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는 채굴하는 영토가 필요 없는 친환경 에너지
세계 최초로 물로 가는 보트 개발
물에서 전기를 만드는 통합시스탬 워터스테이션이 주력 제품

권순철 대표가 워터스테이션 모형 옆에서 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권순철 대표가 워터스테이션 모형 옆에서 물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수소는 영토가 필요 없는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수소생산은 석유, 석탄, 우라늄과 같은 채굴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필요합니다."

부산대 교수연구실에서 만난 권순철 케이워터크레프트 대표는 교수라기보다는 사업가라는 인상을 줬다.

본인 역시 대기업에서 연구원 생활도 했고, 현재 교수 신분이지만 기업 경영이 적성에 맞는다고 했다.

대기업 연구원은 하고 싶은 연구를 하지 못했다. 대학교로 오니 학교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사업은 위험부담은 있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고 본인이 직접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한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권 대표는 "순수학문으로 노벨상 받는 것보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실용화에 성공해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공대 교수의 책무"라고 말했다.

권 대표가 사업에 눈을 뜬 것은 미국 유학 생활에서 생활고 때문이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로는 미국에서 가족들 생계가 어려웠다. 친하게 지내던 교포의 권유로 벼룩시장에서 중남미인들과 흑인 등을 상대로 모자와 티셔츠를 팔았다.

어느 날 손님 중 한 명이었던 멕시칸 청년이 찢어진 모자를 가져와서는 맘에 안 든다며 교환을 요구했다. 분명히 소비자 과실이지만 교환해 줬다. 다음날 그 멕시칸은 친구 10명을 데리고 와서 모자를 사 갔다.

권 대표는 이때의 경험으로 "사업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회고했다. 이날 이후 사소한 손해에 연연하지 않았다. 장사하는 동안 도둑이 모자를 훔쳐 가도 잡지 않았다. 리먼브러더스로 인한 금융위기 오기 전까지 2년 동안 모자를 팔았다.

권 대표는 "나를 키운 건 8할이 모자였다"라며 "모자 판매의 경험이 없었다면 물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워터스테이션 사업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물을 연료로 하는 배 '워터보트'를 개발, 낙동강에 띄우고 20여 분 이상 운항해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사람들은 생수 500mL로 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꿈의 보트'라고 불렸다. 구동 원리를 보면 물을 수소로 분해하고 다시 합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이용한다.

부산대학교는 권 대표에게 회사 설립을 권유했다.

권 대표는 워터보트를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 비유했다.

권 대표는 "사람들은 라이트 형제에 대해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고 1903년 역사적인 첫 비행 때 겨우 12초, 36.5m 날랐지만. 첫 비행 이후 유체역학자들은 이 비행체가 어떻게 날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비행기의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라며 "워터보트의 첫 운항 이후 물에서 전기로 전환하는 워터스테이션 연구가 본격화됐다"라고 말했다.

동생은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권 대표를 돕고 있다. 권 대표는 "비행기에 라이트 형제가 있다면 수소에는 '권 브라더스'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수소 산업에 뛰어든 계기는.

"미국 조지아 공대에서 환경소재 개발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로 그린 수소 활성화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삼성종합기술원 에너지 랩에서 연료전지 배터리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했고 2015년 부산대에 온 이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나 수소 에너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아직은 수소 산업의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지만 미세한 변화는 추후 급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 수소 에너지 시대는 산업혁명을 이끈 화석연료보다 더 긴 에너지 역사를 기록할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로 제자들을 키우면서 케이워터크레프트를 경영하고 있다. 교수와 사업가 중 어느 것이 마음에 드는지.

"대학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치는 일은 보람된 일이다. 학생들과 연구를 진행하며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내면서 희열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론과 실험을 기반으로 연구하던 분야가 실제 제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보고 싶었다. 안정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유롭게 도전해 보고 싶었다. 기업은 생산 활동의 단위이자 경제 주체다. 이러한 기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기발한 아이디어와 동시에 인재가 갖춰져야 한다. 지금 사업가로서 뜻이 맞는 팀원들과 함께 수소 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주어진 순간이 가치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준비 중이다. 머릿속의 그림을 행동으로 옮기며 삶을 즐기면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다."

▶케이워터크레프트의 설립 계기, 경영철학 및 지금까지의 성과는.

"케이워터크레프트의 목표는 수소를 이용해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고 청정에너지 시대를 실현시키는 것이다. 이에 지금까지 워터스테이션, 워터보트, 워터에어를 개발했다. 수소생산 및 연료전지 통합시스템을 통해 태양열과 물만 있으면 에너지를 생산 저장하는 워터스테이션이 주력상품이다. 천연가스 개질 방식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기존 연료전지와 달리 수전해 방식으로 현장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연료전지를 구동하는 통합시스템이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어디서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 수소발전시스템이다."

▶올해 주력할 분야 및 사업 추진계획, 주요 고객층은

"그린수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수소 발전시스템인 워터스테이션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3kW급 연료전지를 탑재한 워터스테이션 실증을 완료했다. 최근 건물 단위의 전력을 공급하는 대용량 발전시스템의 수요가 증가해 고객사의 발전시스템 용량 증가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대용량 10kW 연료전지를 탑재한 워터스테이션 실증을 통한 상용화가 필요하며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전해 및 연료전지 촉매 개발을 통한 생산 효율 향상 및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고효율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건물형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에 요소 설계를 통한 탄소중립 에너지 솔루션을 구축하고자 한다."

▶정부의 수소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법이 제정됐다. 전문기업 육성 및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수소경제위원회도 출범했다. 수소 에너지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력을 증산시키는 것에 더불어 사회적인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충분한 충전 인프라도 구축돼야 한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기업들의 수소 활용 분야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정부는 공급 인프라 차원에서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규제 선진화 등을 통해 지원해 줘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빛이 나는 그런 때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탈 탄소 사회를 위한 여러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합쳐져 수소경제로 빛을 발하는 사회를 기대하며 노력하겠다."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고객들이 바라는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생각했다. 기업 성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이익만을 위해 달려가는 기업은 이제 존재하기 힘들다. 케이워터크레프트는 환경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또한, 환경문제 해결과 사업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며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한다. 수소 에너지에 관한 관심은 성장 원동력이다. 친환경 에너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He Is...

▲미국 조지아 공대(Georgia Tech) 박사 ▲(전) 삼성종합기술원 에너지랩 전문연구원 ▲(현) 부산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현) 케이워터크레프트 대표이사 ▲마르퀴즈 후즈후 세계인명사전 등재 ▲한국해양공학회 기술이사 ▲한국수자원공사 기술심의위원 ▲환경공단 기술심의위원 ▲부산항만공사 기술자문위원 ▲부산광역시 기술심의위원

워터크레프에서 지난해 개발한 최신형 워터보트, 물을 연료로 사용해 1시간 이상 운행 가능하다.
케이워터크레프트에서 지난해 개발한 최신형 워터보트, 물을 연료로 사용해 1시간 이상 운행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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