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본서 2223대 판매…토요타(2038대) 첫 추월
진출 2년 만에 수입 전기차 1위 테슬라 40% 수준까지 추격
저가 공세·판매망 확대로 日 공략…올해 韓 시장 진출

중국 선전시 BYD 본부에 전시된 해양 시리즈 '씰(SEAL)' 전기차 [사진=오철 기자]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54% 늘리며 토요타를 처음으로 제쳤다. 전통의 자동차 강국 일본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도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33% 감소한 5만9736대를 기록했다.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2%를 밑돌아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 전기차 시장 1위는 닛산자동차가 지켰다. 다만 판매는 3만749대로 전년 대비 44% 급감했다.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주력인 경형 전기차 ‘사쿠라’는 38% 감소한 2만2926대, 준중형 ‘리프’도 48% 감소했다. 2010년 신차를 내놓은 뒤 완전변경은 2017년 한 번뿐이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신문 재가공]

이런 가운데 BYD는 지난해 일본에서 2223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54% 성장하며 4위를 차지했다. 2022년 일본에 진출한 BYD는 토요타(2038대)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일본 수입 전기차 1위인 테슬라(약 5600대)의 40% 수준까지 성장한 것이다.

BYD의 약진은 일본 시장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전략이 주효했다. 당초 온라인 판매를 계획했던 BYD는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을 고려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 7일 도호쿠 지방 첫 진출인 센다이에 36번째 매장을 열었고 연내 1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라인업도 다각화했다. 테슬라 모델3와 경쟁하는 프리미엄 세단 ‘씰(Seal)’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한편, 소형 SUV ‘아토3(ATTO 3)’와 소형 해치백 ‘돌핀(Dolphin)’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했다. 특히 돌핀 한정판을 299만엔이라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닛산 사쿠라 EV [사진=닛산]
닛산 사쿠라 EV [사진=닛산]

현대자동차도 선전했다. 2022년 일본에 재진출한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N’ 등을 앞세워 24% 증가한 607대를 기록했다. 올해 봄에는 캐스퍼 전기차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3% 증가한 약 5600대를 기록했다. 주력인 모델3 등을 30만엔 인하하고 구매 시 대출 이자 0% 혜택을 제공한 효과다. 테슬라는 올해 모델Y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도 검토 중이다.

이달 16일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BYD는 일본에서의 성공 경험을 한국 시장에 맞게 재해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BYD가 일본에서처럼 시장 특성에 맞는 판매 전략과 단계적 제품 출시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한국은 현대차와 기아가 이미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더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전국적인 AS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전기차 가격대를 고려할 때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장 안착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일본 정부는 올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전년보다 축소된 1000억엔 수준으로 책정할 전망이다. 보조금 축소로 인한 수요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고가 정책은 전기차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혼다는 유일한 전기차 모델이었던 ‘혼다 e’ 생산을 지난해 여름 중단했으며, 올해는 신형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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