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극사실적 특징으로 MZ 세대 공략
넷마블·스마일게이트·넵튠 등 디지털 휴먼 활동 활발
엔씨소프트도 자사 핵심 기반 기술로 디지털 휴먼 낙점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애나.
크래프톤 버추얼 휴먼 애나.

국내 게임사들이 메타버스 시장이 확장함에 따라 가상인간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이른바 '디지털 휴먼'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디지털 세상에서의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 잠재력과 함께 디지털 휴먼 사업에 대한 뚜렷한 성과 지표가 확인되면서 향후 게임사들의 디지털 휴먼 투자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실제 사람과 같이 리얼한 모습의 버추얼 휴먼으로 Z세대 공략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버추얼 휴먼 '애나(ANA)' 첫번째 티저 이미지를 13일 공개했다. 특히 실제 사람과 흡사할 정도의 비주얼로 Z세대 공략에 나설지 눈길을 끌고 있다.

애나는 크래프톤이 지난 2월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이후 최초로 공개한 버추얼 휴먼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줄 수 있는 버추얼 휴먼'을 연구했다"며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버추얼 휴먼 애나를 선보였다.

애나는 언리얼 엔진 기반 하이퍼리얼리즘 제작 기술로 피부의 솜털과 잔머리까지 극사실적으로 표현돼 있다는 것이 기존 버추얼 휴먼과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크래프톤에 따르면 애나는 최고 수준의 페이스 리깅(Face Rigging) 기술로 동공의 움직임, 미세한 얼굴 근육 및 주름까지 섬세하게 표현하고, 신체 전체에도 리깅을 적용해 자연스러운 관절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고도화된 음성 합성(Voice Synthesis) 등의 딥러닝 기술을 더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노래할 수 있는 고유의 목소리(AI Voice)도 입혔다는 게 크래프톤의 설명이다.

애나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이미지와 영상, 세계관 등 상세한 정보는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신석진 크래프톤 크리에이티브 본부장은 "애나는 향후 오리지널 음원 발매를 시작으로 엔터테인먼트, 이스포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플루언서로서 활동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디지털휴먼 리나 나일론 화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디지털휴먼 리나 나일론 화보.

넷마블은 뚜렷한 성과를 통해 디지털 휴먼 주가를 올리고 있다.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디지털 휴먼 '리나'가 패션잡지 나일론(NYLON) 코리아의 디지털 화보 모델로 발탁된 것.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로, 가상현실(VR)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를 하고 있다.

리나는 성격과 재능, 다양한 내러티브를 가진 복합적인 인격체를 지향하는 디지털 휴먼이다. 현재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지난 3월에는 연예기획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리나는 이번 디지털 화보를 기점으로 다양한 대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리나의 화보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버추얼 드림 걸(Dream Girl)이 콘셉트로, 리나의 짧은 인터뷰와 함께 나일론 코리아 인스타그램에 게재됐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4월에는 현대차 그룹 '제로원 2호 펀드'로부터 투자받아 리나를 연계한 다양한 협업도 약속한 바 있다. 이외에도 리나는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에 캐릭터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대표 김성수, 이진수)에서 선보일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넵튠 자회사 온마인드 디지털 휴먼 수아.
넵튠 자회사 온마인드 디지털 휴먼 수아.

넵튠 디지털 휴먼 '수아'도 광고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아는 넵튠이 지난 2020년 인수한 온마인드가 개발한 디지털 휴먼이다. 온마인드가 수아를 통해 구현한 기술의 핵심은 명령을 내리면 실시간으로 동작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센서가 달린 옷을 입은 모델이 움직이면 동일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수아는 버추얼 인플로언서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글로벌 식음료 브랜드 '던킨'을 비롯해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와 손잡고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버추얼 아티스트 YuA(한유아)도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와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기업 자이언트스텝이 함께 제작한 버추얼 아티스트 한유아는 지난 2월 YG케이플러스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디지털 휴먼 한유아.
스마일게이트 디지털 휴먼 한유아.

지난 5월에는 신곡 'I Like That' 뮤직비디오 풀버전이 공개된 후 닷새 만에 유튜브 조회수 600만회를 돌파했다.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브라질,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디지털 휴먼 기술을 미래 중요한 기반 기술로 점찍었다.

지난 4월 이제희 CRO(Chief Research Officer, 최고연구책임자)를 신규 영입한 것도 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제희 CRO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2019년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근골격계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제희 CRO는 "지난 몇 년 사이에 디지털 휴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컴포넌트들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딥러닝 기술이 가져온 영향 덕분이다. 이제는 '나'와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씨가 만들어 갈 디지털 휴먼에 대해 "디지털 휴먼 기술 자체가 엔씨 안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의 역량이 뛰어날수록 전체적 퀄리티가 높아지고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과 노력이 적어질 것이다. 이는 게임 안의 캐릭터와 게임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라며 "한마디로 고도화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곧 엔씨에서 만드는 모든 서비스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비용과 노력은 절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 휴먼 기술은 엔씨의 미래 비전이자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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