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즉 소형모듈형원자로 개발의 역사는 20년도 더 되었지만 지난해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적으로 70여개의 SMR 모델이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원자력을 배제하고 2050 탄소중립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나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 아직 부족하고 독자적인 안정성은 필요에 더욱 미치지 못한다.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여전하고 출력조절이 어려운 대형원전 대신 한층 안전성이 높은 SMR을 재생에너지와 함께 미래의 주된 전력 원으로 삼으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상업화에 가장 가까이 와 있다고 하는 뉴스케일(NuScale)사의 SMR 설계 설명서에 따르면 SMR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유(Inherent) 안전성을 가진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포함 원자력 증기발생기 모듈 전체가 압력용기 속에 내장되어있다. 압력용기는 다시 수조 속에 설치된다. SMR은 피동 정지형이므로 외부에서 전원이 공급되지 않더라도 자동정지 및 잔열제거가 가능하다. 원자로 사고 시에는 수조속의 물로 30일간 잔열제거가 가능하고 30일 후에는 공기냉각으로도 충분히 연료봉의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출력조절의 용이성이다. 전력수요는 매 일, 매 시, 매 분, 매 초 변동하므로 발전량도 그에 따라 변동하여야 한다. 저장이 불가능한 교류전력의 특성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방법은 원자력과 화력발전소처럼 용량이 크고 기동정지 및 출력조절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발전소는 기저부하용으로 최대출력 운전을 하고 가스발전이나 수력발전소의 발전출력을 조절하므로 써 수요와 공급을 맞추고 있다. 이처럼 부하 증감에 따라 출력을 조절하면서 운전하는 방식을 부하추종(Load Following) 운전이라고 한다. 

부하추종 운전은 경우에 따라 수 초 이내에 반응이 필요한 자동주파수제어(AFC)와 수 분 이내 반응이 필요한 자동출력제어(AGC)가 있다.  그 밖의 기저부하운전 발전소는 필요시 유연운전을 하게 되는데 통상 정격 발전량의 50~100% 사에서 조절이 가능하며 분당 허용 제어량(Ramp Rate)이 정해져 있다. 부하조절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이다.  SMR의 경우는 증기 바이패스와 연료봉 제어 방식으로 부하추종 운전이 가능하고, 가동 원자로 모듈수를 조절하므로 써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발전설비의 출력조절 특히 부하추종 운전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전력계통에서 원천적으로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증가하게 되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외의 발전설비가 현재에 비해 훨씬 더 유연하게 출력을 조절하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기동정지가 신속한 가스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보듯 에너지 수급불안이 경제 불안 나아가 안보 불안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증가에 대한 보완과 탄소 저감이 동시 가능한 SMR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더욱 유용할 것이다.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장중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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