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SNE리서치 세미나서 유기수 교수 발표
배터리 열폭주 전이 지연, 사용자 생존율 높여
“연소 가스 배출 중요...배출 구멍으로 열폭주 지연”
미국 열폭주 지연 제도 추진...현대차도 연구 중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NGBS Tutorial 2024'에서 유기수 영남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가 '전기차 배터리팩 열거동 및 열폭주/화재 분석 및 대응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오철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3/334524_536051_2315.jpg)
전기차 화재가 보급 확대에 큰 걸림돌로 떠오르면서 화재를 예방하고 사고를 지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 중 화재 지연은 순식간에 발생하는 열폭주 전이를 늦추는 기술이다.
전기차 화재 특성상 빠르게 화염이 솟아오르기 때문에 단 몇분 만이라도 열폭주를 지연시키면 차 안의 사용자가 빠져나갈 시간을 벌 수 있다. 당연히 생존율도 높아진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전기차 제조사에 배터리 열폭주 지연을 의무화하려는 이유다. 우리나라도 전기차 사용자의 화재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소 가스 벤트 홀, 열전기방지시트 등의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유기수 영남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지난 22일 SNE리서치가 주최한 '제1회 NGBS 2024'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 열거동 및 열폭주/화재 분석 및 대응 기술’을 주제로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지연의 중요성과 동향 등을 소개했다.
이날 유 교수는 배터리 열폭주를 지연할 수 있는 가스 벤트 홀 적용 방안을 소개했다. 벤트 홀은 가스를 분출하는 구멍이다. 유 교수는 연소 가스가 열폭주 전이를 가속한다고 판단했다.
실제 유 교수는 아이오닉5를 대상으로 온도에 따른 단계적 배터리 반응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중 98~120℃ 온도에서 발생하는 연소가스가 인접 배터리 셀을 빠르게 연소(열폭주 전이)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는 “실험 당시 온도 값과 배터리 소재의 끓은 점을 확인했을 때 전해질이 기화돼 가스로 분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전해질 가스를 외부로 잘 빠져나가게 하는 것만으로도 열폭주를 상당 시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벤트 홀은 상시적으로는 배터리 숨을 쉬게 하거나 습기나 분진으로부터 막는 역할을 하고 배터리에 화재가 발생하면 연소 가스가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며 “연소 가스가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나오면 화재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소 가스를 배출하는 벤트 홀에 대한 아이디어. [사진=오철 기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3/334524_536053_2835.jpg)
또한 배터리 모듈을 단열격별구조로 만드는 방안도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배터리 모듈과 모듈 사이에 열전기방지시트(MICA)를 적용하는 방안으로 소화 시간은 미적용 모듈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화재 전이 시간은 3배 이상 늘었다.
유기수 교수는 “배터리 화재와 열폭주 전이 분석 기술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몇 가지 힌트를 가지고 많은 업체들과 힘을 합쳐 산학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주목되고 있는 AI에 기반한 배터리 열폭주 예측 모델은 열폭주에 관한 인자가 너무 많아서 계산이 어렵다고 보았다.
다만 유 교수는 과충전에 의한 부분만 제어해도 열폭주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특정 온도 배열에서 전압이 떨어지는데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 있다면 과충전에 의한 열폭주의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그것만 잡더라도 열폭주의 많은 부분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전기차 제조사를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 지연' 기술을 필수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도 이에 대응해 열폭주를 5분 지연(셀 하나 완전 연소 후 전이 시간)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