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9년 차 맞아 UPS 사업 ‘드라이브’
데이터센터 시장 진입 위한 밑준비 마쳐
수년내 매출 30~40% 수준까지 육성 목표

종합 전기자재전문기업 르그랑코리아는 지난해 9월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그로부터 1년. 르그랑코리아의 무정전전원장치(UPS) 사업 부문은 전체 매출의 10~1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로 성장했다.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을 위한 밑작업도 마쳤다. 르그랑코리아의 시장 공략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올해로 취임 9년 차를 맞은 임광범 르그랑코리아 대표<사진>는 지난해부터 UPS 사업을 필두로 한 기업의 성장 동력 발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임 대표는 “UPS 사업은 배선기구 시장의 과당경쟁에서 벗어나 새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내년부터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 소재 본사에서 임 대표를 만나 르그랑코리아의 청사진을 한발 먼저 살펴봤다.

▶지난해 9월 데이터시장 공략 방침을 밝힌 지 1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과는.

“데이터시장 진입을 위한 재정비를 마쳤다는 게 가장 큰 성과다. 르그랑코리아의 UPS 제품군은 하이엔드(가장 뛰어난 성능을 가진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레퍼런스가 부족하다는 극복 과제가 있었다. 이 같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별도의 팀을 꾸리고 제품수준에 부합하는 유지보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도록 전열을 가다듬었다.”

▶종합 전기자재전문기업으로 배선기구에 특화돼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음 성장동력으로 UPS 부문을 택한 이유는.

“9년 전 르그랑코리아에 부임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배선기구 판매비중이 매우 높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구조는 건설경기 위축에 따라 과당경쟁이 심해질 경우 사업성이 악화될 리스크도 포함하고 있었다. 대안을 고민하던 찰나에 주목하게 된 게 UPS 부문이다.

이미 3년 전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입해 한 단계 더 도약한다면 핵심 사업으로 영역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최근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산업이 부상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기업들까지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데이터센터 시장이 발전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이미 필수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으로 완비돼 있다.

르그랑그룹의 제품은 이미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올해 국내에 새롭게 출시된 르그랑 인텔리전트 Rack PDU(전원 분배기)와 함께 글로벌 IT 기업이 사용하는 서버 테크놀로지 및 라리탄(Raritan)의 프리미엄 데이터 센터 솔루션, 세계 데이터 센터용 부스웨이(Busway) 시장점유율 1위인 스타라인(Starline) 등 제품군이 대표적인 예다. 르그랑그룹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솔루션(LDCS)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한다면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본다.”

▶UPS 사업 부문의 성장 목표는.

“지난 3년간의 노력 끝에 UPS 사업을 전체 매출의 10~15% 비중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수년 내 30~40%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르그랑코리아는 LDCS와 함께 UPS 품목과 연계된 토털패키지 제품군을 갖춘 만큼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라고 확신하고 있다.”

▶르그랑그룹의 제품·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한 전략인 것 같다.

“르그랑그룹은 전 세계 90개국 이상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각국에 지사는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공급하는 거점이자, 역으로 국내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통로로서도 기능한다. 각 지사의 다양한 제품·솔루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반면 국내 배선기구 시장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주력사업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계획은 무엇인지.

“가격경쟁 중심의 영업활동으로는 전환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르그랑 브랜드에 기반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 더욱 빛을 발하는 이유다.

현재 르그랑코리아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장이 정체된 시장환경에 대응해나가고 있다. 새로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하이엔드 시장과 DIY 중심의 리모델링 시장이다.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해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온라인 마케팅을 활성화해 새로 부상하고 있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인 리모델링 부문을 적극적으로 선점해나갈 예정이다.

또 시장을 관통하는 트렌드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일례로 국내 프리미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테오는 기능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에서도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최근 ‘레트로(복고풍)’ 흐름이 강해지면서 르그랑코리아의 엑셀(Excel), 비보(VIVO) 등 빈티지 배선기구도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경기 위축으로 움츠러들기보다는 지속적인 시장 조사와 피드백을 통해 각 시장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해나가겠다.”

▶개인적으로 꼭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르그랑코리아의 대표로서 겪어온 일련의 과정들은 국내 기업에도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외에서 직접 배운 사업방식과 조직관리법, 노하우 등을 한데 엮어 훗날 책으로 펴내는 개인적인 소망을 가지고 있다. 또 기회가 된다면 이러한 경험을 사회진입을 앞둔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러한 기회가 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현업에 충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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