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차전지 등 국가 성장 동력이 될 첨단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첨단공장이 적기에 가동되어야 하는데, 적기 가동의 핵심역할을 하는  전력계통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동안 전력계통은 계획을 수립하고 건설 운영을 한전이 전담하면서 다소 관심밖에 있었다. 그러다 2012년 밀양 송전탑 문제가 본격화 되면서 전력계통은 민원, 수용성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전력산업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전력계통 사업은 당초 계획대비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애물단지 사업처럼 여겨졌다. 

번듯한 공장은 있는데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가 없는 꼴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지만, 모든 사업은 전담 기관인 한전에 던져 졌다. 

설상가상으로 전력계통 문제가 주민 수용성을 최우선에 두다 보니 일부 지역의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까지 전력계통 문제를 이용하며 이를 정치화 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전력계통은 전력에너지산업 분야 전체 사업 수위 중 가장 우선 순위사업으로 떠올랐다. 아무리 좋은 친환경 전기가 있어도 이제는 전력계통 연결이 안돼 전기 생산을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도권은 전력계통의 수용용량이 꽉 차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정도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RE100으로 맞붙었다. 하지만 여야가 냉정히 들여다보면 RE100의 문제 이전에 전력계통이 안되면 재생에너지도 무용지물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10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36년 까지 56조 5000억원의 계통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제 심각성을 인식한 것이다. 

전력계통 혁신대책의 핵심은 동서를 가로지르는 가로축 전력고속도로인 ‘동해안-수도권 HVDC’, 남북을 잇는 세로축 해저 전력고속도로인 ‘서해안 HVDC’ 건설이다. 

호남의 원전·재생에너지 발전력을 해저를 통해 수도권에 공급하는 서해안 HVDC를 2036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서해안 HVDC는 신해남∼태안∼서인천을 거치는 구간이 430㎞, 새만금∼태안∼영흥 구간이 190㎞에 이른다. 총비용은 7조90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전문가들은 더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계통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될 것이다. 시간을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사회적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만큼, 신속하게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설인력, 비용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부족한 계통을 확대 하는데 발목을 잡을 까 우려가 된다. 관련 산업도 당분간 호황을 맞을 수 있지만, 준비된 기업에 한해 제한된 호황이 될 것이다. 아직 미완성인 HVDC 변환 기술 등 기술 국산화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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