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부품업체에 오랫동안 종사해오면서 느낀 업계의 문제점을 몇 가지 지적하고 싶다.
우선 많은 시간과 자금, 노력을 투자해 어려운 공인 시험을 통과한 제품을 여전히 외면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 같다.
단순히 60~70년대의 국산화 제품을 연상해 외국 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은 국산화 기업들의 의욕을 꺾고 있다.
또 현재 사용하는 외국 제품이 가격은 비싸지만 앞선 선임자들이 선택한 제품이고 설사 품질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안일한 인식이 국산화 제품의 채택을 더디게 만들게 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원가 현실화 문제는 가장 큰 골칫거리다. 
제작설비, 금형, 각종 취공구, 외부 기술 습득을 위한 용역비, 경비, 인건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지 않고 단순히 투입된 원재료비만 감안한 가격 결정은 기술개발 업체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하나의 제품을 개발해도 곧바로 복제품이 나오는 게 중소업계의 엄연한 현실이다.
이미 국내 업체가 개발하거나 국산화로 대체할 수 있는 고가의 외국 제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끊임없이 원청업체에서 원가절감을 요구하는 것은 열악한 중소기업의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심지어 자재비 이하로 납품되고 있는 제품도 수두룩한 실정이다.
변압기의 전력 품질이 우리나라의 산업계 및 일반 소비자에게 미치는 여파는 첫째도 품질이요 둘째도 품질이라는 것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제품의 품질은 원가현실화와 동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끊임없는 기술 투자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려면 원청업체의 무조건적인 가격인하 요구는 자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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