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산업 부족한 韓…외국계 조사 기업에 안방 내줘
해상풍력 산업 확대되면서 해양 탐사 시장도 함께 커져
비용절감과 신속한 O&M이 기술 국산화 장점
지오뷰, 지난해 지질탐사 선박 건조하면서 종합 해양탐사 기술 갖춰
기술과 역량보다 인력과 실적 평가하는 기존 방식 수정해야
![김현도 지오뷰 대표 [사진=안상민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501/348458_553841_2210.jpg)
해양탐사의 일종인 물리탐사(Geophysical Survey)와 지질탐사(Geotechnical Survey)는 그간 해양 자원이 많은 국가들에서 성장해 온 산업이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해양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 주로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국내에서 산발적으로 수요가 발생할 땐 대부분 해외 기업에 이를 위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해상풍력 산업이 확대되면서 해양탐사 수요는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인 만큼 경험과 기술이 미미한 국내에선 여전히 해외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부산의 향토기업 지오뷰는 기술 국산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4척의 배를 건조해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낙찰된 야월해상풍력에서 국내 기업 처음으로 지오테크니컬 서베이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현도 지오뷰 대표를 만나 해양탐사 시장의 현황에 대해 물었다.
▶글로벌 해상풍력 해양탐사 기술 동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해외 선두 기업들은 이미 기술과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는 추격자 입장이다. 우선 탄성파 탐사(Seismic Survey), 멀티빔(MBES), 해저면 영상 조사, 불발탄(UXO) 조사 등 지오피지컬 조사(Geophysical Surey) 결과들이 기존의 2D 매핑에서 3D 모델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해저 지반의 세부 구조를 정밀히 시각화하며, 발전기 기초 설계에 필요한 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수집된 3D데이터는 최근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기술과 결합되기도 한다. 또 무인화,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ASV(Autonomous Surface vehicle), ROV(Remotely operated vehicle) 장비가 해상풍력 탐사에 접목되고 있다. 이는 데이터 수집, 탐사, 유지보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지오뷰가 해상풍력 해양탐사 시장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오뷰는 약 20년 전, 대학교 산업협력단 내 창업기업으로 출발했다. 창립 초기부터 ‘객관적인 해양정보 제공’이라는 사훈으로 오직 해양탐사 분야 기술개발에 전념해왔다. 꾸준한 연구와 개발을 통해 국내에서 해양탐사의 넘버원으로 우뚝 설 수 있었고, 지오뷰만의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 사업 초기에는 주로 해저케이블 공사를 위한 해양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지난 2019년에는 해외 해양탐사 진출에 성공했다. 이러한 기술과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022년부터 해상풍력에 필수적인 지반정보를 제공하는 지오피지컬과 지오테크니컬 조사 및 데이터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산업의 성공적인 토대를 지원하고, 동시에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해상풍력 단지 개발을 위해 해양탐사가 굉장히 중요한다. 지오뷰만의 역량은 무엇인가.
“지오뷰는 해양탐사 분야에서 다각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먼저 해양탐사 전용선 4척을 보유해 안전과 자료의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국내 유일하게 해양탐사라는 기술분야로 창업한지 20년의 시간동안 축적한 기술로 해외 글로벌 개발사의 요구를 충족할 만큼 성장했다. 국내 기업이 해양측량에 머물러 있을 때 해양탐사를 넘어 지오테크니컬 분야를 개척하고 있으며, CPT, Borehole Logging, Seabed CPT, Onboard Lab test 등을 수행하면서 기술 역량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Geoview DP-1와 결합할 Work Class Survey용 ROV가 도입될 예정인데, 이는 해상풍력 개발사의 다양한 요구(UOX, O&M 등)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해상풍력 프로젝트 조사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적인 역량을 갖추어 ‘Total Marine Solution Provider’를 이루는 그날까지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아직 국내에선 해양탐사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인데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기술에 대한 평가보다는 사람과 실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행 능력을 판단하고 있다. 이것은 국내 산업을 우물 안 개구리를 만드는 것으로 국내 기술 발전에 매우 위험한 요소다. 또한 해양 서비스 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은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 산업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유럽의 해양 기술 선진국의 대부분이 서비스 분야에서 기술을 축적하고 발전시키면서 해양 탐사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우리도 이제 제조업과 비롯해 서비스업으로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해양 서비스 산업에 필요한 기술개발, 지원, 수행능력 평가에서 기술의 중요성 등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해양탐사 지오테크니컬 조사를 글로벌 기업에 대부분 맡겨왔는데 기술 국산화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나라는 해양산업을 수산업과 해운업, 선박 제조업이 해양산업의 주축을 이루어 왔지만, 해상풍력은 트렌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해상풍력 지반조사를 위한 해양탐사 중 제일 취약한 분야가 바로 지오테크니컬이다. 이제까지 지오테크니컬에 대한 기술 수요가 없었기에 국내에서도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전무했다. 이에 외국계 기업들에 이 시장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실제로 지금까지 국내 모든 바다에서 외국계 기업이 지오테크니컬 서베이를 수행했다. 이런 필수 기술에 대한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진행하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막대한 외화 유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고, 해상풍력 기술 자립이라는 톱니바퀴에서 가장 중요한 톱니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지오테크니컬 조사 시장을 국산화했을 경우 어떤 장점들이 예상되나.
“먼저 개발사 관점에서,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진을 예상할 수 있다. 외국 선박이나 장비를 도입 할 때 이동과 설치, 조립에 드는 비용이 굉장히 높다. 여기에 수반되는 행정절차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기술 국산화가 이뤄지면 이런 비용과 절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결국 단지 개발 비용이 줄어들면서 LCOE가 하락하고 소비자는 전기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비상 상황 발생 시 현지에서 즉각적으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환경에 맞는 한국형 기준과 프로세스를 정립할 수 있으므로 전체 작업의 효율성이 증진되는 장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기술을 축적함으로서 국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새로운 기술 영역의 확대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외국계 기업이 지오테크니컬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 문제의 소지는 없나.
“외국계 기업이 조사를 수행하더라도 우리 해양 지반 정보가 적국으로 유출되거나 하는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지오테크니컬 기술 국산화는 해저 지형정보나 해양 자원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국가 내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어 국가 보안을 확보하는 데는 더욱 유리할 것이다. 또 국가적으로도 국산화는 에너지 자립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문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수급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해상풍력 지반조사에 대한 연구개발은 조속히 진행돼야하고, 이를 통해 국내에서 개발되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외화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오뷰가 국내 지오테크니컬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비전은 무엇인가.
“지오뷰는 지오피지컬과 지오테크니컬 분야에서 종합적인 해양 솔루션을 제공하는 선두주자로 자리 잡기 위해 기술 개발, 인력 양성, 산업 생태계 활성화, 그리고 개발사의 성공 기여라는 네 가지 핵심 목표를 중심으로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지오뷰는 국내 환경에 맞는 프로세스 확립,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통해 지오테크니컬 산업의 기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공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산업의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