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류 기반 전력망·AI 융합 앞세워 차세대 운영체계 전환 가속
고압 ESS·식물성 절연유 등 친환경·고효율 기술 공개

천바오뤄(陈保罗) 친트(正泰·Chint) 스마트전기산업생태군 홍보·응용 총괄이사.[사진=차기영 기자]
천바오뤄(陈保罗) 친트(正泰·Chint) 스마트전기산업생태군 홍보·응용 총괄이사.[사진=차기영 기자]

“차세대 전력망의 패러다임은 AI 융합 기반에, 직류 전력시스템과 ESS 등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18일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EP 상하이에서 만난 천바오뤄(陈保罗) 친트(正泰·Chint) 스마트전기산업생태군 홍보·응용 총괄이사는 이같이 강조했다.

천 총괄이사는 “폭발적인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 확대는 결국 직류 기반 구조로의 전환을 불가피하게 만든다”며 앞으로 직류 배전·직류 전력망이 주요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류(DC) 전력시스템은 태양광·배터리·전기차처럼 직류로 생산·동작하는 설비를 교류(AC)로 여러 차례 변환하지 않고 직류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는 구조다. 변환 단계가 줄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천 총괄이사가 주목한 직류 기반 전환 흐름에 맞춰 친트는 이번 전시에서 관련 기술들을 대거 선보였다. 그는 먼저 ‘10kV 직류 순환밸브’를 언급하며 “변전소 용량이 부족할 때 고비용 증설 없이 주변 잉여 전력을 직류 방식으로 끌어와 수요를 보완할 수 있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패브형 110kV 승압변전소’도 소개했다. 그는  “집중형 태양광 발전소가 생산하는 저전압 직류 전력을 계통 연계에 필요한 고전압으로 승압하는 설비”라며 “모듈형·소형 설계를 적용해 설치 면적과 비용을 크게 줄였고, 현장 공사 기간도 약 30%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류·직류 양방향 변환이 가능해 잉여 태양광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전력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장비는 중국 국가전력망에서도 핵심 설비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된 모델은 최대 500kV급이며, 110kV·220kV 등 중·저압 승압 제품군도 갖추고 있어 한국 시장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언급했다.

친트 부스 모습.[사진=차기영 기자]
친트 부스 모습.[사진=차기영 기자]

친트는 직류 기술뿐 아니라 변동성이 커지는 재생에너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ESS와 AI 기반 운영 기술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ESS를 계통과 유연하게 연결하고, AI로 발전량·부하·가격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운전 전략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천 총괄이사는 이번 전시에서 강조한 기술 중 하나로 ‘고압 ESS 시스템’을 꼽았다. 기존 ESS가 배터리 직류(약 400V)를 인버터·변압기를 거쳐 승압하는 구조라면, 친트의 고압 ESS는 배터리 단계에서 전압을 10kV까지 직접 끌어올린 뒤 인버터를 통해 바로 AC로 변환한다. 전압을 높여 전류를 줄이면 배터리 집적도가 높아지고, 비용은 기존 대비 4~5배 절감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갖춘 전력설비도 주요 기술 라인업으로 제시했다. 천 총괄이사는 “전력망이 고도화될수록 탈탄소·안전 기준은 기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750kV급 변압기는 광유 대신 식물성 기반 천연에스테르 절연유를 사용해 누출 시에도 오염 가능성이 없고, 생분해율이 97%를 넘는다. CO₂ 저감 효과와 높은 인화점 등 안전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SF₆를 전면 배제한 친환경 GIS·RMU 장비도 소개했다. 그는 “질소·건조 공기를 절연 매질로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차단하고, 완전 밀폐 구조를 통해 누설률을 0.1% 미만으로 줄였다”며 “가스가 모두 빠지는 상황에서도 안정 운전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천 총괄이사는 친트의 미래 방향성과 관련해 “더 스마트하고 유연한 전력 관리 시스템 구축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국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유사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 시장에서의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친트는 태양광 소재·셀·모듈·인버터·ESS 제조부터 발전소 설계·투자·EPC·운영, 배전망·전력판매·다중에너지 통합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이다. 세계 가정용 태양광 설치 규모 1위이자 중국 저압 전기시장 1위 기업으로, 업계에서는 ‘중국 슈나이더’로도 불린다. 2024년 매출은 1780억위안(약 35조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다. 모듈·인버터·ESS 3개 분야에서 BNEF 글로벌 Tier1에 동시에 진입한 유일 기업이며 중국 민영기업 중 최초로 ‘녹색공장·녹색설계·녹색공급망’ 3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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