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 9월 CSA 의장사에 새로 가입
HCA와 CSA 투트랙 전략 고수, 매터 영향력 확산에 베팅
OTT, 이커머스 업체도 스마트홈 시장진출…매터 영향력 확대

매터(Matter)의 로고가 새겨진 사물인터넷 장치(출처=CSA 홈페이지)
매터(Matter)의 로고가 새겨진 사물인터넷 장치(출처=CSA 홈페이지)

삼성전자가 글로벌 표준 연합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의 의장사로 선출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흡하다고 평가받던 매터(Matter)의 가전사업 분야 확대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CSA 출범 이후 참여자(Participants) 지위를 유지하던 삼성전자는 지난 9월 16일 CSA의 의장사(Promoters)로 올라섰다. 지난 7월 먼저 의장사가 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의결권을 가지게 되면서 매터의 가전 부문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CSA는 스마트홈 기기 호환을 위한 개방형 통신 프로토콜 규격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는 단체로 아마존, 애플,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해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 등 500여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CSA는 최근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연동 표준인 '매터 1.0'을 발표하며 스마트홈 플랫폼 사업자와 디바이스 사업자 간 벽을 허무는 성과를 낸 바 있다.

다만 매터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주도해 만든 표준이라 그동안 가전사업 분야 활용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냉장고, TV, 에어컨 등 대형 가전 제조사들의 참여가 미흡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일렉트로룩스, 하이얼, GE 등 글로벌 가전사와 함께 가전분야 스마트홈 플랫폼인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구글, 아마존 등 플랫폼사가 주도하는 CSA와 매터에 대항해 가전사가 주도하는 스마트홈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으로 분석된다. LG전자 또한 지난 8월 HCA 합류를 결정하며 매터와의 경쟁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지난 9월 삼성전자가 CSA의 의장사로 올라서면서 가전사들의 HCA 참여를 독려하던 삼성전자는 머쓱한 입장이 됐다. HCA와 CSA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면서도 매터의 영향력 확산에 베팅을 한 것이다.

실제로 가전기기 간 C2C(Cloud to Cloud) 서비스를 제공하는 HCA의 경우 확장되는 스마트홈 개념을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된다. 가전사 간 협력만으로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100%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매터는 가전을 포함해 IoT 디바이스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 확산되는 스마트홈 개념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통신 등 전통적인 스마트홈 사업자뿐 아니라 타 업종에서도 스마트홈 사업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학용 IoT전략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OTT 사업자인 로쿠(Roku)와 CCTV 제조사인 와이즈(Wyze) 등 엔터테인먼트와 보안에 특화된 업체들이 CSA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매터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마트,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도 유통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홈 사업자가 될 수 있어 스마트홈 개념은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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