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차, 확보 거래물량 8만MWh 달성
유럽 등 해외 시장 면밀 분석 통해 유연성 극대화
PPA 사업자 라이선스로 신용 보강→시장 활성화 복안

PPA 연계 RPS, 가격 기준 제시 순기능 기대되지만
공급사업자 배제된 ‘민간 주도 장외시장’ 의문
75개 사업자 협의체 통해 시장 활성화 마중물 자처

고성훈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대표. [제공=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고성훈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대표. [제공=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지금까지의 고정가격계약이 정해진 틀 안에서 운영되는 ‘기성복’이었다면,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의 솔루션은 ‘맞춤복’이다. 발전사와 전기사용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계약조합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강점이자 숙명이다.”

고성훈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대표는 최근 전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거래는 점차 공급 조건과 전기수요자의 니즈 모두 다종다양해지고, 그만큼 계약의 형태나 발생가능한 리스크도 광대해질 것이다. 테라와트아워는 AI 기반 매칭시스템을 통해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PPA) 시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내년 100MW 이상 공급자원 확보 전망”

지난해 ‘2028년 1TWh의 거래량 확보’라는 목표를 내걸고 출범한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가 10월부로 설립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에너지 산업에서 주변부에 자리했던 ‘금융’을 전력거래의 핵심으로 격상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만큼, 지난 1년의 성과도 굵직했다.

고성훈 대표는 “30여 개사 이상의 발전사업자와 재생에너지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BAT코리아 등에 8만MWh(80GWh)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현재 협의 중인 계약이 마무리되면 내년까지 100MW 이상의 공급자원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중 지난 6월 BAT코리아와 체결한 단기 PPA 계약은 테라와트아워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존 RPS 제도가 고수하고 있는 20년간의 장기고정가격계약은 변동성, 수익성 등의 측면에서 발전사와 수요사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테라와트아워는 5년의 단기계약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력을 즉시 공급할 수 있는 발전자원을 활용하며 타사와 차별점을 뒀다.

고 대표는 “특히, 1MW 이하의 발전사업자가 90%를 차지하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여건에서 국내외 중견사의 취약점인 기업 신용 제공의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점이 테라와트아워의 노하우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세계 각국은 활발한 PPA 시장 속에서 각 시장 여건에 맞는 각양각색의 사업모델을 도출하고 있다. 앞서 대규모 PPA 시장을 일으킨 유럽에선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내 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베이스로드 변동계약’을 도입하거나, ESS 결합 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PPA’ 등 각양각색의 PPA 계약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전력시장 환경을 가진 대만의 경우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이 직접 PPA 계약을 맺는 ‘CPPA’가 대두된 가운데, 대상이 되는 수요기업에 문제가 발생할 때 대만전력(타이파워)이 계약 동의를 조건으로 인수하는 제도가 나타났다.

테라와트아워 역시 이 같은 세계 시장 동향에 발 빠르게 반응하며 플랫폼사의 강점인 유연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선도국들의 시행착오를 보며 국내 시장에 도래할 문제를 예견하고 선제 대응하는 한편, 한층 완성도 높은 솔루션으로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토대로 구축한 시장대응력은 변화무쌍한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경쟁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성훈 대표는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PPA 사업자)의 책무는 최적의 발전사업자를 수요기업에 매칭하고, 발생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인지해 사고 확률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풍부한 경험과 데이터를 누적하며 자사의 AI 기반 매칭 솔루션이 더욱 정교화하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 신용 문제 대두…라이선스로 물꼬 터야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국내외 시장에 대한 고성훈 대표의 면밀한 관찰이 스며있다. 그는 이중에서도 향후 대두될 시장 변화 요소 중 사업자 ‘신용’ 문제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국내 PPA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 발전사-수요기업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신용을 보완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우리보다 앞선 유럽 역시 소규모 발전사 또는 신용도 낮은 수요기업의 경우 자원확보가 쉽지 않은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고 대표는 “기존 RPS 시장에선 소규모 발전사업자라도 상대적으로 쉬운 시장 진입이 가능했다”며 “반면 PPA 시장은 거래에 참여하는 전기사용자, 발전사업자,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 모두의 신용을 고려해야 한다. 모두의 신용이 완비되거나, 인프라 사업 특성상 별도의 보강이 이뤄질 때에서야 비로소 시장 진입이 가능하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발전사가 SPC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때, 사업의 금융을 지탱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은 전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RPS 제도에 의존하고 있다. 발전사업자의 신용이 부족하더라도 한전, 발전공기업 등과 체결하는 장기고정가격계약의 안정성이 신용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 PPA 시장은 PPA사업자(공급사업자)가 신용을 보완하고 있지만, 기업 규모나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더욱이 개별 기업 신용에 의존하는 구조는 결국 자본과 대기업 편중으로 치달을 위험도 남아있다.

이때 중개사업자에 높은 신뢰성을 부여하는 라이센스 제도를 통해 신용을 보강하면 시장 진입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고성훈 대표의 시각이다.

고 대표는 “일정 자격을 갖춘 사업자에게 라이센스를 발급하고, 이 신용에 바탕을 둔 전력거래를 활성화한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신용 문제로 거래에서 배제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며 “개별 기업 신용에 의존하지 않고도 RPS와 같은 안정적인 거래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제한된 풀 내에서 선정된 라이센스 사업자(또는 컨소시엄)이 경쟁한다면,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인 PPA 가격도 안정화하거나 보증료를 절감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시장 활성화 열쇠는 니즈를 수요로 이끌어내는 것”

반면 여전히 국내 PPA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고성훈 대표는 테라와트아워의 최우선 과제로 거래 활성화를 꼽으며, 이를 위해 각 시장 참여자들이 활발히 진입할 수 있는 시장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공급-중개(판매)-수요의 세 주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재생에너지 전력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우선 공급 측면에선 재생에너지 보급량 자체가 미진하다. 법적 테두리 내에서 전력망·재원·인허가 등 지원체계가 갖춰지고 있지만, 에너지 안보이자 수출 원동력인 저렴한 발전원으로서 태양광이 가진 중요성을 감안해 발전소 개발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 측면에선 아직 잠재한 수요인 ‘니즈’를 실제 수요로 표면화하는 것이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우세한 현물시장으로 인해 RPS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시장 수요가 PPA 시장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은 결국 실제 수요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수요화를 이끌 방안으로는 ▲각종 지원책을 통한 시장 진입 유도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와 함께 ▲공급-수요 균형에 따른 재생에너지 단가 하락이 제시된다.

고 대표는 “현재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특정 시점에 한정된 망 사용료 등 부대비용 지원을 대기업까지, 또 5~10년으로 넓히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며 “당장의 공급이 중요한 수요기업으로선 시장에 초기 진입할 충분한 유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RPS 제도 개선책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는 시각이다. 앞서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PPA 연계 장기고정가격계약을 통해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을 잇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고 대표는 “장기적으로 해당 정책이 PPA 시장을 세분화하고 가격 기준을 제시하는 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글로벌 RE100 가입기업이 입찰시장에 참여하고 비교적 수요 물량이 적은 기업은 PPA 시장에 집중하는 형태다. 또, 실제 가격 상한선을 형성하는 순기능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업에서 PPA 사업자가 배제된 것은 의문이다. 민간 주도의 장외시장 활성화가 제도 취지인데, PPA 사업자가 빠진 채 시장 활성화가 가능할까 하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 “에너지 신산업 시대, 시장 활성화 선두에 설 것”

한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비롯한 각종 에너지 신산업이 법제화되며 경쟁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제도, 시장 여건의 한계 탓에 실제 시장이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예상된다. 테라와트아워는 이를 아우르는 제도·체계 개선을 제언하며 시장 성숙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궁극적으로 PPA 사업자가 공급-수요자에게 각각 알맞은 상품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온전한 시장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고성훈 대표는 “현재 등록된 PPA 사업자만 75개사 이상이다. 이들과 합심한 협의체를 구성해 PPA 시장 내 PPA 사업자의 역할을 강화하고, 책임감 있는 사업의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수요 기업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며 발전사업자와의 이해관계를 효율적으로 조율하고, 관련 제도 개선 및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e is...

▲1971년생 ▲고려대 경제학 학사 ▲서울시립대 도시계획 석사 ▲2008~2016년 한화시스템 전략기획팀장 ▲2016~2022년 한화에너지 에너지솔루션 LAB 센터장 ▲2022년 한화컨버전스 에너지플랫폼사업 담당 ▲2023년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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