에너지 가상 발전소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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