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전과 부산시의 공통점은 소통부재”

중국은 최근 원자력발전소를 가장 많이 짓는 나라다. 그래서 원전 건설에 관해서는 많은 경험을 가졌고, 기술 수준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다.

한국에서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원전 대부분은 가압경수로형이라는 3세대 원전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중국은 이미 4세대 원전인 초고온가스로형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최신 기술을 사용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중국이 한국보다 원전 건설에서는 앞서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체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를 위해 한국, 미국, 프랑스 등이 경쟁하지만 여기에 중국은 못 들어간다.

이유는 단순하다. 중국 원전의 안전성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였던 체코, 폴란드마저 중국 원전을 회피하는 이유는 중국이라는 국가가 비밀이 많고 내부 공개를 꺼리고 투명하지 않아서다. 중국 원전에서 후쿠시마와 같은 대형 폭발사고는 없었고 여러 가지 고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은 정전과 같은 사소한 고장이라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통보되고 원안위는 조사에 착수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전 국민에게 알린다.

최근 새울 원전 인근 서생면 주민들이 원전 유치를 희망하고 과반수가 넘는 지지 서명을 받아 화제다. 서생면 주민 대표는 새울본부에서 사소한 고장도 알려주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원전을 믿고 유치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전기가 중요하지만, 전력생산을 위해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어느 나라든지 원전을 꺼리는 이유는 두 가지 문제뿐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와 위험성 때문이다. 원전 지지자들은 원전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자보다 훨씬 적다며 원전의 안전성을 주장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안심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이 객관적이라면 안심은 주관적인 개념이다.

모든 걱정을 떨쳐 버리고 마음을 편히 가진다는 것이 안심의 사전적 의미다. 비밀이 없어야 안심할 수 있다. 소통하지 않고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온갖 소문이 난무하게 되고 안심할 수 없다.

최근 부산시는 원전 소재 광역시도행정협의회와 원전해체산업육성위원회를 개최했다. 두 번 모두 언론의 취재를 막았다. 부산시가 비공개를 고집한 이유는 실무회의라는 것과 위원회가 열렸던 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이 건설 중이라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공무원적 마인드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가스복합발전이 중점산업이었던 경남의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원자력이 추가됐다. 부산이 이미 3년 전에 원자력 및 원전해체를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경남이 원자력을 추가한 것이다. 중점산업 내용이 변경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원전업계 종사자는 원전이 있는 부산이 경남에 뒤통수를 맞았는데도 이에 대해 해명을 하는 공무원은 한 명도 없고 부산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다른 지역으로 기업을 옮기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중국 원전과 부산시 원자력안전과의 공통점은 소통 부재다. 그리고 원자력은 일반 행정업무가 아니다, 신뢰를 넘어 안심이라는 최고 수준의 심리적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시민들은 과학적 근거없는 선동에 흔들리지 않는다. 부산시가 그런 토대를 확실히 구축해야만 지역의 원전업계가 성장할 수 있다.

위 사람 눈치보기에 급급한 행정은 시민을 불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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