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총 31일 “대한민국, WHY 해상풍력 필요한가” 포럼 개최
국제 무역에 기후위기 이슈 접목돼, 재생에너지 보급 필요
규모 큰 해상풍력으로 RE100·CF100 앞당길 수 있어

기업의 RE100과 2050 넷제로 달성을 위해 대용량의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해상풍력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3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대한민국, WHY 해상풍력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해상풍력 에너지 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해상 풍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풍력에너지학회, 대한토목학회가 공동주관했다.
이승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첫 세션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해상풍력’을 주제로 발제하며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풍력 보급이 확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러·우 전쟁과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등으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에너지 빗장을 걸어잠그고 있다.
이에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글로벌 풍력 설비 용량은 지난 2010년 199GW에서 지난해 931GW로 증가했다. 이 중 해상풍력은 3.1GW에서 61.8GW로 20배 가까이 성장했다.
기업의 RE100 달성을 촉구하는 세계 질서도 해상풍력 보급을 앞당기고 있다. 규모가 작은 태양광과 육상풍력과 달리 대규모 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해상풍력 사업 확대를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에선 해상풍력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에선 미흡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험,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해상풍력 확대로 인한 병목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균등화발전비용(LCOE) 정체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찬 한국에너지기후변화학회 회장을 좌장으로 ▲이승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 ▲박년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의 토론도 이어졌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통상을 통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는데 기후변화 문제가 통상에 접목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의 글로벌 트렌드다. 앞으로 RE100이든 CF100이든 우리 기업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물량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구매 가능한 재생에너지는 아직까지는 태양광이 주류다. 태양광만으로는 부족하고 규모도 작다. 이 공백을 해상풍력이 메워줘야 한다"면서 "대만의 TSMC는 900MW가 넘는 재생에너지를 해상풍력을 통해 한번에 계약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지원책이 연계돼 해상풍력을 규모 있게 보급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택중 한국RE100협의체 의장은 “이번 정부 들어서 3MW 이상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신규허가가 난 사업이 거의 없다. 또 풍력은 개발하는 데 5~10년 이상 걸린다. 이런 흐름을 보면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통상 부분에 있어서 현재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심각한 의구심이 생긴다. 이제 해상풍력이 나설 때다. 해상풍력이 자리를 잡는다면 재생에너지 공급뿐 아니라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세션을 비롯해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글로벌 해상풍력 성공사례’ 등 총 4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태식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해상 풍력은 각국의 투자에 힘입어 태양광 다음으로 성장하는 산업이지만 많은 투자금이 필요하고 전력망도 부족하다는 숙제도 있다”며 “오늘 토론 내용을 정리해 장관실과 용산(대통령실)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