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눈에서부터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 동시에 안과적 위기도 함께 온다. 흔히 백내장과 녹내장, 황반변성을 3대 노인성 안질환이라고 일컫는데, 이 중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법적 실명의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우리 눈의 망막 중심부에 시신경 조직인 황반이 있다. 3mm 정도의 부위이지만, 이곳에는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적으로 모여있어 사물의 형태와 색을 구별하는 역할을 한다. 빛을 가장 선명하고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며,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도 황반의 중심이다. 

눈을 카메라에 비유한다면 황반은 필름의 역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작지만 시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황반변성은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 염증, 독성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하는 안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시야 한가운데가 검게 보이거나 비어 보이는 것, 계단이나 바둑판같이 직선으로 되어있는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이는 것 등이 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황반변성의 80~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의 경우 심한 시력상실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반면 망막 아래쪽에서 신생혈관이 생기는 습성 황반변성은 예후가 좋지 않고 시력을 잃을 위험이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황반변성의 주된 원인은 눈의 노화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가족력, 흡연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망막에 신생혈관이 생겨나는 등 망막 전체의 건강이 나빠지게 되므로 비만과 당뇨병 역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는 루테인 등 항산화제나 녹황색 채소, 과일 섭취가 도움이 된다. 또한 금연 및 규칙적인 운동도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망막세포 손상이 적어 치료 효과도 좋다. 

많은 실명질환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말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중, 장년층이 안과 검진을 소홀히 하거나 아예 하지 않아, 손 쓰기에 너무 늦어버린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황반변성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노안으로 오인하여 지나치기 쉽다. 

오랜 기간 방치되어 이미 망막 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뒤늦게 치료를 시작해도 시력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안과 검진을 한 번 이상 받아 눈 건강을 확인할 것을 권해드린다. 안질환 치료와 예방의 기본은 조기 발견 · 조기 치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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