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RE100 데이터센터 전용지구로 미래 에너지 산업 허브 조성
‘분산특구’ 최종 후보지 선정…전력 직거래·신기술 실증으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기대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 조감도. [제공=해남군]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기업도시 조감도. [제공=해남군]

전라남도가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 지형을 새롭게 재편할 야심찬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해남·영암 일원의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정부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하 분산특구)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전남이 준비해온 ‘AI+에너지+산업+정주’ 통합 전략의 귀추가 주목된다.

솔라시도는 전남 해남 산이면 일대에 위치한 기업도시로, 여의도 50배에 달하는 약 4400만 평(약 1만4550ha) 규모를 자랑한다. 이 지역은 풍부한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공기관과의 연계성도 뛰어나다.

전남도는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올해 2월, 다수의 민간·공공 파트너들과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A)’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2030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인 3GW 이상의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국가정책사업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 154kV 변전소 등 전력·통신·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과 외국인 투자 유치, 규제 완화 등 전방위 지원체계를 마련 중이다.

특히 솔라시도에는 글로벌 기술기업의 데이터센터 집적을 위한 국내 최초 ‘RE100 데이터센터 전용지구’가 조성된다. 이곳은 100%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 단지로,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조건은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글로벌 AI 기업 등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입지로 작용할 수 있고, 향후 수도권 중심의 데이터센터 수요 분산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도의 에너지 산업 전략은 솔라시도 단일 사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일원에는 ‘에너지 AI 모델시티’ 조성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와 한국전력 등 에너지 R&D·산업이 집약된 나주 혁신도시를 축으로 기술 실증부터 산업화, 인재양성, 글로벌 유치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에너지 특화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전력 공기업, 기업·연구소 등 630여 개 기관이 밀집한 나주 혁신도시를 에너지·AI 융합 연구와 실증, 산업화의 국가적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전남도는 에너지 AI를 비롯해 핵융합, 고출력 레이저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도 병행해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더해, 영암 삼호·삼포지구에는 해상풍력 발전단지와 연계한 ‘해상풍력 기자재 산업 클러스터’ 조성도 진행된다. 이는 발전단지 중심의 일회성 개발이 아닌, 부품·운송·O&M(운영 및 유지관리)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돼,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내재화 기반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남도가 제안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은 단순한 지명도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분산특구로 최종 지정되면, 그동안 계통포화로 발생했던 재생에너지 출력 문제가 해소되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 기본소득 실현이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전력만 가능했던 전력직접거래가 민간사업자에게도 허용돼 다양한 사업자가 진입하는 전력판매 경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이밖에도 규제특례도 함께 적용돼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ESS), AI 전력수요관리 등 다양한 에너지 신기술과 서비스를 솔라시도와 나주 일원에서 실증 및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전남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라남도는 분산특구 지정이 확정되는 대로 미래 첨단 기업의 솔라시도 투자유치를 본격화하겠다”며 “단순한 산업단지가 아닌 AI와 재생에너지, 첨단산업, 교육, 정주 인프라가 집약된 ‘솔라시도 AI 에너지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의 발판이 될 해남·영암 솔라시도 분산특구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도민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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