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선도‧신흥강자 급부상...폭발적 성장 사이클 주목
수출 퍼포먼스 성과로 직결, 매출 ‘1000억’ 클럽 증가
북미 시장 넘어 제2, 3의 신흥 시장 준비도 시작돼

제공=전기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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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주도하던 변압기 수출 시장에서 중소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업계 랭킹도 대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5~6년전만 해도 내수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던 곳이 변압기 업계를 대표했다면, 이제는 수출 시장과 규모에 따라 매출 사이즈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선도기업들의 이름이 뒤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내수 강자로 평가받던 곳들이 수출 신흥강자에게 선두권을 내주는 경향은 글로벌 변압기 시장이 확대될 수록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2022년 실적 기준으로 산일전기가 중소 변압기 기업 중 유일하게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3월말 감사보고서 제출이후 최소 3~4개 기업이 1000억원 클럽에 추가로 포함될 전망이다.   

지난 10년 간 변압기 산업은 미국의 반덤핑 관세 이후 전형적인 사양산업의 모습을 보였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미국의 변압기 수입이 증가하고 한국의 변압기 수출 또한 상승함에 따라 업황이 폭발적인 상승 사이클로 전환돼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변압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신재생 에너지 설비 수요 증가와 노후 그리드 교체 등의 이유로 미국 유틸리티 기업의 송배전망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변압기 시장 판도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뛰어든 업체들은 역대급 매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단순 희망사항에만 그쳤던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중소 변압기 수출업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수출에 올인하거나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업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전기조합에 등록된 74개 변압기 업체 중 적어도 30개 사 이상이 북미 시장 수주를 했거나, 간접적으로 수주 실적을 쌓았거나,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의 40%가 넘는 비중으로, 북미 진출은 업계 초미의 관심사이자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전기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30개 내외의 회원사가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미국 수출 호황으로 국내 중전기기 3사가 최대 매출을 쏟아내고 있어 당분간은 증가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수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강자들의 등장과 매출 확대도 상당하다. 중소 변압기 업체 두톱은 단연 ‘산일전기’와 ‘제룡전기’다. 두 기업 모두 짧은 기간 내에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북미 수출 선두주자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일전기(대표 박동석)는 지난 2021년 매출 648억원 규모에서 2022년 매출 1183억원으로 업계 톱을 기록했으며,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 코스피 상장까지 목표하고 있다.

제룡전기(대표 박종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2022년 매출이 직전년도 대비 약 76.4% 증가한 약 860억원을 기록해 업계 2위에 올라섰고, 특히 2023년 매출은 1839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에 1000억원 가까이 매출이 올랐다. 제룡전기의 지난해 수출 총액은 1501억원 규모로 직전년도 수출 총액인 479억원의 3배 이상이다.

KP일렉트릭(대표 김호철) 역시 매출 1000억 기업에 입성했다. 지난해 매출은 1001억원으로, 2022년 매출 728억원과 비교하면 280억원 가량 급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수출제비용이 지난해 22억원으로, 2022년 5억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수출제비용은 회사 상품, 제품 등을 수출하는 경우에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의미하는데 그만큼 해외 수주가 늘어났다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불과 1년 사이에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이룬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아직 감사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 의견을 종합해보면 엘파워텍 역시 북미 지역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지난해 매출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매출 1000억 업체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파워텍(대표 최성규)은 지난 2021년 미국 LA수전력청(LADWP)과 패드변압기 수주계약을 맺으며 북미 시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현재 수출액 비중은 전체 수주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2022년 344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2023년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진종합전기(대표 김정환)는 2022년 300만불 수출탑에 이어 지난해 1000만불 수출탑을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2022년 오하이오주 전력청과 오클라호마주 전력청 등 미 전력청 2곳에 아몰퍼스 주상변압기를 수주하며 2025년 납품 계약까지 마무리했고, 이후 추가적으로 3개 전력청과 계약에 나서는 등 최소 5곳 이상의 미 전력청과 계약하며 수주 잔고를 높여가고 있다.

북미 특수로 빠르게 성장 중인 신흥강자들의 등장도 주목된다.

극동중전기(대표 박병길)는 2022년부터 미 변압기 시장에 뛰어들어 올해 미국 수출 계약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올해 300만불 수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극동중전기는 북미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중동 등 수출선을 다양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동미전기공업(대표 한상욱)도 다수 미 전력청과 수주를 성사시켜 매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도 파워맥스(대표 장세창·장동진), 조일성업전기(대표 김동섭·신승자), KOC전기(대표 김호량) 등도 북미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앞으로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며, 특히 미국은 보수적인 시장으로 쉽게 업체를 바꾸지 않아 시장 선점에 더욱 더 업체들이 열을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변압기 업체들은 호황기를 맞은 북미 수출을 시작으로 제2, 3의 해외 시장 물색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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