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유일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 자부
실증 데이터 활용으로 지역 내 가치사슬 구축 목표
해상풍력산업실, 라이다 국산화 등 산업기반 구축
영농형 태양광 사업모델 도출…보급지원 체계 마련
MVDC·LVDC 등 계통 확충 해법도 적극 강구

황규철 녹색에너지연구원 원장. [사진=김진후 기자]
황규철 녹색에너지연구원 원장. [사진=김진후 기자]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올해로 설립 15년차를 맞은 지방자치단체 유일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이다. 해상풍력 융복합 산업화 플랫폼 구축부터 국내 최초 MVDC 스테이션 실증, LVDC의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연구원을 설립한 전라남도는 전국 최대의 신재생에너지 잠재량을 보유한 지역으로, 태양광, 태양열뿐만 아니라 해상풍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와 전남도는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중요성과 발전성에 주목해 공동으로 녹색에너지연구원을 설립했다.

지난 2월 취임한 황규철 녹색에너지연구원 원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을 육성해 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탄소중립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설립한 에너지 연구기관이란 장점을 살려, 연구기관에서 실증소를 찾지 못해 사장되는 기술을 시장으로 이끌고 가치사슬을 지역 내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황규철 녹색에너지연구원 원장을 만나 이를 현실로 이끌 연구원의 구체적인 전략을 들어봤다. 

▶전라남도 내에서 연구원이 맡은 역할과 위상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히, 에너지 산업 생태계 육성의 마중물 역할이 눈에 띈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수심이 낮고 너른 서해안 일대가 가진 높은 잠재력을 ‘에너지의 보고’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천연자원을 활용해 해상풍력, 태양광, MVDC 등 주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실용연구와 에너지 지역기업 육성 및 지원, 에너지정책 발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기술개발 및 실증→기업 제품개발 지원 및 육성→일자리 연계로 이어지는 에너지산업 생태계 구축에서 기업들과 직접 소통하며 에너지 혁신기업이 해외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혁신 지원을 수행하고 있다. 전남도, 지자체와 협력해 에너지 기술 실증을 위한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큰 강점이라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 산업 기반 조성과 관련해 연구원이 기여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연간 국가 R&D를 통해 1조원 이상의 기술 등이 연구개발 되고 있지만 실증 사이트를 확보하지 못해 사장되는 기술이 많다. 연구원은 지자체와 연계해 사이트를 확보하고 실증할 수 있는 장점을 활용해 에너지 R&D 기술 실증의 교두보가 되고자 한다. 전남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나 전력계통 포화상태로 신규 발전사업 허가 제한, 추가 계획 중인 발전단지 계통연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연구원은 전남도와 함께 계통용량 증대, 전력수요단지 인근 변전소 추가 건설 등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집적화단지 지정에 따른 전력계통협의체 구성을 통해 주민 수용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전남은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전용항만인 목포신항에 철재부두 1선석 추가 건설 및 해남 화원산단 개발로 터빈, 블레이드, 하부구조, 케이블 등 부품업체·연관기업을 집적화해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산업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이다. 연구원은 이러한 시점에 맞추어 풍력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해상풍력산업실은 직접 터빈 연구와 플랫폼 구성 등을 맡고 있는데 어떤 목적으로 조직을 운영 중인지.

“연구원 해상풍력산업실은 풍력 R&D와 풍력산업 기반 구축을 같이 추진 중이다. 제품 국산화 및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 산업활성화를 위한 기반 구축 모두 중요하다. R&D와 관련해 해풍황 데이터 수집을 위한 부유식 라이다 국산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고정식 라이다에 의한 국제기준 시스템 검증이 실시되는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해상풍력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플랫폼을 통해 물류관리 및 통합관체 체계를 세우고 있다. 신안 8.2GW 고정식 해상풍력단지·신안군 3.6GW 부유식 공공주도 단지에 대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타당성 검토 및 수용성 확보를 지원하며 해상풍력 산업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남도는 인구 유출의 여파로 농업의 위기도 예견되고 있다. 영농형 태양광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연구원 차원의 보급 방안이 있다면.

“우리 연구원은 201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영농형 태양광 시스템 표준화 및 재배기법 도출’에 대한 연구개발 및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축산업에 많이 종사하는 전남 도민들을 위한 주민주도(참여)형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모델 도출도 추진 중이다. 그 결과 벼, 밭작물과 과수 등에 대한 영농형 태양광 구조물 및 시공법 개발과 하부 작물에 대한 감소율 20% 미만을 달성했다. 또 태풍에 따른 낙과율을 40% 감소시키고, 냉해 고사율도 50% 이상 줄이는 등 피해 경감도 검증했다. 귀농·귀촌인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형급 영농형 태양광 설비 보급지원(과수원 중심) 등을 지자체와 연계하는 사업도 연구원 차원에서 제시할 수 있다. 이 일환으로 2021년부터 전남도와 영광군 월평마을을 대상으로 3MW급 주민주도형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행위완료 단계다. 이 모델은 태양광발전시설에 직접적인 사업대상자가 아닌 지역주민까지 이익을 공유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 일회성 보상이 아닌 발전소 운영이 지속되는 기간에 해당하는 만큼 연금식 지원을 보장하는 모델이다. 해당 지역의 시범사업이 상업운전으로 진행될 경우 토지주와 임차농, 마을주민까지 발전수익을 공유하고 배당을 받음으로써 지역소멸에 대응하고 농촌주민의 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김진후 기자]
[사진=김진후 기자]

▶전남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에 비례해 계통 포화 문제, 송전망 신설 등도 과제로 남아 있다. 해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전력계통망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전력계통망 확대는 주민 수용성, 추가 설비 설치 공간 부족, 경제적 부담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설비 증설 없이 전력계통망을 확대할 수 있는 NWAs(Non-Wire Alternatives) 방안이 고민되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향후 전남지역의 RE100 기업을 양성할 기반 기술로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 있어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HVDC, MVDC, LVDC는 기존 교류를 활용한 전력전송 방식이 아닌 직류를 활용해 전력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직류전송은 기존 송전설비를 활용해 교류 대비 약 1.5~2배까지 용량을 증대해 전력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NWAs에 최적화됐다고 볼 수 있다.  MVDC는 배전망에 활용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수용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안이다. 연구원은 한국전력, 효성 등과 국내 최초로 MVDC 스테이션을 개발하고 실증하고 있으며, 전남도 내에서 최초 상용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구원이 전남도를 에너지 인재의 허브로 키우기 위해 어떤 ‘비책’을 실행 중인지 궁금하다.

“연구원은 산·학·연 일자리 상생모델을 구축하고 에너지산업 맞춤형 특화교육을 통해 지역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인력이 정착할 수 있도록 에너지산업 우수기업에 연계해 ‘지역인재 발굴 및 양성→지역기업 양성 및 채용 연계→지역정착’으로 이어지는 에너지산업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 전남은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더 나아가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해상풍력을 역점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와 지역대학, 발전사 등 15개 기관이 ‘해상풍력 전문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3월부터 전남·광주 지역 8개 대학에서 해상풍력 융합전공 학사·전문학사 과정을 개설·운영 중이다. 또한 베스타스 터빈공장 설립 시기에 맞춰 도내 고교·대학교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생산인력 200여명 양성, 발전단지 유지보수 및 전주기 인력양성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해 이후 수행할 연구 과제에 대해 소개해 달라. 

“최근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MVDC 실증)의 후속 연계사업으로 전남 직류산업 글로벌 혁신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돼 2028년 5월까지 나주시를 중심으로 직류 배전망 플랫폼 구축을 통한 관련 기업 기술 개발, 글로벌시장 선점 등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RE100이 새로운 국제무역 규제로 부상한 상황에 발맞춰, 전남 여수산단을 대상으로 공공이 주도하는 ‘RE100 전용 재생에너지 공급확대 기술개발 지원체계’를 실증할 예정이다. 에너지신산업 분야는 AC/DC Hybrid 배전망 테스트베드 기반 조사,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반 전력변환장치 개발을 추진한다. 풍력분야는 기초 지자체가 준비 중인 해상풍력 발전사업에 대해 사전 타당성 검토 및 단지개발 기본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국내 해양환경에 적합한 인장각형 방식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시스템 설계 및 축소모형시험 기술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에너지 전 분야에 대해 신규과제를 기획 중이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R&D 성과목표 수립, 연구개발 역량 강화, 스타연구자 육성을 통해 중대형 국책사업을 발굴하고 에너지정책 지원, 에너지기업 성장 지원을 통해 에너지산업 육성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황규철 원장이 신안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황규철 원장이 신안 해상풍력단지 조성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진후 기자]

He is...

▲1965년생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팀장 ▲한국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 효율자원실장·경영관리실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기획본부장·경영지원본부장·성과확산본부장·해상풍력추진단장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녹색에너지연구원장 ▲2001·2005년 산업자원부장관표창(에너지절약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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