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이상 대동모빌리티 대구 S-Factory 지붕 위 태양광 '빼곡'
자체 수요 넘는 연 3900MWh 전력 생산…매전수익·REC 기대
초기비용 등 부담 적어 기업 규모 막론 RE100 달성 솔루션 평가

엔라이튼이 설계한 자가용 구독형 태양광 사업구조도. [제공=엔라이튼.]
엔라이튼이 설계한 자가용 구독형 태양광 사업구조도. [제공=엔라이튼.]

“태양광 전력만으로도 공장에서 쓰는 모든 전력을 충당하고도 남는다. 남은 전력은 매전수익은 물론 REC 발급을 통해 관계 기업의 RE100 이행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6일 찾은 대구 국가산업단지 정중앙에 위치한 대동모빌리티 S-Factory. 3만1347㎡에 달하는 공장 지붕을 태양광 모듈이 빈틈없이 메우고 있다. 전체 3MW 규모로 구독형 및 자가용 태양광 중 국내 최대 발전소가 준공하며 외형을 드러낸 순간이다.

압도적인 규모와 함께 이곳 발전소가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뚜렷했다. RE100 이행 압박이 눈앞에 다가온 대기업은 물론, 제도·재원 등 부족한 여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견·중소기업 입장에서 ‘구독형 태양광’이 재생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에너지 기후테크 기업인 엔라이튼이 설계한 자가용 구독형 태양광 모델은 산업단지 지붕태양광의 마지막 관문인 파이낸스(금융) 문제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수요기업(구독자)은 설비·안전 등에 막대한 초기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일정한 사용료 지불을 통해 500kW 이상의 중대형 태양광발전소를 설치 및 사용할 수 있다.

자가용이란 점에서 태양광발전소 개발의 난관인 계통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또, 주기적으로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안전·유지관리 등 부수 서비스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엔라이튼 관계자는 “안전보건 요건 강화 등으로 사업의 난이도가 매우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회사 내부에 안전보건팀을 비롯해 ▲발전량 관제 ▲원격 상태진단 ▲정기점검 ▲유지보수를 전담하는 기술 인력을 확보했다”며 “그동안 유관 사업을 통해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소비량을 분석하고, RE100 이행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약 15GW의 실질 잠재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산단 지붕태양광에겐 희소식이다. 그간 공장의 지붕 임대차 계약, 소유주 변경 등의 문제로 인해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지 못해왔다. 공장주, 사업주들은 금융권 외에서 충분한 재원을 유치하기 어려워 사업을 중도 포기하기 일쑤였다. 엔라이튼은 이 난점을 사업의 주춧돌로 삼았다.

엔라이튼 관계자는 “자가용 태양광을 시행·시공·운영관리해 온 엔라이튼의 역량을 바탕으로 각 사업체의 전략별로 가장 유리한 사업구조와 대외변수를 분석해 도출한 모델”이라며 “최근 에너지 위기를 겪으면서 연평균 4.8%씩 증가하고 있는 전기요금에 부담이 커진 고객사들을 중심으로 사업모델의 설득력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관건은 경제성이었다. 엔라이튼으로선 20년간 고정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해 사업의 안정성을 높였다. 반대로 구독자인 수요기업으로서도 구독료 이상의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란 반응이다.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동모빌리티 S-Factory 지붕 위로 3MW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자리하고 있다. [제공=엔라이튼.]
대구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대동모빌리티 S-Factory 지붕 위로 3MW 규모 태양광발전소가 자리하고 있다. [제공=엔라이튼.]

실제 이날 준공한 대동모빌리티 S-Factory 지붕태양광을 통해 사업의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엔라이튼이 MW당 15억원, 총 49억원을 투입해 제공한 3MW 설비는 연간 3942MWh의 전력을 생산한다. 공장이 위치한 지역은 일사량이 높아 더 많은 시간의 발전도 가능하다. 이날 정오경 발전소 모니터링룸에서 확인한 발전량만 해도 7MWh를 훌쩍 넘고 있었다.

이는 우선 공장이 사용하는 연간 전력사용량 1600MWh를 책임진다. 해당 전력은 연간 약 15만대를 생산하는 미니 트랙터, 오토바이 등 5개 조립라인에 투입된다. 생산된 전력은 자가사용으로 우선 소비되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방편이 되는 한편 발전을 시작하면 해당 공장은 곧장 RE100을 달성하는 셈이 된다.

남은 잉여전력 2300MWh는 플러스 알파(+α)다. 시시각각 변동하는 전력거래단가(SMP)에 기반해 전력을 판매하면 매전수익이 추가 이익으로 유입된다. 발전 수익뿐 아니라 판매한 청정 전력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로 전환하면, 매전수익을 웃도는 인증서 판매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혹은 대동모빌리티의 경우처럼 모회사 또는 관계회사의 RE100 이행에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영호 엔라이튼 대표는 “많은 고민 끝에 출시한 이번 사업이 대동을 비롯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기여하는 선례로 남았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의미가 크다”며 “특히, 이번 사업은 ESG에 적극적인 대동모빌리티와 합심해, 대형 태양광으로선 이례적으로 빠른 1년 내에 사업 계획부터 준공까지 끝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동모빌리티를 비롯한 대동 관계사들도 이번 준공을 계기로 태양광 활용 확장을 검토하겠단 반응이다. 특히, 향후 20마력 소형 기기를 주축으로 시작될 내연기관 모빌리티의 전동화의 바람 앞에서 자가용 설비와 RE100 이행 확대가 필수라는 판단이다.

권기재 대동모빌리티 부사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온실가스 저감뿐 아니라, 대동이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며 “고객과 우리가 속한 사회의 자원을 환원하는 측면에서, 함께 성장하는 ‘윈윈’의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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