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준 공학박사 서일대학교 디지털트윈엘리베이터학과 교수

최근 우리는 다양한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또 체험하고 있다. 문명의 이기란 뜻은 사전적 의미로 '현대 기술문명에 의하여 만들어진 편리한 생활 수단이나 기구'로 표현된다. 그 중 승강기는 현대인의 삶의 한 부분과 같은 공생관계의 생활 수단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수직 수평 교통수단이다. 정해진 구간을 이동하며, 목표지점을 선정하면 목표지점까지의 운행과 문의 열림과 닫힘 등 모든 것이 자동화된 교통수단이다.

최근 일사 전용(한회사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건물) 건물에서는 승강기 이용자의 정보를 스캔해서 승강장에 서 있기만 하더라도 승강기가 알아서 그 승객이 일하는 곳으로 안내하는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이 발전하면 할수록 우리는 아주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또 하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안전이다.

승강기가 사람을 태우고 움직이기 전에 문 사이에 사람이나 물체가 끼어 있을 경우에 그것이 해소될 때까지 승강기는 움직이지 않는다. 또한, 승강기는 만일의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도 매우 잘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안전관리를 매월 하도록 하는 법률 규정도 잘 갖추어져 있다. 그럼에도 승강기에 승객이 갇히는 경우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발생하고 있다. 유형의 분류는 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안전장치의 오작동과 신호의 에러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고, 사용자의 과실도 존재 한다.

기술은 점차 발전해서 정전 시 바로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승객을 안전하게 내리게 한 후 전원이 차단되도록 하는 기술도 안전기준에 포함되었다. 정전 시 자동착상장치는 배터리 효율 등 개선이 필요한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하지만 긍정적인 시도라고 사료 된다. 더 나아가 안전장치들과 시스템의 세밀한 검토를 통해 일정한 상황 발생 시 즉시 멈추도록 하는 기능을 승객이 갇히는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하는 노력을 좀 더 해야 할 것으로 사료 된다.

자동화 생산라인에서는 순간 정전 등으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막대한 손실이 초래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정전됐다가 다시 사는 전기적 사고는 바이패스 시키는 순간정전방지장치를 사용한다. 이처럼 시스템 에러 등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좀 더 상황에 대한 인식을 면밀히 하여 승객의 갇힘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 나와주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원격 점검 등 스마트 모니터링이 이미 도입되고 있는 만큼 승객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승강기의 운행 상태를 최적으로 만드는 AI 기술도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에는 사용자 관점에서 보자. 승강기를 타고 내리는 곳을 승강장이라고 보통 표현한다.

승강장에 설치되어 있는 승강기의 도어는 대부분 스테인레스 재질로 구성된다. 물리적인 충돌을 가하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문에 기대어 서지 말고 무리한 탑승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리적인 측면에서도 규정에 잘 따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며, 가급적 승강기의 모든 기능이 살아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간혹 절전 등의 이유로 닫힘 버튼의 기능을 해제한다든가 하는 것 등은 지양해야 한다. 승객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양보는 카에 먼저 탑승한 승객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과장된 예를 들어보자. 늦은 저녁 집으로 귀가 하던 사람이 괴한에 쫓기고 있었다고 생각해 보자. 집에 거의다 와서 승강기에 안전하게 탔는데 짧은 순간이지만 승강기의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승객은 어떤 상황에 처할까 상상해 보자.

그리고 승강장 호출 버튼에 대한 부분도 카 내 승객의 호출에 우선 반응하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효율적 운행은 승객의 안전과 먼저 탑승한 승객의 이익이 존중되는 방식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구조에서 뒤따라오는 승객의 탑승 여부는 효율성의 메커니즘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탑승한 승객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료 된다. 승강기 안은 다소 비좁다. 그러므로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순간적으로 좁은 공간을 공유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문명의 이기다. 그러므로 이곳에서는 상호 간 예의가 매우 필요한 곳이다. 큰소리의 통화나 대화, 무리한 탑승으로 인한 신체 접촉, 위협적인 행동 등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반려동물과의 동반 탑승은 다른 승객과의 탑승을 지양하거나 양해를 구하면 좋겠다.

에스컬레이터의 탑승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의 스텝은 보통 두 사람이 나란히 설 수 있는 구조이거나 한 사람이 설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어떤 경우에도 움직이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말아야 한다. 에스컬레이터의 스텝들은 체인으로 연결되어 구동되는 구조이다. 충격을 주어서 좋을 일이 없다. 물론 승객이 서 있기에 충분한 강도와 안전율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지속적인 충격을 가하는 일은 좋지 않다.

전철 역사 등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 탑승문화는 오른쪽은 서 있고 왼쪽은 걷고 있는 모습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에스컬레이터의 속도가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고,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자 움직이는 계단을 탔으면 안전하게 핸드레일을 잡고 서서 문명의 이기를 누리자. 이것이 안전한 탑승 요령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빨리 하고자 하는 급한 성정은 한 때 냄비근성 등으로 표현되며 비난받기도 했지만, 지금의 우리를 만든 성정이기도 하다. 그런 마음을 비판하거나 제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누릴 것은 그것의 기능에 맞게 제대로 안전하게 누리자. 이제 또 아름다운 결실의 계절이다. 우리가 만든 결실 들의 기능을 살려주고 제대로 누리자. 그래야 우린 또 한 발 앞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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