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ESS・수소 등 가리지 않고
모 심은 후 획기적 종자 개발・육성
회원사 E신산업 대응에 도움 주고
정책 제안 등 통해 정부 지원 유도

최근 에너지 업계는 탄소중립 기조와 IT 융합으로 지난 몇십 년보다 더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미 외국은 테슬라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탄생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도 기술력을 가진 다양한 에너지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로 나뉜 만큼 국내 에너지스타트업들은 하나로 묶일 구심점이 없었고 생태계 구축도 멀어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월 22일 에너지 혁신기업 간 협력을 토대로 기업을 육성하고 혁신 신기술 개발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가 공식 출범하며 업계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에너지업계에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벤처살롱을 개최하는 등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김구환 초대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장을 만나 협회의 역할과 비전을 들어봤다.  답변하는 김 회장의 눈에는 에너지 혁신을 위한 열망과 협회에 대한 책임감이 가득했다.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가 공식 출범했다. 1대 협회장에 취임한 것을 축하하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 기업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나 그동안은 이를 뒷받침할 협의체와 상생 모델이 부족했다. 따라서 구심점을 위해 탄생한 것이 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초대협회장으로 추대돼 회원사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부담감도 크고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기존 진행하던 사업이나 마인드와 지향점이 같으므로 협회 발전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국에너지중소혁신기업협회는 중소기업들이 모여 신산업 혁신과 발전을 이끈다는 새로운 취지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협회 소개와 설립 과정이 궁금하다.

"에너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본격적인 '장'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에너지 생태계를 만들고 시장 혁신을 일으킬 방안이 생긴 것이다.

그동안 태양광이나 풍력,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특정 분야와 관련된 협회는 있었으나 벤처와 혁신과 관련한 곳은 없었다. 따라서 혁신 기업 간 중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빠르게 변화하는 에너지 시장과 기술을 고민하던 정부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3차 에너지혁신기업 연대협력포럼'을 개최하며 협회 설립을 위한 협의체 발족식을 진행하게 됐고 의견을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마련됐다.

현재 재생에너지, 수요관리 등 에너지신산업에서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중소·중견기업과 관련 기관 50여 개가 모여 협회를 구성하게 됐으며 지난 4월 산업부 에너지기술과로부터 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법인과 사업자 등록을 완료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가 궁금하다. 또 협회장으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과 시도할 만한 일은 무엇이었나.

"농사로 비유하면 지금은 '모판'을 만드는 단계다. 태양광, ESS, 수소, 원자력 등 가리지 않고 여러 모를 심은 후 획기적인 종자 하나를 개발하고 키우는 모판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을 모으고 분과를 나누는 등 기틀을 닦고 있다.

또한 에너지혁신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규제를 발굴하고 있으며 개선안 등은 책자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혁신 산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이달 중순 '에너지혁신정책포럼'도 진행할 예정이다."

▶설립 취지를 통해 중소혁신기업 간 연대와 협력 강화, 대기업 기술협력을 통한 시장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현재 이러한 목표 진행 상황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우선 혁신기술을 들고 시장에 들어오면 대기업은 이를 시장에 도입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이 과정이 연속적으로 작용할 때 건전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과거 IT 벤처기업들도 성장기에는 정부가 시드머니를 투자했고 통신사 등 대기업이 시장을 혁신해 나가 생태계를 만들었다. '스노볼 이펙트'가 이뤄진 것이다.

에너지산업도 이와 같다. 협회는 회원사가 산업, 기술 등에 대응하도록 도움을 주고 규제 개선과 정책제안으로 대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도록 활동도 준비하고 있다. 또 대외활동을 통해 포괄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연결해주는 '트리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에너지 협·단체들과 다르게 분과를 세부 6개 분야(태양광 O&M, VPP(가상발전소), BEMS(건물에너지 효율관리), WPSS(풍력발전 지원서비스), EV_BSS(전기차 충전과 배터리 교환시스템), EI's MPE(에너지 혁신 관련 소재, 부품, 장비))로 나누었다.

"'에너지 혁신'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고 협의체에서 혁신산업 정의와 범위를 정하기 위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했다. 그 결과 참여 회원사들의 사업 내용에 따라 우선 6개로 구분하게 됐고 현재는 추가적인 범위도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협회 내 6개 분과회 활동으로 분과장을 선출, 세분되고 전문화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기업 간 연대와 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국내 산업생태계에서 에너지 혁신을 이끌어가는 중소기업을 위한 인증을 통해 도움을 주는 등 업체들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에너지신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모인 만큼, 비즈니스 측면과 아울러 창의성과 신뢰성도 중요할 듯싶다.

"혁신이 핵심인 만큼 다양한 사업들이 나타나도록 창의성이 중요하다. 에너지라는 국가적 사업에 맞춘 신뢰성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4개 위원회를 꾸려 에너지혁신산업과 관련된 교육기관, 연구기관, 관련 기관의 전문가를 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협회 사업방향과 수행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중점사업과 장기 목표도 궁금하다.

"초대 협회장을 맡으며 선거 공약 등을 내세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혁신기업협회가 에너지생태계 구축을 위한 동력이 있는 만큼 협회 기반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후임자가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인 투자유치와 매칭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등 지난번 '벤처살롱'과 같은 다양한 행사와 세미나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협회 지속가능성을 위해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 명실상부한 에너지혁신산업 중심 협회로 성장시키겠다."

▶다가올 에너지산업의 변화를 예상하자면.

"앞으로 에너지는 IT, 데이터, 서비스가 연결된 솔루션이 기반이 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나타날 것이다. 현재 에너지 시장에서도 이와 관련된 모습들이 점차 나타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인프라 구축이 향후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혁신의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국내 에너지 산업에서 10년 가까이 있으며 느낀 점은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기업도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협회 내에는 이런 기업을 배제하고 '정제'된 기업을 모을 것이다. 투자업계나 대기업이 관련 기업을 찾을 때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기업들이 모인 협회, 우선으로 찾는 협회를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업계 관계자분들과 전기신문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최근 에너지산업의 변화와 위기는 기존에 잘하지 못했던 것도 다시 뒤집을 기회다. 우리가 잘하는 K-CULTURE, K-POP 이후 지금은 'K-ENERGY'를 플랫폼화해 패키지까지 만들 수 있다. 협회는 설립 취지에 따라 외부 인프라를 만들고 컨소시엄 구성도 쉽게 돕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다. 잘하는 것은 칭찬해주시고 잘못된 부분은 꾸짖으면서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 He is...

▲부산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사, 석사/박사 수료 ▲위즈네트 부사장(1998~2005년) ▲일진전기 전략기획실 차장(2005~2009년) ▲Wiznet Technology(미국) CEO(2009~2013년) ▲그리드위즈 대표이사(201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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