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가격 급등세 이어져…정부, 에너지가격 현실화에 드라이브
SMP 265원 돌파 2001년 거래소 설립 이후 사상 최고치 기록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사진=연합뉴스)

최근 추가 인상 폭이 포함된 전기요금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이달부터 주택용은 7.4원, 산업용은 최대 16.6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국제 에너지가격의 폭등세가 심화하면서 내년에도 전기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달 30일 연료가격 폭등에 대한 가격 신호를 제공하고 효율적 에너지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누적된 연료비 인상 요인 등을 반영해 모든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h당 2.5원 인상했다.

이미 발표돼 이달부터 적용되는 올해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인 ㎾h당 4.9원까지 합치면 결국 10월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 인상분은 ㎾h당 7.4원에 달한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7㎾h)의 월 전기요금 부담이 추가로 약 760원 늘어나고 이미 책정돼 있던 올해 기준연료비 잔여 인상분까지 포함하면 합산 조정액은 월 227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산업용(을)·일반용(을) 대용량 사업자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되 공급 전압에 따라 차등 조정도 진행했다. 산업용(을)은 광업·제조업·기타사업에 전력을 사용하는 계약 전력 300㎾ 이상의 사업자에게, 일반용(을)은 마트, 백화점, 빌딩 등에서 계약 전력 300㎾ 이상인 서비스 업종 사업자에게 적용된다.

이번 조정으로 산업용 요금은 ㎾h당 최소 7.0원, 최대 11.7원 인상된다. 앞서 시행키로 한 잔여 인상분을 더하면 실제 인상폭은 ㎾h당 11.9~16.6원이 된다.

한전은 "연료비 폭등에 의한 도매가격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해 전기를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주요국에 비해 값이 싼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하고, 에너지 소비 절약과 효율 향상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예상보다 큰 규모의 전기요금 인상이 추진됐지만 문제는 앞으로 전기요금 인상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환율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7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99억1400만달러보다 80.5% 증가했다. 9월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적자 37억7000만달러보다 4.7배 많은 수치다. 에너지원별로는 원유가 90억7000만달러를 수입해 33.1% 늘었으며, 가스가 67억6000만달러로 42.1%, 석탄이 21억3000만달러로 5.3% 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전력도매가격(SMP) 역시 끝 모르게 치솟고 있다. 급기야는 역대 최고치를 계속 갈아 치우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SMP가 급등세를 보이며 2001년 전력거래소 설립 이래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나 갈아 치웠다. 지난달 SMP가 가장 높았던 날은 16일로 무려 255.47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급등세는 이달 들어 더욱 심화하는 모습니다. 이달 4일에는 사상 최고가격인 265.47원을 기록했다.

이에 올 4분기에 이어 내년 1분기 에너지요금도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최근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지만 이러한 인상 폭으로 한전의 적자를 해소한다거나 에너지 사용량 10%를 절감하는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년에도 전기요금 추가인상을 단행한다면 국민적 저항이 커질 수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의 요금인상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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