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 SDV 시장, 7000억달러 전망..기업들 각축전
독일 완성차 업체, 자사 OS 개발 및 관련 업체와 협력
日 정부 SDV 전략 수립 및 지원...혼다-소니 JV 설립
현대차 포티투닷 인수...국내 업체 독일 진출 모색
“SDV 개발 트렌드 주시하고 선도 기업과 협력해야”

독일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벤츠, BMW, 아우디가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SDV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포티투닷 인수를 통해 SDV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본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SDV 경쟁력 확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SDV 시대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 주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산학연 협력,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 ‘10년 뒤 1000조 시장’...車를 달리는 컴퓨터로 만드는 ‘SDV’
SDV(Software Defined Vehicle)는 차량의 주요 기능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동되는 자동차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자동차가 하드웨어 중심의 기계였으나 SDV 시대에는 자동차를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일종의 컴퓨터로 보고 있다. 앞으로 차량의 가치와 핵심 경쟁력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SDV 시장에 대한 전망도 매우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 TechEx에 따르면 2023년 270억달러(약 37조 3275억원)에서 연평균 34% 성장해 2034년에는 7000억달러(약 967조 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배경에서 독일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개발하며 SDV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르노, 스텔란티스, 볼보 등은 아마존, 구글이 제공하는 타사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벤츠(MB.OS), BMW(BMW OS 9), 폭스바겐(VW.OS) 등의 독일 완성차 기업은 자체 OS를 개발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OTA(Over-the-Air), 인포테인먼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 보조 소프트웨어 기술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해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은 민간 기업과 정부가 모두 SDV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토요타는 자체 SDV 플랫폼인 ‘아린(Arene)’을 개발 중이며 덴소와 디지털 소프트웨어 개발 센터도 구축했다. 혼다는 2026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 '혼다 0 시리즈'를 SDV 기반으로 제작한다고 발표했으며 IT 역량 고도화를 위해 소니와 합작회사 ‘Sony Honda Mobility'도 설립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모빌리티 DX 종합 전략‘을 수립해 자동차용 SoC, 시뮬레이션, 생성형 AI, API, 라이더, 고정밀 3차원 지도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혼다 0 시리즈 콘셉트 살룬. [사진=혼다]](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7/339880_542805_283.jpg)
◆ 현대차그룹, 포티투닷 인수...中企는 獨 시장 주목
국내 자동차 대표기업 현대차그룹은 SDV 역량 강화를 위해 2023년 4월 포티투닷 지분 93.2%를 인수했다. 포티투닷은 풀스택 자율주행 기술과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한 스타트업으로, 인수 이후 그룹의 SDV 실현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도 SDV 시장에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독일 완성차 브랜드의 차세대(2029년) 양산 모델이 SDV 중심으로 개발하고 있어 2024~2025년은 한국 SDV 기업의 독일 진출을 위한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의 대독일 자동차 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62.3% 증가한 28억달러(약 3조8710억원)였다.
![CES 2024에서 발표한 현대자동차그룹(포티투닷)의 SDV 개발 방식. [제공=삼정KPMG 경제연구원]](https://cdn.electimes.com/news/photo/202407/339880_542806_3433.jpg)
◆ “SDV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체계적 준비 필요...일본 사례 참고해야”
한국 기업들의 SDV 시장 경쟁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언도 나온다. 김현정 코트라 뮌헨무역관은 ’독일 3사 벤츠‧BMW‧아우디, ‘따로 또 같이’ 준비하는 미래 SDV 시장‘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SDV 개발 트렌드를 면밀히 주시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산학연 협력을 통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정부의 전략적 지원으로 SDV 분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