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11일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세미나’ 개최
英도 고정식 대비 부유식 단가 2.5배…韓은 400원 대 추정
주요국 120GW 규모 부유식 계획, 단지 운영하며 실적 쌓아
인프라 갖추고, 단지 운영경험 통해 LCOE 절감방안 등 찾아야

SK오션플랜트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0일 창원대학교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기술 및 프로젝트 현황’ 세미나를 개최하고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동향과 터빈과 하부구조물 등 공급망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안상민 기자]
SK오션플랜트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0일 창원대학교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기술 및 프로젝트 현황’ 세미나를 개최하고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동향과 터빈과 하부구조물 등 공급망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사진=안상민 기자]

국내 해상풍력 업계가 대규모 부유식 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균등화발전단가(LCOE)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범단지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오션플랜트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창원대에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기술 및 프로젝트 현황’ 세미나를 열고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동향과 터빈 및 하부구조물 등 공급망 현황을 공유했다. 이날 현장에는 약 200명의 해상풍력 산업 종사자들이 참여해 세미나를 청취했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는 고정식 해상풍력의 다음 단계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상풍력 관련 주요 국가들이 2028년부터 계획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상업 운전 용량만 120GW에 달한다.

다만 부유식 해상풍력은 고정식 대비 기술 성숙도가 낮아 불확실성과 투자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차액결제거래(CfD) 6라운드(AR6) 입찰에선 고정식 해상풍력의 낙찰가는 kWh 당 100원 미만이었지만 부유식 해상풍력 낙찰가는 246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고정식 해상풍력의 LCOE는 200원 후반에서 300원대로 추정되는데 부유식 해상풍력의 LOCE는 400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의 자산비용(CAPEX)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지만 운영비용(OPEX)을 측정할 수 없어 부유식 해상풍력의 LCOE를 추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부유식 해상풍력을 개발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지적 또한 나오고 있다.

이에 이날 세미나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업계는 국내 시범단지를 조성해 주요 부품을 직접 설치해보고 OPEX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아직 공급 실적이 없는 국내 주요 부품사들에 기회를 제공하고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대 SK오션플랜트 과장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국내 및 해외 프로젝트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김성대 SK오션플랜트 과장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국내 및 해외 프로젝트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김성대 SK오션플랜트 과장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국내 및 해외 프로젝트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우리나라가 6GW 규모의 대형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만큼 시범단지 운영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및 아시아 주요 해상풍력 국가들은 오는 2028년부터 약 120GW의 부유식 해상풍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미국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 ▲베트남 ▲대만 ▲일본 등은 본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소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시범단지를 조성했거나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울산광역시 앞바다에 6GW 규모의 5개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며 정부 역시 올해부터 3년간 부유식 해상풍력 입찰을 통해 최대 3GW 단지를 조성하는 등 시장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들이 세미나를 듣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행사에 참여한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들이 세미나를 듣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그러나 국내에서는 시범단지 조성계획이 전무한 실정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글로벌 공급망의 기술 성숙도가 낮아 해외 대다수 사업이 연기되거나 사업 기간이 연장되는 등 문제를 겪었다. 국내에서도 시범단지 조성이 촉구되는 이유다.

김 과장은 “대규모 부유식 해상풍력을 추진하는 옆나라 일본은 한 단지를 만들더라도 단계를 밟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우리나라는 6GW의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시범단지를 조성하지 않는다”며 “LCOE를 낮추려면 시범단지를 조성해 최적화된 하부구조물을 찾고 설치 및 운송(T&I) 기술을 갖춰야 하며 다이내믹 케이블도 시험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이 ‘해상풍력발전 산업화 촉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이 ‘해상풍력발전 산업화 촉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성진기 한국풍력산업협회 부회장 또한 ‘해상풍력발전 산업화 촉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정부 연구개발(R&D) 과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성 부회장은 대만과 영국 등 사례를 통해 정부의 정책 일관성이 민간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빠른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해선 고정식 해상풍력과 별개인 전용 항만 및 선박 등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 경험이 없는 만큼 이같은 인프라가 조성돼 있지 않다.

울산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인 개발운영사들도 상업성과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입찰 참여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울산에서 단지를 개발하는 5대 개발사가 모두 올해 입찰 참여 자격을 얻었지만 실제로 입찰에 참여하는 개발사는 많아야 2~3곳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해상풍력 시범단지를 조성해 인프라 조성을 앞당기고 단지 운영 경험도 쌓아야 한다는 것이 성 부회장의 의견이다. 시범단지 조성을 통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민간의 투자가 촉진되고 개발사의 입찰 참여 의지도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성 부회장은 “정부 주도의 R&D가 나오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사업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사들이 상업성을 확인하고 투자결정에 확신을 갖는다면 국내 공급망은 민간투자를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종근 SK오션플랜트 수석부장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하부구조물 기술동향’과 김종화 고등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부유식 해상풍력 터빈 및 블레이드 동향’ 등이 발표됐다. 

김영현 SK에코플랜트 기술연구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김영현 SK에코플랜트 기술연구원 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안상민 기자]

김영현 SK에코플랜트 기술연구원 원장은 “오늘 세미나는 해상풍력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기업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며 “지금 전세계는 빠르게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은 앞으로 에너지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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