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RE100협의체·고려대, 5회 한국RE100컨퍼런스 개최
TSMC도 재생E 조달 탓에 美·日로 이전..."반면교사 삼아야"
"오직 보급 확대만이 대중국 무역봉쇄 유탄 피할 길" 지적
전문가들, PPA 활성화 등 RE100 시장 성장 전략 모색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이 국내 기업의 RE100 시장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10/344977_549163_5519.jpg)
“당초 중국을 겨냥했던 재생에너지 분야의 무역장벽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만은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보급 추진 정책에도 불구하고 TSMC의 해외 이전에 직면하고 있다. 대만을 반면교사로 삼아 적극적이고 또 절실한 재생에너지 보급이 이어져야만 앞으로 닥쳐올 위기에 ‘유비무환’할 수 있다.”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은 25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된 한국RE100컨퍼런스를 통해 “RE100은 단순히 기후대응을 위한 이슈를 넘어, 한국의 통상 및 산업경쟁력을 좌우할 요소이자 미래 한국의 성장동력인 일자리 창출을 좌우할 핵심 변인으로 자리잡았다. 이는 기업의 위기일뿐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정책 이슈”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기후위기와 통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국내 RE100 이행 방안’을 주제로 한 이날 정택중 의장의 발표는 현재 RE100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국내 현실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읽힌다. TSMC 등 해외 기업의 예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 조달 난맥으로 인해 생산공정을 해외로 대거 이전하거나 이전 기로에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의 해외 사업장 RE100 이행률은 66.3%에 달하지만, 국내는 8.7%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러한 현실을 보여준다.
정 의장을 비롯해 업계에선 이러한 현실이 비단 기업의 부담일 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일자리 등 경제적 동력을 잃을 수 있는 ‘공공의 부담’이란 점을 짚었다. 단순히 재생에너지 보급 부족에 따라 통상 및 국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택중 의장은 “당장 글로벌 RE100 가입사들의 평균 달성연도가 2031년으로 설정되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발표가 다가오는 만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의 기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일본 정부는 당초 203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치를 최대 24%에서 기업의 요청에 따라 38%까지 늘려 재설정했다. 중국은 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1500GW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도 면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선 대만 재생에너지 시장의 위기도 조명됐다. 대만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TSMC는 2050년 목표로 했던 RE100 달성을 2040년으로 앞당겼지만, 대만 내 재생에너지 조달이라는 장벽에 가로막히며 미국 및 일본에 총 120조원을 투입해 대규모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정 의장은 “동아시아 권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에 임했던 대만마저 한계에 직면한 셈”이라며 “그에 반해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은 한국은 현재 국내 대기업들의 신규 설비 투자 소식이 멎었다. TSMC처럼 국내 기업도 오프쇼어링(비용 절감, 규제 회피 등을 이유로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현상)의 기로에 섰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정 의장은 RE100 달성의 주효 수단으로 PPA 시장 활성화를 지목하고, 이를 위한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의장은 “PPA 시장 활성화를 위해 협의체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 매칭 서비스 ‘리매치’를 개시했다. 현재 2.6MW급 VPP 계약을 완결하고, 내달 19.2MW 규모의 육상풍력 PPA 입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시장 투자 확대도 주문했다. 당장의 가격 경쟁력에만 집중하기보다 보급을 늘려 시장을 성장시키면, 규모의 경제에 따라 가격 인하도 따라올 수 있다는 시각이다. PPA 시장 활성화를 통한 RE100 시장 성장은 결국 국내 산업 전반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지역 위기의 돌파구로 지자체 중심의 RE100 지원 거버넌스 구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한국RE100협의체와 고려대학교가 개최한 제5회 한국RE100컨퍼런스에는네이버, 아마존웹서비스 등 대규모 클라우드 및 AI 기업과 한화솔루션, GS풍력발전 등 개발사들의 시각을 통해 국내 RE100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300여명의 업계 전문가들은 기업 대응전략을 공유하며 RE100 동참의 기회를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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