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 전기본 따라 3년간 10GW 입찰 전망 ‘기대감 UP’
부유식 단지, 속속 환경평가 본협의 완수…입찰 자격 획득
현재 참여 가능성 공식 밝힌 곳은 '반딧불 해상풍력'이 유일
‘높은 LCOE' 등 난제, 고정식과 입찰분리 주장 속에 '시기상조' 의견도

대만의 포모사1 해상풍력 단지. [사진=안상민 기자]
대만의 포모사1 해상풍력 단지. [사진=안상민 기자]

울산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들이 속속 풍력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 참여의 최종 관문인 환경영향평가 본협의를 마무리하고 있다. 업계에선 세계 최대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국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입증되지 않은 기술력과 높은 전력생산단가에 대한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환경영향평가 본협의에 착수한 울산 부유식 풍력단지들이 이달 초 본협의 완료 소식을 전했다. 한국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일 해울이해상풍력, 반딧불 해상풍력, 귀신고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환경영향평가 본협의를 통과했다.

현재 울산 바다에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는 ▲1.26GW 규모 문무바람 부유식 해상풍력 ▲1.13GW 규모 한국 부유식 이스트블루파워 해상풍력 ▲1.5GW 규모 해울이해상풍력 ▲0.8GW 규모 반딧불 해상풍력 ▲1.5GW 규모 귀신고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등 5개다.

지난 1월 23일과 29일 각각 본협의에 나선 한국 부유식 이스트블루파워 해상풍력과 문무바람 부유식 해상풍력도 오는 8월쯤 본협의 결과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본협의에 통과된 3개 단지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풍력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참가 자격을 얻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2개 사업도 본협의 통과를 목표로 올해 입찰 참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10차 전력기본수급계획(전기본)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용량은 14.3GW 규모다. 이에 올해 대규모 입찰 용량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산업부에서는 전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0GW 규모의 해상풍력 입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올해 입찰에는 해상풍력에 3GW 이상 용량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정부에서도 전기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사업인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해상풍력 개발사와 주기적인 소통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올해 입찰에서 고정식과 부유식 입찰을 분리하는 등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특혜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아직 고정식 해상풍력 시장이 도입기인 상황에서 정부가 입증되지 않은 부유식 해상풍력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이 자칫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고정식 대비 이미 높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받고 있어 추가적인 지원을 받으면 이중으로 혜택을 받는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10년간의 투자, 성과 앞에서 고심하는 부유식 업계

울산 바다에서 사업을 개발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들은 길게는 10년간 국내 시장에 투자를 이어왔다. 올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그간의 투자를 보상받을 수 있는 필수 관문이다. 다만 부유식 업계는 이같은 성과를 목전에 두고도 쉽사리 입찰 참여를 결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가장 큰 이유로는 입찰에 선정되면 5년 내 준공을 마쳐야하기 때문이다. 정해진 기간 동안 준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 아직 부유식 개발사들은 대규모 단지 조성 경험이 없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5년이라는 준공 기간은 고정식 해상풍력에 초점이 맞춰진 기간인 만큼 부유식 해상풍력에는 더 장기간의 시공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부유식 업계의 설명이다.

균등화발전단가(LCOE)가 높은 것도 입찰 참여를 고심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국내 설계와 시공 능력, 공급망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LCOE가 400원 규모로 추정되는 부유식 해상풍력이 입찰에서 고정식 해상풍력과 경쟁할 수 있는 단가를 써내면 가격을 맞출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6일, 17일 환경영향평가 본협의 통과에 관해 보도자료를 낸 ▲해울이해상풍력 ▲반딧불 해상풍력 ▲귀신고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중 입찰을 언급한 것은 반딧불 해상풍력이 유일하다. 

풍력 업계 관계자는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들이 올해 장기고정가격 계약 입찰 참여를 놓고 확실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지원 제도 변화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오션플랜트가 건설 중인 하부구조물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경남도]
SK오션플랜트가 건설 중인 하부구조물 생산기지 조감도. [사진=경남도]

◆높은 LCOE는 여전한 숙제

현재 부유식 해상풍력은 LCOE 400원 이상, 설치비용 MW당 12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올해 입찰에서 이 금액을 급격히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고정식 해상풍력만 참여했던 지난해 입찰에서 해상풍력 상한가가 167.5원 규모로 추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유식 단지가 가격으로서 고정식 해상풍력과 경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LCOE가 높은 원인으로는 불확실한 공급망이 지목된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는 바다에서 떠다니는 구조물이기 때문에 주요 부품을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기와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부유식 단지는 15MW 이상의 큰 터빈을 사용해야 하는데 글로벌 공급실적을 갖추고 있는 베스타스와 지멘스 제품이 유력하다.

케이블 또한 바다에 매립해서 사용하는 고정식 해저케이블이 아니라 바다에서 부유하는 다이나믹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66kV 내부망용 케이블은 국내 생산이 가능하지만 154kV 이상 초고압용 외부망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이 어렵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이에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사들은 고정식 해상변전소를 건설해 내부망은 다이나믹 케이블을 사용하고 외부망은 고정식 케이블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부구조물과 타워, EPC도 국내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볼 순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부유식 개발사가 올해 입찰에 참여하기 어려운 요소다.

때문에 업계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육성을 위해 입찰을 고정식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록 고정식 해상풍력 대비 부유식이 REC를 더 받지만 이것만 가지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정식 해상풍력은 일반적으로 2~3의 REC가 적용되지만 부유식 해상풍력은 3~4의 REC 가중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도 올해 입찰에서 부유식과 고정식 해상풍력 입찰을 분리하는 방안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올해부터 고정식과 부유식 입찰이 분리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개발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올해 입찰을 어떻게 진행할지 모르지만 당장 올해부터 고정식과 부유식 입찰을 분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올해 통합 입찰을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의 역량을 확인해 본 이후 추가 수요조사를 거쳐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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