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는 코로나19 경기침체 고려해 미적용

한전 전남 나주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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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신문 여기봉 기자]한전이 오는 21일 3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연료비연동제 적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료비연동제를 적용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예상되는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연료비연동제는 지난해 12월 첫 도입해 올해 1분기 처음 적용한 이래 올해 2분기에는 코로나19 경기침체를 이유로 적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도 적용하지 않으면 연료비연동제 취지가 퇴색된다.

지난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오는 15일쯤 5월 국제유가 통관기준치가 공개되면 이를 근거로 3~5월 연료비 변동치와 제반 원가를 반영한 3분기 전기요금 변동안을 작성해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물가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변동안 적용이나 유보 등을 결정해 한전에 전달하고 한전은 이를 반영해 오는 21일쯤 3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하는 일정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인상된 국제유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가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12월 원가연동형 전기요금제(연료비연동제)가 도입돼 올해 1분기는 신설 제도를 처음 적용해 전기요금을 최저하한치인 3원/kWh 낮췄다. 올해 2분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 분기 대비 2.7원/kWh 인상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국면을 고려해 인상분 적용을 유보했다.

2분기 전기요금과 관련해 한전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0.2원/kWh 으로 산정했다. 1분기 -3원/kWh에 비해 2.7원/kWh이 올랐기 때문에 이만큼 전 분기 대비 인상 요인이 반영된 것이다.

단가대로 적용한다면 연료비연동제 적용 이후 전기요금 인하 요인이 2분기 만에 대부분 사라진 셈이다.

한전은 지난 3월 말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적용사유 및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했으나 지난겨울 이상한파로 인한 LNG 가격의 일시적인 급등 영향은 즉시 반영하는 것을 유보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1분기 조정단가 결정 시 발생한 미조정액을 활용해 2분기 조정단가를 1분기(-3원/kWh)와 동일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전은 지난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3원/kWh으로 적용했는데 실제 변동단가는 -10.5원/kWh이었으며 법정 하한선에 걸려 -3원/kWh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력업계는 연료비연동제가 시행 3개월 만에 표류, 이전으로 환원했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이는 국내외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3번째 적용에서도 연료비연동제가 유보된다면 이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료비연동제는 준칙에 의해 제3자의 개입 없이 정확한 가격신호를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투명하고 합리적인 원가연동형 전기요금을 구현하자는 것인데 연이어 원칙을 뒤집게 되면 연료비연동제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전은 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함으로써 적자가 예상돼 3분기 영업손실이 얼마나 생길지도 주목된다.

반면 전기요금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 국면에서 전기요금 인상 유보는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아 정부와 한전의 대처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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