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 미디어투어 행사서 지난해 완공한 제2공장 내부 첫 공개

늘어난 수주고에 현재 가동률 80%, 내년 95%까지 상향 기대감

美와 유럽 비롯 국내 에너지고속도로 사업 참여 위한 기술개발 박차

가동에 들어간 1년이 지난 일진전기 제2공장 내부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 철심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일진전기]
가동에 들어간 지 1년이 지난 5일, 일진전기 제2공장 내부에서 직원들이 초고압변압기 철심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일진전기]

5일 충남 홍성군 갈산면에 위치한 일진전기 홍성 제2공장에 들어서자 작업자들의 바쁜 손놀림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날 일진전기는 미디어투어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제2공장의 내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10월 ‘전력 슈퍼사이클’로 불리는 글로벌 전력기기 수요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홍성공장 유휴부지에 총 682억원을 투입, 3만MVA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증설하고 지난해 10월 준공식을 거쳐 11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홍성공장은 2013년부터 가동된 일진전기의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주력 생산기지로, 이번 증설을 통해 변압기 생산능력은 약 4300억원 규모로 확대됐으며 부지 규모도 이번에 증설된 공장 면적을 합쳐 약 1만2000평에 달하게 됐다. 공장에서는 765kV급과 송변전용 등 전력용변압기와 분로리액터, 가스절연 변압기를 비롯해 특수변압기, 해상풍력용 변압기,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변압기 제1공장에서는 345kV급부터 765kV급까지, 증설한 제2공장에서는 345kV급까지 규모별로 제품 생산을 분리해 작업 효율성과 편의성을 배가했다.

400kV 초고압변압기가 출하 전에 최종 시험을 받고 있다.[사진=일진전기]
400kV 초고압변압기가 출하 전에 최종 시험을 받고 있다.[사진=일진전기]

▲표준화된 제품 없는 초고압변압기, 고객 요구 따라 맞춤형 제작

미디어투어에 동행한 김정찬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 상무는 “똑같은 초고압변압기는 거의 없다”면서 “용량을 비롯해 크기, 소음, 지역 특성 등 전 세계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게 변압기를 설계하고, 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생산하는 게 변압기 업체들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초고압변압기는 설계 3개월, 제작 3개월 등 총 6개월의 생산기간이 소요되고, 수십억원의 가격을 호가하는 ‘고급 수제품’이다.

홍성 제2공장에서도 일반적인 변압기 제작 과정인 철심-권선-중신-진공건조로(VPD)-완성 공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고숙련의 작업자들이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도자기를 빚듯이 조심스럽게 제품을 완성한다.

김 상무는 “변압기는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테크니션 역량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공장을 증설한다고 바로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면서 “도면을 보고, 작업지시가 가능한 고숙련의 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6~7년 정도 교육을 하고, 지원을 해야 하는데, 일진전기는 선배사원과 직원을 1대 1로 붙여 인력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찬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 상무가 주요 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일진전기]

이렇게 만들어진 변압기는 32m 높이의 내부 시험장에서 최종 시험까지 실시해 효율과 성능, 안전성 등을 확인하게 된다.

김 상무는 “변압기의 수명은 절연지와 내부 목재의 수명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절연지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스위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으며, 조립을 끝낸 변압기는 거대한 VPD 설비에 넣고, 가열을 반복하며 내부에 있는 수분을 완벽히 제거하는 등 최고 품질의 변압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제품은 출하를 위해 붓싱 등을 일부 해체해 트레일러에 실어 궁리포구에서 바지선으로 부산항이나 평택항으로 옮긴 뒤 전 세계로 수출된다.

▲국내외서 커지는 변압기 시장, 적극 대응 노력

올해 상반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일진전기의 전선사업부와 중전기사업부의 매출액은 각각 7720억원, 2066억원이다. 전선업 비중이 전체의 약 8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하지만 홍성 제2공장 증설과 함께 글로벌 주요 지역의 변압기 시장 호황으로 인해 중전기사업 매출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일진전기는 북미에서 4300억원 규모의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 데이터센터용 132kV 변압기 초도수주, 중동 쿠웨이트(400kV), 사우디(380kV) 변압기 납품 등에 성공했다.

일진전기 유상석 대표가 본격적인 미디어투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윤정일 기자]
일진전기 유상석 대표가 본격적인 미디어투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윤정일 기자]

또 북미 지역에서 500kV 초고압변압기 수주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시장 진출 등 유럽 법인을 통한 현지화된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중동에서도 쿠웨이트, 사우디 400kV 시장에 집중하며 오만, 카타르, UAE 등 신규 400kV급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홍성공장의 경우 현재 가동율이 80%를 상회할 정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김 상무는 “홍성공장 전체적으로 연간 280대 정도 생산을 하는데, 제2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변압기는 140대 정도다. 절반은 미국으로, 나머지 절반은 내수용”이라며 “과거에는 공장 가동율이 70% 정도였으나 2공장 본격 가동 이후 영업을 강화하면서 수주잔고가 크게 늘어 현재는 80%까지 올라왔고, 내년에는 95%까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진전기는 해외사업 외에 국내에서 추진되는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일진전기는 산업부와 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500kV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해 변환용 변압기 설계·제작·시험 전 주기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유상석 일진전기 대표는 “일진전기는 과거 GIS와 변압기, 케이블 등을 중심으로 국내 매출 비중이 높았으나 지금은 해외 비즈니스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변압기 시장의 3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와 DC의 확대, AI 데이터센터 보급, 전력시설 노후화로 인한 교체사업,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기화 등 전력산업의 메가트렌드로 인해 전력산업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이 언제,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일진전기 제2공장 앞에 있는 초고압변압기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윤정일 기자]
일진전기 제2공장 앞에 있는 초고압변압기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윤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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