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터빈·단지 대형화, 대용량 해저초고압 케이블 개발 필요성↑

400kV 외부망 케이블 보유, 154kV‧230kV 다이내믹 케이블 개발 중

반딧불이 해상풍력 등 대규모 국내 프로젝트와 업무협약(MOU)

국가 보조금으로 성장한 中 기업 위협, 에너지 안보 위한 규제 필요

실질적인 정책‧재정 지정 필요…美 IRA같은 선진국 제도 참고해야

박승기 LS전선 상무 [사진=안상민 기자]
박승기 LS전선 상무 [사진=안상민 기자]

글로벌 해상풍력 산업이 확대되면서 물밑에서도 치열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발전사업자가 먼 바다에서 생산한 전기를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육지로 전달할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해저케이블 제조와 시공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내 케이블 산업의 대명사로서 국내 해상풍력 산업 확대를 견인하고 있는 기업이 LS전선이다. 특히 이 회사는 해상풍력 해저케이블의 핵심인 외부망과 다이내믹 케이블 기술에서 글로벌 선두를 다투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 글로벌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시장을 석권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박승기 LS전선 상무를 만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동향에 대해 물었다.

▶최근 국내 해상풍력 동향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상풍력 발전에 대해 정부가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해상풍력 경쟁입찰 로드맵’을 발표해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7~8GW 수준의 해상풍력 입찰 공고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사업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 선정된 1.431GW 규모 5개 프로젝트 중에는 공기업과 대기업이 참여한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착공을 못하고 있는 사례가 많아 우려가 된다. 또한 해상풍력 특별법이나 전력망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어 해상풍력 확대 및 추진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지금이 해상풍력 산업의 골든타임으로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기술 동향에 대해 설명해달라.

“현재 글로벌 해상풍력의 트렌드는 ▲해상발전 터빈의 대형화 ▲해상풍력단지 대용량화 ▲국가간 계통 연계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해상풍력 단지 용량 확대로 인해 현재 해저전력케이블은 가교폴리에틸렌(XLPE)과 같은 뛰어난 내구성과 효율성을 제공하는 플라스틱 절연재료로 생산되고 있다. 또한 고전압직류인 HVDC 기술을 활용해 장거리에 대용량의 전력을 전송할 수 있게 해 에너지 손실을 크게 줄이고, 국가 간 연계에 적용 가능한 HVDC 해저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적용된 최대 전압은 DC 525㎸ 급이며 유럽에서 국가 간 연계를 위한 사업으로 지속적으로 물량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해저케이블의 최신 기술로 다이내믹 케이블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육지에서 70~90km 정도 떨어져 있는 원근해에 설치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확대되면서 다이내믹 케이블 개발과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이내믹 케이블은 수면 위에 떠있는 부유체에 연결하기 때문에 가혹한 해양환경과 부유체의 광범위한 움직임을 견딜 수 있도록 유연하면서도 내구성이 높아야 한다. 2030년 중반까지 HVDC 해저케이블은 지속적으로 대용량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높은 전도성과 긴 수명, 외부 자극에 대한 케이블의 복원력 향상이 중요한 기술 키워드가 될 것이다.”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기술의 핵심은 외부망 기술과 다이내믹 케이블 기술인데 현재 국내 기술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가.

“LS전선은 현재 400kV 외부망 케이블을 보유하고 있어 2회선 기준으로 1GW급 이상의 해상풍력 단지를 연결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풍력터빈 용량이 14MW급 이상으로 대형화돼 가고 있고 이에 따라 풍력단지의 발전량 규모도 커지면서 국내외에 단일 1GW 이상 급의 풍력단지 조성도 가능하게 됐다. 다이내믹 케이블 분야에서도 LS전선은 세계 4번째로 66kV 급 케이블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154kV급 내부망 다이내믹 케이블 및 230kV 외부망 다이내믹 케이블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LS마린솔루션과 함께 다이내믹 케이블의 T&I(Transformation & Installation, 운송 및 설치) 역량까지 확보해 국내외 부유식 해상풍력의 다이내믹 케이블 턴키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이 커지려면 다이내믹 케이블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LS전선의 외부망 및 다이내믹 케이블 개발 동향과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 인가.

“LS전선은 지난 2018년 33kV급 다이내믹 케이블 개발을 시작한 이후로 2023년 66kV급 다이내믹 케이블 개발에 성공해 국내외 부유식 해상 풍력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상용프로젝트인 750MW 규모의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포함한 국내 다수의 부유식 해상 풍력 사업자들과 업무협약(MOU) 또는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또한 14MW급 이상으로 대형화 돼 가는 풍력터빈의 상용 시점과 발맞춰 2025년 말 개발 완료를 목표로 154kV급 다이내믹 케이블을 개발 중이다. 이에 더해 2026년 6월까지 230kV급 다이내믹 외부망 케이블도 개발 완료할 예정으로 2027년부터 부유식 해상변전소에 다이나믹 케이블을 공급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최근 중국을 비롯해 유럽 케이블사들이 우리나라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최근 해외 기업, 특히 중국 기업들이 국내 초고압 해저케이블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 풍력업체 육성 및 보호를 위해 중국 내 풍력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정책 등을 10년 이상 시행했다. 이는 단기간에 중국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으나 더 이상 중국 내수시장의 풍부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중국 정부에서도 해외 수출을 장려하는 상황이다. 이에 본격화 되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수혜까 국내 업체가 아닌 중국 업체에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고압 외부망 해저케이블은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며 국내 산업 육성과 기술력 확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유럽이나 일본은 자국 산업보호와 에너지안보를 이유로 입찰 기준을 강화하는 등 보호무역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상풍력 공급망에 대한 산업 육성책이 마련돼야만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해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 해저케이블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지원들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정부 차원에서 해저케이블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 또 해저케이블 산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높기 때문에 정부나 금융기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저리의 대출, 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기업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면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은 6억8275만달러(약9500억)를 투자해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에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에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연방정부로부터 9990만달러(약1320억원), 주정부로부터 4800만달러(약 460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받기로 했다. 이는 선진국이 기업을 지원하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해저케이블 기술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훈련 과정이 동반 돼야한다. 관련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에서 관련 과목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한다. 이에 더해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외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이 더해진다면 국내 해저케이블 산업은 K그리드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하며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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