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첫 교육원...고충 처리, 법률상담, 취업 알선까지 전기인들의 플랫폼 역할 기대

부산 지하철 1호선 남산역 1번 출구로 나오니 한국전기기술인협회 영남교육원이 눈앞에 들어온다. 부산 사람이 아니더라도 교육원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일은 없을 위치다. 시외버스, 고속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노포동 종합터미널이 지하철로 불과 두 정거장에 불과한 곳이다.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고 단언할 만하다.

이날 한국전기기술인협회 김선복 회장을 대신해 박정철 부산광역시회장<사진>과 대담의 자리를 마련했다. 박 시회장은 교육원 설립 때 가장 고심했던 것이 위치였다고.

부산 회원만 생각하면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서면을 선택해야 하지만 대구, 울산, 경남, 경북 회원을 고려하면 최고의 접근성을 가진 이곳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는 것이 박 시회장의 설명이다. 65억원의 건립비용 중 절반인 30억원이 땅값이다.

영남교육원의 위치를 절대적으로 조건으로 삼은 배경은 영남 지역의 회원들이 경기도 안양에 있는 중앙교육관을 이용하기 힘든 이유로 먼 거리를 꼽았기 때문이다.

◆부산사무국, 서울 중앙회 제외    지역 유일 경력수첩 발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도 발전기를 만져보지 못한 전기인들이 많습니다. 돌려봐야 하는데 안 돌려보고 어떻게 압니까? 영남에서 이론교육은 몰라도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갖추고 체계적인 실습 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은 여기 영남교육원뿐입니다."

대학 및 전기 학원을 통해 자격증은 취득했지만 현장경험이 부족한 전기인들은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사용 가능한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 지방에서는 제대로 된 장비와 가르쳐 줄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수들을 찾기 힘들었다,

운이 좋아 회사 내에 실무에 밝은 선배가 있다면 사정이 다르지만, 자격증을 가지고 경력사원으로 들어갔더라도 수업시간에 배우지 못한 문제에 부딪히면 속시원하게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다들 알다시피, 대학은 학생들 교육과 아카데믹한 학문에 집중하고 전기학원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곳이다.

그렇다보니, 정작 자격증을 취득한 전기기술인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실무 교육을 배울 곳이 없다.

영남지역의 전기인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경기도 안양에 있는 중앙교육관까지 가야 했던 이유다. 숙박 등 시간과 비용이 상당한 부담일 수 밖에.

이같은 영남지역의 전기인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영남교육원은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에 387㎡ 규모의 부지에 연면적 1,273㎡ 지하1층 지상 5층의 건물로 지난해 9월 착공했으며 8월 26일 준공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첫 교육원이다.

교육원은 영남지역에서 자격증을 취득했으나 현장경험이 부족한 전기인들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교수들로부터 최신 장비를 가지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8월 29일부터 3일간 '전기안전관리자의 직무에 관한 고시를 위한 효율적인 안전관리 업무 수행방법'을 시작으로 9월부터 '전기설비 감리 현장 실무', '자가용설비운전 및 유지관리', 'KEC에 의한 감전 및 과전류보호적용방법' 등 다양한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1층과 2층은 강의실, 3층은 휴게실 4층은 수‧배전반 및 계측장비 실습실 5층은 기술인협회 부산사무실로 이루어져 있다.

중앙교육관과 비교해 교육원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인협회 부산시회 사무국이 있다는 것이다. 교육을 받으러 온 전기인들이 쉬는 시간에 5층에 와서 궁금한 것도 문의하고 민원도 해소하고 간다.

부산사무국은 서울 중앙회를 제외하면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경력수첩 발급이 가능한 곳이다.

그래서 영남교육원은 단순히 교육만 하는 곳이 아니라 영남지역 전기기술인들의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철 시회장 역시 "회원들에게 법무법인과 MOU를 통해 회원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과 회원들을 연결하는 취업센터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남교육원에는 다양한 회의 시설이 갖추어 져 있어 협회 산하의 전기설계・감리, 안전대행, 상주대행 협의회 회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한 법정의무교육 외에도 다양한 교양교육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수요는 제도개선에 따라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현행 2,000kW 이상 고전압 대용량 전기설비의 안전관리자 선임기준을 현행 기사 2년 전기산업기사 4년의 경력에서 1년 6개월, 3년 6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단, 조건이 있다. 교육원에서 집중교육을 받아야 한다. 단 몇 주간의 교육으로 6개월의 실무경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정부에서도 교육원의 집중교육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교육원의 교수들은 기술사 자격 및 박사학위를 보유했으며 많은 현장경험을 가지고 있다. 회원들은 교육을 통해 교수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자산이라는 평가다.

박정철 시회장은 "지금은 강사진을 수도권에 의존하나 앞으로는 지역의 우수 강사진도 발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끼리끼리만 아는 지역의 숨은 실력자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기를 기대해본다.

◆고충 처리, 법률상담, 취업 알선까지 전기인들의 플랫폼 역할 기대

부산시회는 깨끗하고 깔끔한 영남교육원의 이미지를 살려 여성들의 전기업계 진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박정철 시회장은 "자격증만 취득하고 현장경험이 없는 여성 기술자들이 많은데 교육원에서는 여성 기술자들을 위한 맞춤형 등도 교육원에서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지역에서는 양질의 현장교육이 제공되는 것에 큰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부산의 한 전기인은 "화재 사고의 대부분은 전기가 원인이며 현장에서 전기기만 잘 관리되면 화재가 대폭 감소한다"며 "수준높은 실무 교육을 통해 좋은 품질의 전기를 공급하고 국민들이 안전한 삶을 영위하는데 영남교육원이 한 몫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정철 시회장은 "전국에 전기인이 100만이라고 하며 많은 전기인들이 교육에 참여하고 지리적 이점을 살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 회원중심의 플랫폼 역할을 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상발전기 실습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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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전반 실습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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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계측장비 실습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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