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인 해상풍력 EPC 기업 탄생 기대
전세계가 주목하는 반딧불이 프로젝트 참여 유력
고정식 하부기초물 구조해석(ILA) 가능한 국내 유일 기업
부유식 T&I 선박·마셜링 포트 확보…해외 공급망 협력도 고려
“정부서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만들어 줘야 산업 성장”
![김동현 포스코이앤씨 상무 [사진=안상민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12/348460_553666_1023.jpg)
우리 정부는 지난해 풍력 고정가격계약 입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을 분리해 시행하면서 에퀴노르의 750MW 규모 반딧불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최종 선정했다. 선두그룹에 비해 뒤처진 해상풍력 산업을 반전시키고자 차세대 산업인 부유식 해상풍력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육성에 나선 것이다. 이같은 정부의 의지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이앤씨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상풍력 개발의 핵심 중 하나인 T&I에 적극 뛰어들면서 역량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갖춘 대규모 해상구조물 시공 실적과 포스코 그룹의 강재공급 역량 등을 합치면 해상풍력 EPC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현 포스코이앤씨 상무를 만나 포스코이앤씨의 도전과 해상풍력 T&I 산업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국내 해상풍력 동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은 기본적으로 OECD 국가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최하위권이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적합한 자연환경이 아니지만 제조업과 수출 중심 국가로 전력 사용량이 높다. 이렇다 보니 국제적으로 한국에 요구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을 맞추기 위해서는 발전량 끌어 올려야 하는데,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산림훼손과 수용성으로 인한 민원 등으로 충분한 생산량 확대엔 무리가 있다. 이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보급원으로는 삼면이 바다인 점을 활용한 해상풍력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도 제11차 국가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태양광과 함께 해상풍력 확대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담은 것을 볼 때 해상풍력 외 다른 방안이 없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상풍력 T&I 기술 동향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해상풍력 T&I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선박인데 고정식 해상풍력은 WTIV(Wind Turbine Installation Vessel)가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WTIV의 크레인 용량은 3000톤을 돌파했으며, 잭업(Jack-Up)을 위한 레그(Leg) 길이가 130m를 넘어가고 있다. 계속 그 규모가 커지는 추세이며, 이는 발전기 용량의 대형화와 연관돼 있다. 부유식 분야에서는 기존의 오일·가스 산업에서 사용되던 선박인 AHTS(Anchor Handling Tug Supply) 사용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앵커 핸들링(Anchor Handling)과 케이블 설치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대형 CSV(Construction Support Vessel)가 개발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선박의 대형화와 다목적화(Multi-Purpose)를 통한 T&I 작업의 안정성과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이 최근 기술 발전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해상풍력에서 T&I 역량은 LCOE와 직접 연결되는 만큼 경험과 실적이 중요하다. 포스코이앤씨의 역량에 대해 소개해 달라.
“포스코이앤씨는 고정식 해상풍력의 재킷 구조물 설치, 송전선로 구축 등 관련한 실적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특히 고정식 해상풍력 T&I에 가장 적합한 공법 선정에 필요한 엔지니어링 및 장비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고정식 해상풍력 T&I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해상의 지반조건, 수심, 조류, 파랑 등 설치 위치에 따라 공사 여건이 워낙 판이해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하부기초 계획이 매우 중요하다. 포스코이앤씨는 과거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통해 엔지니어링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적 자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DNV 등 유럽 기술사, 경험이 풍부한 중국 엔지니어링사 등과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하부기초 사례에 대한 지식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고정식 프로젝트에서 주로 활용되는 하부기초 형식인 재킷이나 모노파일에 대한 구조해석(ILA)을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건설사다. 이를 바탕으로 좀 더 경제적인 설계를 지원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사업비 절감에 직결되는 요소이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현재 많은 개발사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 부유식 해상풍력 설치를 지원하는 마셜링포트와 선박이 부재한 상황인데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지.
“오래전부터 마셜링포트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리 준비하고 있다. 전문 업체를 통해 전국 약 900개 이상의 부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이 가운데 조건에 적합한 부두를 선정해 프로젝트에 활용하고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대부분 울산 등 동해에서 추진됨에 따라 당사는 울산을 포함한 포항 및 부산 인근의 부두를 대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조건이 적합한 몇몇 부두를 선정해 해당 부두 운영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 2023년 국내 굴지의 선사인 남성해운과 HA에너지와 손잡고 부유식 프로젝트용 선박건조를 협의하고 있다. 선박이 계획대로 완성될 경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부유식 프로젝트 전용선박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카보타지룰에 의해 해외선박을 국내에 들여와 사용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해외에서는 노르웨이 DOF, 싱가포르 포쉬, 중국 내 다양한 장비사와 전략적 협업관계를 이미 구축한 상태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전용 선박이 준비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 앞으로 선박 건조가 활성화되려면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가.
“선박 발주는 우리 또한 해상풍력 시장 진출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부분이다. 선박 제작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선박 활용에 따른 재무적인 모델이 확정돼야 하는데, 이는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확보되지 않으면 쉽지 않다. 또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확보되더라도 선박의 대형화와 다목적성에 대한 시장의 니즈를 예상해 선박을 설계해야 하는데 이는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포스코이앤씨가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할 당시 주기기 트렌드가 10MW 미만 급에서 15MW 이상 급으로 변경되는 시점이었고, 일부 보고서에서는 향후 해상풍력은 20MW 이상 급으로 진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그래서 고민 끝에 다수의 공급망과의 파트너쉽을 통해 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해 선박 공급사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확대해 왔다. 다만,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정부 의도대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해상풍력에 대한 안정적인 기술표준이 확립되는 시점이 온다면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직접 선박 제작 및 운영에 과감히 뛰어들 준비가 돼 있다.”
▶반딧불이 부유식 현장이 지난해 입찰에서 선정되면서 포스코이앤씨가 현장의 T&I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계에서 이 현장을 주목할 텐데 우려되거나 기대되는 바는 무엇이 있나.
“현재까지 건설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는 에퀴노르에서 건설한 하이윈드 탐펜 풍력 단지로 약 80MW 규모이다. 국내 기업인 포스코이앤씨가 750MW 규모 반딧불이 해상풍력 T&I를 수행하면 전 세계 시장에서 최대 실적사가 되는 것이다. 블루오션 시장인 국내외 부유식 해상풍력 T&I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시장인 만큼 원활하게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하이윈드 탐펜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럽 쪽 선진사와의 공동참여를 기획하고 있다. 하이윈드 탐펜 단지는 규모는 작지만 육상에서 140km 떨어진 북해 지역에 건설된 만큼 울산 반딧불이보다 훨씬 작업 여건이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예정대로 설치돼 공사가 완료된 바 있다. 이번에 반딧불이 프로젝트 T&I를 선진사와 함께 하고 나면 앞으로 자체 역량을 확보해 나가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정부에서도 부유식 해상풍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있지만 아직 국내 T&I 역량은 부족한 상황이다.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려면 국가와 산업계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기술적으로 접근하면 T&I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경험 인력과 선박이다. 국내 다수의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진행되면 점차 경험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다. 준비가 필요한 부분은 선박인데 부유식 해상풍력 선박 건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있다면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인프라와 공급망을 구축해 세계 시장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유럽, 중국 등 해상풍력 선진국에서조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많이 건설되지 않는 것은 LCOE가 아직 고정식 해상풍력에 비해 약 1.5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REC 가중치 제도를 기반으로 부유식 해상풍력에 혜택을 주고 있는데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대단지 조성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다수의 프로젝트가 국내에서 진행되면 국내 T&I 업체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이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포스코이앤씨가 국내 T&I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해 달라.
“포스코이앤씨는 회사 비전으로 해상풍력을 향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국내 건설시장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의 동력의 한 축으로서 해상풍력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위해 인력과 조직을 구성하고 그룹사 차원에서 선진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노력해 왔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해상풍력 T&I 선두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할 계획이며, 우리와 전략적 협업 관계인 해외 개발사들과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울산 반딧불이 등 프로젝트에서 수행 경험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 T&I 시장의 ‘메인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