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수소가 수소법 제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핑크수소는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생산하는 수소를 말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그레이수소도 아니지만 그린수소라 불리지 못하고 핑크수소라 불린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수소법 제정과 관련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만을 허용해야 한다는 고집을 피우고 있는데 이는 핑크수소를 겨냥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야, 진보와 보수가 대립하는 원자력과 달리 수소는 여야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런데 같은 수소지만 원자력으로 생산된 수소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됐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검증된 에너지는 수소와 해상풍력 정도이다.

핑크 수소를 반대하는 입장은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탈원전 정책과 맞지도 않고 원자력이 부활할까 우려하는 듯하다.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수소를 만들고 그것을 전기를 생산하는 그린수소도 에너지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받는다. 호주, 몽고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의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도입하자니 아직 액화 기술이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암모니아를 통한 혼소 방식을 활용한다.

원자력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한다는 의미가 지금은 원자력에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말하지만 800℃ 이상의 열을 내는 4세대 원자로를 이용하면 전기가 아닌 열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 수 있다. 가격 및 효율성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중국은 지금 4세대 원자로 연구가 상당히 진전됐지만, 한국은 정부의 탈원전으로 3세대 원전에 머물러 있다.

만약 정부가 탈원전 대신 4세대 원자로에 투자했다면 한국은 지금쯤 원자력의 열을 이용해 수소를 만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원자력이 현재 기후온난화와 관련해 가장 효율적인 전기생산방식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자도 믿기지 않았지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30년 넘게 '버려진 땅'으로 불렸던 체르노빌이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에 인류가 망한다면 원전 사고 보다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이 될 개연성이 더 높아 보인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원자력은 안전해지고 효율적으로 변해갈 것이다.

EU 집행위는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원자력 발전을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규정안을 발의했다. 조건을 달았다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원전 발전보다 원전해체에 R&D를 집중했다. 그러나 신차 개발과 폐차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핑크 수소가 지구온난화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수소와 원자력! 함께 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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