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발전원, 안정적 전력수급·탄소중립에 가장 적합"
계통망 공유, 신규 원전 내 재생에너지 보급 등 거론
i-SMR 및 재생에너지 결합 '넷제로 스마트시티' 비즈니스 모델 제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탄소중립 달성과 안정적인 전력수급에 있어 서로 필수적인 존재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2023 추계학술대회에서 “한국의 생존과 직결된 탄소중립의 당위성에 대해 깊이 공감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황주호 사장은 학술대회 첫 기조 강연자로 나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조화를 이뤄 탄소중립을 달성한 전력시장의 미래상을 공유했다. 단순한 탄소중립 달성을 넘어 국내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가져올 기회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황 사장은 우선 국내 에너지산업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속가능한 전력공급 ▲전압·주파수 등 계통 안정성 ▲에너지 안보(에너지 독립성) ▲경제적 타당성 등을 꼽았다. 국민 생활을 가능케 하는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안보를 구축할 때 비로소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도 가능하다는 것.
황 사장은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지정하고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수립했듯, 두 발전원은 향후 무탄소 전력공급 구조에 있어 가장 적합한 발전원”이라며, “지난 시기 원자력은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공급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했고, 안정적인 기저전력을 책임지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발전력을 보상하는 등 조화를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사장은 한수원이 추진 중인 원자력-재생에너지의 공생 방안을 소개했다. 특히, 송전선로 부족 문제에 직면한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등과 원전 계통망을 공유하는 방안이나, 국내 신규원전 부지 내 재생에너지 설비를 보급하는 방안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황 사장은 “미국 콘스텔레이션, 프랑스 EDF, 스위스 엑스포 등은 자사 공급 전력의 유의미한 비중을 재생에너지에 할애하고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수원도 탄소중립 사회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그동안 GW급의 투자를 진행해왔고, 향후 그 폭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수소·열 공급용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양수발전소 건설을 통한 계통안정화, 염분차발전 실증 등을 거론했다.
황 사장은 “i-SMR의 경우 0.5GW 운영 시 연간 10만t의 내수 수소 수요를 충당할 수 있고, 주변 산업시설에 열과 전기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며, “실제로 인도네시아 신도시 개발계획에 i-SMR을 도입해 100% 탄소중립이 가능한 ‘넷제로 스마트 시티’ 개념을 제시했다. 이를 신규 비즈니스 모델로 도입하면 경제적 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