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가스 화력발전소 신설 계획에...환경단체 “화석연료 더 의존하게 될 것” 비판

영국 리시 수낵 총리./제공=AFP 연합뉴스
영국 리시 수낵 총리./제공=AFP 연합뉴스

연료 가격 상승과 따뜻한 겨울 영향으로 영국의 탄소 배출 수준이 1879년 정도로 떨어졌다.

일간 더타임스는 12일 “기후변화 분석 웹사이트 카본 릴리프가 영국 정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3억8300만t 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로, 전년보다 5.7%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는 전 세계 탄소 배출이 1.1% 증가한 것과 대비한다.

영국에서는 그동안 대파업이 벌어진 1926년의 3억4500만t 배출량을 제외하고는 빅토리아시대(1837∼1901년) 이후 탄소 배출량이 4억t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다만, 탄소 배출 감소는 정부의 환경 정책보다는 온화한 겨울 날씨와 높은 가스 가격, 프랑스에서 생산된 전기 수입 증가로 가스 수요가 11%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이먼 에번스 카본 릴리프 선임정책에디터는 “지난해 배출 감소는 정책보다는 주로 환경의 영향이었다”며 배출 감소분의 2/3는 가스 수요 하락 때문이라고 전했다.

석탄 사용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에서는 12년 전 전기 생산량의 40%를 차지했던 석탄 화력발전소가 1곳을 제외하고 모두 폐쇄됐다. 노팅엄셔에 있는 마지막 석탄 화력발전소도 올해 9월 문을 닫는다.

다만 영국 정부는 가스 화력발전소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서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에서 태양광·풍력 발전을 보충할 가스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햇빛이 나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불을 켜고 에너지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 에너지 불안을 향해 “독재자의 변덕에 에너지 공급을 의존하는 국가는 진정으로 안전할 수 없다”면서 “(가스 발전은) 에너지 안보를 보호할 보험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2050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정부 계획으로 영국은 청구서에 찍히는 요금과 지구 온도를 높이 올려놓은 화석연료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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