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트리소 장착, 부지 대폭 축소…도심형 분산전원 ‘활약’ 모색
현대엔지니어링·원자력硏, USNC와 캐나다 실증 후 국내 예타사업 참여

미국 SMR 스타트업 USNC가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at Urbana–Champaign)에 건설을 추진하는 MMR 실험로 상상도.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USNC의 캐나다 초크리버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출처=USNC 트위터
미국 SMR 스타트업 USNC가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at Urbana–Champaign)에 건설을 추진하는 MMR 실험로 상상도.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USNC의 캐나다 초크리버 실증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출처=USNC 트위터

미국 SMR 스타트업 USNC(Ultra Safe Nuclear Corporation)의 초소형원자로(MMR) 사업에 우리 기업이 일부 참여 중인 가운데 현지 대학 캠퍼스에 실험로 건설을 별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USNC의 MMR은 원전의 상징인 격납건물마저 필요 없을 정도로 대폭 강화된 안전성을 앞세우고 있어 향후 도심형 분산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USNC와 함께 2025년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올해 캐나다 토론토 인근 초크리버(Chalk River) 원자력연구소 부지에 5MWe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한다.

이는 최근 유럽연합(EU)이 권장한 4세대 원자로에 해당하는 고온가스로(HTGR; High Temperature Gas-cooled Reactor) 기반의 MMR 초도호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현재 캐나다 원자력안전위원회(CNSC)의 사전인허가검토(VDR) 2단계가 진행 중에 있다.

USNC의 고온가스로 MMR은 특수 세라믹 재질로 우라늄을 감싼 분필 크기의 핵연료인 트리소를 장착해 핵연료 용융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원천 배제했다. 또 기존 원자로보다 고온(750도 이상)의 증기를 생산할 수 있어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공정열 공급과 수소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USNC가 개발한 트리소는 최근 EU가 권장한 사고저항성 핵연료 개념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덕택에 USNC는 격납건물조차 필요 없는 획기적인 원자로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원자로는 격납용기와 내부철판이 접착된 철근콘크리트 격납건물에 둘러싸여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USNC는 섭씨 1800도를 견딜 수 있는 세라믹 코팅 핵연료를 장착했기 때문에 기존과는 달리 격납건물이 필요하지 않아 건설 부지를 대폭 축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USNC는 현재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내에 MMR 실험로 건설을 추진 중인데, 향후 MMR이 도심형 분산전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USNC의 파트너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현재 예타 조사 신청을 앞둔 '원자력 활용 그린수소 생산·실증단지' 조성 사업에도 참여 중인데, 결과에 따라 고온가스로를 활용한 수소 생산의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MR 솔루션은 고온가스로와 사고저항성 핵연료의 결합을 통해 지금까지 논의의 지평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며 "도심 속 분산전원은 물론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자가소비용으로 구축된 노후 석탄발전기, 수소생산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원전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했다면 SMR은 '수량의 경제'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5~10MW급 설비로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대규모의 수요처 확보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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