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효성중공업, 양주변전소 BTB 설비 이관
계통안정·운영효율 동시 입증 “연 200억 규모”
향후 GW급 개발 통해 ‘K-그리드 수출’ 마중물
차세대 유지보수 기술 ‘AI 기반’ 점검시스템도 실적용

박우근 한국전력 경기북부본부장(오른쪽)과 권기영 효성중공업 국내영업총괄 전무가 인계인수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박우근 한국전력 경기북부본부장(오른쪽)과 권기영 효성중공업 국내영업총괄 전무가 인계인수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한국전력과 효성중공업이 국내 최초 전압형 초고압직류송전(HVDC) 실증설비의 시운전을 마치고 정식 인수인계 절차를 완료했다. 1년간의 시운전으로 안정성과 품질을 검증받은 해당 설비는 향후 경기북부의 계통 안정화 효과는 물론, HVDC 기술 국산화를 통한 ‘K-그리드’ 수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과 효성중공업은 7일 양주변전소 설비동에서 BTB(Back-to-Back) HVDC 설비 인계인수 체결식을 열고 설비의 이관을 공식화했다. 행사에는 한전 경기북부본부 박우근 본부장, 지정환 전력관리처장과 효성중공업 권기영 국내영업총괄 전무, 최영식 국내솔루션영업담당 상무 등 실무 책임자들이 모여 그간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사업은 무엇보다 향후 전력망 운영의 핵심인 전압형 HVDC 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실제 계통에 연계해 혼잡 완화에 기여하는 사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전력과 효성중공업을 비롯한 10개 산학연이 총 1238억원을 투입해 완성한 이 기술은 2017년 국책연구과제로 시작해 지난해 7월 준공 후 올해 3월까지 시운전을 거쳐 완성됐다.

사업을 통해 양주변전소에 설치된 설비는 ±120kV급 전압형 MMC 타입으로 200MW의 전력 송전이 가능하다. 특히, 향후 서해안 HVDC 선로 등에 사용될 계획인 2GW 이상급 설비 개발의 주춧돌이 될 전망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통적인 교류(AC) 방식만으로는 78kA까지 상승하던 고장전류가 HVDC 설치 후 47kA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세 갈래로 분할된 경기북부 계통의 고장전류와 과부하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는 고양·파주계통과 서울북부계통을 연결하는 위치에 설치돼 서울에서 고양계로 전류를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저감에 기여하고 있다.

실제 평균 전력절감량은 연간 3470MWh로 추산됐고, 이에 따른 전력구입비 절감 효과는 38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또한, 노후화한 일산CC 복합발전기 대신 최신 고효율 설비인 서울CC 발전기의 활용도를 높여 연간 발전비용도 181억원 절감이 예상된다.

권기영 효성중공업 국내영업총괄 전무(왼쪽 네 번째)와 박우근 한국전력 경기북부본부장(오른쪽 세 번째) 등 한전, 효성중공업 실무진이 설비 순시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권기영 효성중공업 국내영업총괄 전무(왼쪽 네 번째)와 박우근 한국전력 경기북부본부장(오른쪽 세 번째) 등 한전, 효성중공업 실무진이 설비 순시 후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한전과 효성중공업은 이번 체결을 계기로 국산 HVDC 기술의 수입대체 효과와 해외사업화 가능성을 함께 타진하고 있다.

한전은 향후 대규모 계통 운영과 연계한 HVDC 활용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효성중공업 역시 GW급 기술 확보를 위해 주요 기술인 컨버터·변압기 등 개발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송변전 공사 발주의 90% 이상이 전압형 기술을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기술을 국산화했다는 의의가 크다”며 “계통 안정과 에너지 안보 측면 모두를 챙긴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양사는 7월부터 이곳 HVDC 설비 운전 현장에서 활용 중인 ‘AI 패트롤 렌즈’ 시연을 통해 관제 기능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장비는 순시점검 시 스마트 렌즈를 통해 현장 계측값을 실시간 확인하고, 측정값을 곧바로 입력해 사무실 및 SMS를 통해 원격으로 전송하는 기능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한전 표준 점검양식에 자동으로 저장돼 사후 분석과 보고서 작성의 효율성도 높였다.

또한 열화상 측정기의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장비 이상 징후를 빠르게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HVDC 설비 점검은 다양한 계측 장비를 직접 운반하며 수행하는 업무 특성상 반복 작업에 따른 피로도가 높고 안전사고 위험도 따른다. 이에 따라 AI 패트롤 렌즈는 업무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차세대 점검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한전 경기북부본부 전력관리처가 AI 패트롤 렌즈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한전 경기북부본부 전력관리처가 AI 패트롤 렌즈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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