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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령 앞두고 경제단체-노동계 시각차 ‘뚜렷’
기업 5곳 중 3곳은 “중대재해법이 산재 감소에 큰 영향 주지 못할 것”
경제단체 “법 시행 따른 부작용 최소화 위해 보완 입법 먼저 추진돼야”
노동계 “산재사망사고, 기업 구조적인 범죄…구태 답습” 강도높게 비판
조정훈 기자    작성 : 2021년 04월 14일(수) 10:12    게시 : 2021년 04월 15일(목) 13:02
[전기신문 조정훈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기업 관계자들과 노동계의 시각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상위 10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 및 개정의견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56%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에 앞서 개정이 필요하다는 답을 내놨다.

응답자들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로 ‘사업주·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의무 규정’(29.0%)을 첫 손에 꼽았다. ▲의무가 모호해 현장에서 법 준수가 어렵다(24.7%)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종사자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다(19.8%) ▲처벌 강화로 인해 기업활동의 위축이 우려된다(17.9%)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우선적으로 개정해야 할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안전보건의무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3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전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종사자에 대한 제재 부과(21.9%) ▲중대재해 기준요건 완화(15.0%) ▲처벌 완화(9.4%) 등의 답이 나왔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산업재해 감소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주를 이뤘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법 시행이 산업재해 감소에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45%) 부정적(18%)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 5명 중 3명 이상(63%)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실제 산업재해 감소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셈이다.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변한 이유로는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종사자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응답이 31,7%로 가장 많았다.

▲모호하고 광범위한 의무로 인한 현장 혼란 가중(27.3%) ▲현행 산안법상 강력한 처벌의 효과 부재(22.4%) ▲효과적인 산업안전시스템 부재(10.9%) 등도 뒤를 이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란 응답도 절반 이상(52%, 다소 위축 39%·매우 위축 13%)으로 나타났다.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들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사업주·경영책임자 구속으로 경영 공백 및 폐업이 우려된다’는 답변이 39.5%로 첫 손에 꼽혔다.

이어 ▲도급·용역 축소로 중소기업 수주감소 및 경영실적 악화(24.5%) ▲인력 운용 제약으로 기업 경쟁력 감소(22.4%)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및 외국인의 국내 투자 감소(13.6%) 등의 답변이 차례로 자리했다.

중대 재해의 기준 요건과 관련해서는 사망사고의 기준을 ‘일정기간 이내 반복 사망’(49.6%)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사망 외 중대재해 기준요건을 완화 또는 삭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25.0%, 사망자 2명 이상 발생은 15.4%로 각각 나타났다.

안전 수칙을 위반하는 종사자에 대해 제재 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92%(매우 필요 40%·다소 필요 52%)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의 징역형 하한 규정(1년 이상 징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60%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6개 경제단체들은 하루 전인 13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 건의서를 법무부 등 관계부처에 제출한 바 있다.

이들 경제단체는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혼란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완 입법이 먼저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시행령에 반영될 내용들을 담아 건의서를 작성했다는 설명이다.

6개 경제단체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으로 위임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 범위를 ‘업무상 사고와 유사한 화학물질 유출 등에 의한 질병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성중독으로 보기 어려운 뇌심혈관계질환 등은 직업성 발병 범위에서 제외하고, 사고시 기준과 같은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명시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영책임자의 의무인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에 관한 조치’ 등은 연 1회 이상 보고받는 방식으로 관리토록 하는 등의 규정을 시행령에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무력화를 시도하는 경제계의 행동을 가만히 두고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3일 발표한 논평 첫 머리에 ‘참 일관되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무력화를 위한 사용자, 재계의 일관된 노력이 눈물겹다’고 썼다.

민주노총은 경제계가 산재 사망사고가 기업의 구조적인 범죄임을 인식·인정하지 못하고, 사업장의 안전은 책임지지 않던 구태를 답습하려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경제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미명 하에 직업성 질병 범위와 경영책임자의 의무 등을 한정적으로 제한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사 이래 기업이나 총수가 과잉처벌을 받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스스로 ‘우리가 언제 제대로 처벌은 받아 보았나’ 준엄하게 되묻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 취지를 흔들고 무색하게 만드는 재계와 사용자단체들의 행동에 투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했다.











조정훈 기자 jojh@electimes.com        조정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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