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에너지 기업과 금융그룹 간 최초의 합작법인 출범 의미
한화 에너지사업 전문성, 신한 금융 안정성 기반 시너지 기대
발전사업자와 기업 위한 재생E 전력거래 플랫폼 구축 예정
전력거래 활성화 시점 2026년 예측, 그전까지 자원확보 예정
육지계통 입찰시장 맞춰 국내 전력거래 리딩하는 VPP 도약

재생에너지 전력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순수 에너지 기업과 금융그룹 간 최초의 합작법인이 출범했다.

한화 신한 테라와트아워(대표 고성훈, 이하 테라와트아워)는 한화컨버전스와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4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총 100억원을 투자해 지난 9월 설립된 것으로, 이미 한화 계열사 편입도 완료했다. 테라와트아워가 이목을 끄는 것은 그동안 에너지사업에서 PF 등을 통해 자금지원 등을 주로 했던 ‘금융’이 전력거래라는 ‘에너지사업의 핵심’ 영역에 들어왔다는 점이다. 이 일을 주도한 고성훈 테라와트아워 신임 대표는 한화시스템 전략기획팀장, 한화에너지 에너지솔루션 LAB센터장, 한화컨버전스 에너지플랫폼사업 담당 등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로,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에너지 대기업과 금융과의 합작에서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기신문은 ‘한화 신한 테라와트아워’ 출범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언론 최초로 직접 고성훈 대표를 만나 기업 소개와 함께 앞으로의 사업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화 신한 테라와트아워(이하 테라와트아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테라와트아워는 재생에너지 전력거래에 특화된 전문 법인으로, 한화의 에너지 사업 전문성과 신한의 금융 안정성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올해 9월 설립됐다. 앞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판매하려는 발전사업자와 조달하려는 기업을 연결, 매칭하는 전력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에너지기업과 금융의 결합,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시도됐는데.

“우리나라에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금산분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금융이 단순 투자자가 아닌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케이스는 테라와트아워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는 금융사가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경영참여목적펀드’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금융권이 단순 재무적투자자(FI)에 그치고 싶지 않다면 경영참여목적펀드에 투자를 하고 그 펀드가 특정 기업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는데, 우리는 그 방식을 이용했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계열사들이 펀드에 참여하고, 그 펀드가 주주로 참여하는 형태다.”

▲여러 금융권 중에 신한금융그룹과 손을 잡은 이유는.

“신한은 금융권의 톱3 안에 드는 그룹으로, 국내에서 에너지산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금융기관은 KB국민은행, 산업은행, 신한은행 등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산업은행은 국책기관이라 제외를 하고, 남은 2곳의 은행 중에 신한이 더 에너지산업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고 판단해 제안을 한 것이다. 처음 논의는 지난해 12월 시작해 올해 4월 협약을 맺었고 그동안 준비기간을 거쳐 9월에 조인트벤처 설립이 됐는데, 여러 가지 승인문제로 시간이 다소 걸렸다.”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금융권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았다. 법적으로는 제도가 만들어져 있지만 그동안 없었던 모델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금융권에서는 아마 부담이었을 것이다. 또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것이 시기적으로 맞느냐에 대한 주변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도 어려움이었다. 하지만 나는 탄소중립, 기후위기가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고 재생에너지 시장 또한 결국에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왜냐하면 단기적으로 재생에너지는 의무적 수요지만 2026~2027년 정도 되면 경제성 수요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미국, 유럽 등의 사례를 보면 레거시 전원에 비해 재생에너지가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 한국도 그 시장으로 반드시 갈 것이다. 때문에 한화와 신한은 지금 준비를 서둘러야만 남들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동의를 끌어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테라와트아워와 같은 형태의 합작법인이 추가적으로 나올 개연성은.

“우리가 지향하는 사업은 전력거래다. 전력을 사다가 필요로 하는 곳에 판매하는 것인데, 이는 예금을 받아서 돈을 필요로 하는 곳에 대출을 해주는 금융모델과 기본적으로 유사하다. 은행 비즈니스는 또 신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좋은 신용도를 기반으로 하고, 지속적인 거래를 선호한다. 우리가 하려는 전력거래 사업도 기본이 20년이며, 안정성, 영속성 등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은행과 손을 잡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또 다른 여러 에너지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발전사업자다. 발전사업을 하기 위해 펀딩을 하고,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움직임들은 그동안 많이 있어 왔는데, 우리처럼 전력을 거래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처음이다. 아직까지는 다른 기업들에서도 우리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아는데, 만약 우리의 성공을 보면 다른 금융권이 먼저 파트너를 찾아서 시장에 뛰어들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주주사인 한화컨버전스가 관리·운영중인 전남 영광 발전단지.(제공=한화컨버전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 주주사인 한화컨버전스가 관리·운영중인 전남 영광 발전단지.(제공=한화컨버전스) 

▲출범을 했는데, 테라와트아워는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게 되나.

“앞으로 자원들을 제대로 팔 수 있는 시점은 대략 2026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그에 앞서 2024~2025년에는 기존에 확보했던 발전원들을 COD(상업운영)한다거나 추가로 매입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발전원 매입이라고 하는 것은 제3자로부터 전력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발전소에 직접 투자해서 거기서 전력을 가져오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시장은 현재 절대적으로 공급자 우위다.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한) 전력을 사려는 기업들은 많은데 상대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사업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런 수요에 맞춰 공급사이드의 기반을 갖추는 것이 2024~2025년까지 해야 할 일이다.”

▲공급사이드에서 구체적인 자원의 비중까지도 어느 정도 결정을 했나.

“기본적으로 태양광과 육상풍력 정도가 타깃으로 삼는 자원이다. 태양광 중에서도 나대지이던, 지붕이던 관계없이 그 유형의 발전자원을 매입할 예정이다. 로드맵 상 2028년에 우리 회사 이름대로 1테라와트아워(TWh) 정도를 거래하는 게 우리의 중장기 계획이다.”

▲테라와트아워의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발전사업자를 위한 수익 최적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향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는 전력을 판매하기 위해 RE100 시장에서 민간 기업과 장기고정계약(직접 PPA)을 체결하거나, 전력거래소(KPX)의 도매시장에 참여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변화된 시장에서는 전력거래사업자의 역량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발전사업자를 위한 장기적인 고정매출 확보, 적기의 자금 조달, 안정적인 발전소 성능 보장 등이 사업 성공의 요소가 될 것이다. 테라와트아워는 장기공급계약(PPA)부터 금융자문(PF), 구축(EPC), 운영관리(O&M) 등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을 최대화하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기업을 위한 RE100 이행 솔루션 확보에도 매진할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선 RE100 이행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에선 여건상 재생에너지 수급이 쉽지 않을뿐더러 각 기업에서 짧은 시간 안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거나 관련 제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테라와트아워는 기업별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기술 분석 과정을 거쳐 최적의 RE100 이행 방안을 제시,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예정이며, 우리의 재무 건전성에 기반해 안정적인 장기계약 또한 가능하다.”

▲당장 내년 2월 제주도부터 재생에너지 입찰시장이 개설된다. 주주사인 한화컨버전스도 전력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업모델이 겹치는 게 아닌가.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소매 비즈니스, 또 KPX(전력거래소)의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한 입찰거래 등이 있는데, 주주사인 한화컨버전스와 테라와트아워는 이들 시장을 별도로 접근할 것이다. 그 이유는 시장이 이제 시작단계이고,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 또한 2026년 정도로 예측되는데 벌써부터 ‘너가 할 것이냐, 내가 할 것이냐’를 따지기보다는 각자의 뷰(View)대로 시장을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뷰는 발전사업자들의 경우 각자의 수익과 상황에 따라 직접 소매로 팔아달라고 할 수 있고, 아니면 도매에 가서 입찰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다. 테라와트아워는 거래사업자로서 어느 시장에서 이 자원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게 좋은지 판단해서 사업자들에게 최대의 수익을 제공하는 게 목표이고, 한화컨버전스는 태양광 O&M을 메인으로 하는 기업으로서 O&M 서비스를 받던 고객이 입찰거래까지 원할 경우 거기에 맞게 추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둘 중에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

▲최근 경쟁관계가 예상되는 에너지기업들이 잇달아 입찰제도 맞춤형 플랫폼을 내놓는 등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테라와트아워는 2026년까지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에 주력하고, 또 2026년까지는 한화컨버전스와 함께 시장을 모니터링해 가면서 입찰시장이 육지계통까지 확장됐을 때 참여할 생각이다. 또 어떤 비즈니스든 시스템을 먼저 만드는 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사업의 구도와 프로세스, 이해관계가 안정되면 거기에 맞는 시스템을 갖는 게 맞다. 미리 만들어 놓으면 다시 수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입찰시장의 승부는 두 가지라고 본다. 발전 자원에 대한 신뢰도, 즉 예측력이고, 두 번째는 이 자원을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 즉 가동률이다. 두 가지가 이 시장에서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예측력은 이미 여러 플레이어들이 솔루션들을 가지고 있고, 가동률을 책임지는 것은 노하우다.”

▲내년 2월 제주 입찰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현행 전력시장운영규칙을 살펴보면 거래사업자의 리스크가 쾌 크다. 우선 전력판매대금의 일정 부분을 재정보증금액이라고 해서 일종의 보증금(deposit) 형태로 내야 한다. 계산해보면 1MW 당 2000만원 정도다. 사업에 참여하려면 현금을 내거나 이행보증서 등을 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입찰시장의 플레이어가 기술력이 있다고만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거래하는 금액에 대한 재무적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이것이 중간의 전력거래 사업자가 확보해야 할 역량이다. 앞으로 이와 같은 책임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기존의 플랫폼 기업들은 예측력과 가동률을 높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되고, 중간의 거래사업자는 이런 재무적 캐파를 바탕으로 각자 역할을 해서 에코시스템이 형성돼야 더욱 성장할 수 있다. 각각의 전문성을 갖고 내가 어느 밸류체인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시장이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고 본다.”

▲테라와트아워의 향후 비전과 목표는.

“지금은 기업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는 수동적인 입장이라면, 앞으로는 재생에너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수단이 될 것이다. 이에 전기화(Electrification), 서비스화(Servitization), 그린화(Greenization)라는 테라와트아워만의 ESG 전략으로, 재생에너지가 필요한 국내 기업에 최적의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기존의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측정하기 위한 경영 목표라면 테라와트아워의 ESG는 새로운 사업을 개발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다. 이처럼 테라와트아워는 안정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이행 솔루션을 RE100 시장에 제공해 발전사업자와 기업 모두를 위한 재생에너지 전력거래 플랫폼이 될 것이다. 또 2025년 육지계통에 도입 예정인 KPX 전력시장에 참여해 국내 전력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VPP로 성장할 것이다.”

▲전력거래 사업자 입장에서 전력당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테라와트아워가 한화-신한이 손을 잡고 시작하지만 향후에는 또 다른 사업자들이 분명 들어올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스타트업이, IT기업이 쉽게 들어와서 할 수 있는 성질의 사업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에서는 초기에라도 사업의 본질에 맞는 사업자, 제도 등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또 필요한 것은 현재까지 재생에너지 시장은 국가계약 시장이었다. 국가가 계약을 통해 활성화를 유도하는 시장이었으나 결국 돈은 한전이 지불했다. 이를 과감하게 민간계약시장으로 넘겨야 한다. 정부가 과감하게 민간계약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 이번에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에너지기업과 금융권 간 조인트벤처의 첫 대표를 맡게 됐는데, 각오 한 말씀 해주신다면.

“한화는 2010년 전력소매시장 자유화 얘기가 나오자 그룹 내에 TF팀을 만들었고, 국내 대신 전력시장이 자유화된 미국, 호주, 유럽, 일본 등에서 먼저 경험을 쌓았다. 나도 그 사업 초기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기 시작해 현재 한국에서 다시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한국도 전력신사업을 위한 환경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시장이 열리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많은 사업자들과 함께 키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생에너지 전력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테라와트아워에서 전력시장을 키우고, 전력거래를 통해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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